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연일 난리다. 어떻게 보면 아직 감염자가 열 몇 명이라 그게 걱정할 필요가 있나 싶다가도, 연일 늘어나는 감염자 수를 보면 덜컥 걱정이 되기도 한다. 더욱 큰 문제는, 워낙 이런저런 소식들이 정신없이 쏟아져 나와서 뭐가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는 것.

 

지난 각종 독감이나 사스 등의 질병들에서 보였던 문제들이 그대로 보이고 있다. 자극적인 내용들로 어떻게든 관심을 끌려는 언론들의 속보 경쟁, 국민들이 알고싶어하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으면서 안심하라는 정부 발표, 그 속에서 사람들은 혼란을 느끼며 '그럴듯 한' 정보들을 찾아간다. 이건 '알 권리'라기보다는 '살 권리'라고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아이가 아파 병원을 찾은 한 가족은 출입금지라는 문구를 보지 못한 채 응급센터 안으로 들어왔다가 폐쇄 이유를 듣고 깜짝 놀라 서둘러 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메르스 의심환자 진료병원 폐쇄 '환자들 혼란', 뉴시스, 2015.05.31.)

 

 

이런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 당연히 사람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혹시 내가 오늘 가야하는 병원이 그런 병원 아닐까라는 불안감, 혹시 내 주위에 그런 사건이 발생한 건 아닐까라는 의혹.

 

손 씻고, 마스크 하면 된다는 지침은 그다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정말 그것만으로 될까라는 의문이 이미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저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 것이다.

 

이건 이번 메르스가 그렇게 걱정할 만 한 질병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여태까지 계속 있어왔던 각종 전염병 사건 때의 문제들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채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계속 이런 상태라면 결국 정부 당국의 발표는 완전히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중엔 정말 아무도 지시와 통제에 따르지 않게 돼서 질병을 관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지도 모른다.

 

 

30일에는 경찰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관련한 유언비어를 막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허위사실 유포를 처벌할 수는 없지만 업무 방해나 명예훼손 등 실정법 위반 내용이 포함되면 글 작성자와 유포자를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메르스 괴담 처벌? 불신 퍼뜨리는 건 정부다, 미디어오늘, 2015.05.31.)

 

 

매번 이런 질병이 나올 때마다 소문과 괴담이 무성하게 피어나는 이유를 정말 모르고 있는 걸까. 유언비어라며 각종 글들을 삭제하고 차단한다고 해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제발 정보공개 좀 해라. 무슨 국가기밀도 아니지 않나.

 

 

p.s. 관련자료

* "메르스 괴담 막으려면 관련 정보를 공개하시오".. 인터넷 요구 빗발 (국민일보, 2015.06.01.)

* 국민 겁주는 '메르스 괴담' 처벌 가능할까...비공개 정보 많아 SNS서 유언비어 확대 재생산 (연합뉴스, 2015.06.01)

* '메르스 괴담' SNS 확산 (헤럴드경제, 2015.06.01.)

* "메르스 루머, 괴담 치부 단계 넘었다?" 유승민 "이제 못 막으면 정부 능력 문제" (국민일보, 2015.06.01.)

 

 

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