최근에 한 언론의 사설을 읽었다. 한국이 IT 강국이라는 것은 착각에 지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내용은 둘째치고, 그 글에 나온 데이터들이 흥미로워서 원문을 찾아봤다.

 

과연 한국은 IT 강국일까, 아니면 그저 착각일 뿐인 걸까. 자료들을 보고 한 번 판단해보자.

 

 

 

사물인터넷(IoT)

 

컨설팅 기업 엑센츄어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IoT를 산업 제반 요인에 반영시킨 정도를 측정한 결과. 한국이 52.2점으로 12위. 미국이 1위인데, 북유럽이 상위에 대거 포진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보다는 뒤처졌고, 중국보다는 조금 앞선 정도.

 

 

(자료: Winning with the Industrial Internet of Things, 엑센츄어, pdf)

 

 

 

클라우드 컴퓨팅

 

소프트웨어연합(BSA)에서 세계 ICT 시장에서 주요 24개 국가의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정책을 조사해서 비교한 결과 (2013년).

 

일본이 1위, 미국이 2위. 한국이 8위. 일본과는 차이가 좀 많이 나는 편이다.

 

(자료: 2013 BSA Global Cloud COMPUTING Scorecard, BSA, pdf)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

 

BSA에서 조사한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비율. 이 자료를 토대로 2014년에 각종 언론사들이 한국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며 기사를 쏟아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한국의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은 2013년 38%. 전체적으로 그리 낮은 수치가 아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국가별 순위를 보여주진 않았는데, 전체 데이터를 보면 정품 사용 비율이 높은 순으로 약 25위 정도 된다.

 

 

(자료: BSA Global Software Survey, BSA, pdf. 위 그림은 자료 중 아시아 태평양 부분만 올렸음)

 

 

참고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피해액 규모로는 19위라고 한다. 즉,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 자체는 세계적으로 낮은 축에 속하지만, 피해액으로 따지면 19위로 꽤 높은 편이라는 것.

 

* BSA 발표, 한국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률 38%로 사상 최저 기록 (파이낸셜뉴스, 2014)

 

 

 

 

ICT 발전지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발표한 'ICT 발전지수'에서, 2014년에 한국은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이 지수는 ICT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접근성, 활용도, 이용도 등을 분석한 것으로, 인구 100명당 전화 수, 인터넷 이용자 수, 컴퓨터 보유 가구 비율, 중고등기관 취학률 등을 점수화해서 등급을 낸 것이다. 문항을 가만히 보면 이게 과연 ICT와 관련이 있는 건가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걸 인용해서 IT 강국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기도 했다.

 

세계 2위 정도면 그래도 아직 괜찮은 편이지만, 문제는 계속 1위를 유지하다가 2014년에 2위로 떨어졌다는 거다.

 

 

(그래프: e-나라지표(통계청))

 

* 원본자료: Measuring the Information Society Report 2014, ITU, pdf

 

 

 

네트워크 준비지수 (NRI; Networked Readiness Index)

 

'네트워크 준비지수'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하는 지수로, 정보통신기술(ICT)의 사회, 경제, 기술적 환경과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발표하는 곳의 공신력 때문에 중요한 지수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2014년 보고서에서 한국은 10위를 했다. 2011년엔 10위, 2012년엔 12위, 2013년엔 11위였다. 즉, 10위권을 아슬아슬하게 들락날락 하고 있는 셈이다.

 

 

(자료: The Global Information Technology Report 2014, WEF)

 

 

 

인터넷 속도

 

인터넷 속도 관련 순위를 언급할 때 종종 인용하는 '아카마이'라는 기업에서 발표한 인터넷 현황 보고서. 일단 한국의 인터넷 평균 접속속도는 1위다. 그런데 최대속도에서는 아시아 3위를 차지했다.

 

(자료: akamai's state of the internet, pdf)

 

 

 

종합

 

위 자료를 보면, 단순히 인터넷을 사용하는 능력이나 환경, 보급률 정도는 계속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떠오르는 기술들 부문에서는 간신히 10위권 언저리 쯤 붙어있는 형태다.

 

소위 'IT 강국'이라는 것이 어떤 것을 두고 그렇게 부르는지 잘 모르겠지만, 인터넷 속도가 빠르거나 컴퓨터가 많이 보급된 것 정도만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까. 딱히 결론은 내리지 않기로 하겠다.

 

 

p.s.

참고기사: [사설] 한국은 IT강국? 착각이었다 (한국경제, 2015.02.03)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