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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택시 블랙 탑승기
    IT 2016. 1. 6. 13:17

     

    택시업계에 큰 바람을 불러 일으킨 카카오 택시. 긍정적인 반응도 있고, 부정적인 반응도 있고 여러 논란들도 있지만 어쨌든 큰 이슈가 됐고, 서서히 주변에서도 사용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해서 나도 한 번 때가 되면 이용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티스토리에서 '카카오택시 블랙'을 탑승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벤트에 당첨됐다. 평소에 일반 택시도 웬만해선 잘 사용하지 않으니, 이런 고급 서비스는 아예 꿈도 안 꾸고 있었는데. 

     

     

     

    핸드폰도 기본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어서 밖에 나가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집에서 호출을 하고 어떻게 되나 지켜봤다. 카카오택시 앱으로 출발지와 도착지를 설정하고 호출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면, 근처에 있는 택시가 콜을 접수하고 바로 출발지로 달려오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지켜보고 뭐고 할 것도 없이 마침 근처에 있었던 택시가 콜을 딱 접수하고 바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당황해서 허겁지겁 나가니 기다릴 것도 없이 택시도 도착. 검은 벤츠 차량이었다. 블랙이라고 꼭 검은 차만 있는 건 아니라고 하던데, 어쨌든 내가 탄 건 블랙.

     

     

     

     

     

    카카오택시 블랙은 고급형 택시다. 이 서비스를 위해 운행하는 모든 차종이 벤츠다 (벤츠 뭐시기라고 하던데 차에 별 관심이 없어서 모르겠다). 택시임을 알리는 캡이나 광고 문구 같은 것도 차에 부착되어 있지 않다. 심지어 내부에 미터기도 없다. 요금을 알아보려면 카카오택시 앱을 봐야 한다. 유일하게 이게 영업용 차량이라는 걸 알 수 있는 건 노란 번호판 뿐. 요금도 일반 택시에 비해 2~3배 정도 비싸다.

     

    일단 기본요금이 8천 원. 택시를 부르면 무조건 8천 원이 결제된다. 콜을 취소해도 기본요금은 빠져나간다. 카카오택시 블랙을 사용하려면 먼저 신용카드를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안 낼 방법은 없다. 

     

    기본요금 후에도 탑승해서 달릴 때 카카오택시 앱을 지켜보고 있으면 요금이 무섭게 올라간다고 하는데, 다행히도(?) 나는 밖에선 인터넷이 안 되기 때문에 그걸 지켜볼 순 없었다. 모르는 게 약이 되는 순간이다. 물론 나중에 결과를 받아보게 되긴 하지만.

     

     

     

    사실 이벤트로 일정액 무료 탑승 쿠폰이 생겼을 때 나름 많은 고민을 했다. 이걸로 어딜 가야 잘 갔다는 소문이 날까 하고. 그런데 딱히 갈 곳이 별로 없더라.

     

     

     

    음... 제주국제공항까지 약 80만 원, 울릉도까지 약 65만 원. 가기는 가는 것 같은데 (어떻게 가는지는 나도 모르고), 너무 비싸다. 검색해보고 바로 포기.

     

     

     

     

    사실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은 인천국제공항이었다. 여행병 도져서 여행 가고 싶어 미치겠는데 나갈 돈은 없으니 공항이나 한 번 가봐야지 하던 게 근 몇 달 째. 이 틈에 공항이나 가볼까 했지만, 여기도 좀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대략 11만 원.

     

    그런데 이건 상황에 따라 괜찮은 선택일 수도 있겠다. 외국인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서울로 올 때 바가지 요금을 낸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나오니까. 잘 모셔야 할 외국인이 들어오면 카카오택시 블랙을 보내주거나, 함께 타고 오거나 해도 괜찮겠다 싶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지금 서울에서만 출발이 가능하다. 경기도 같은 데서는 콜을 할 수가 없다. 즉, 서울에서 탑승해서 경기도로 나가는 건 되는데, 경기도 혹은 서울 외 다른 지역에서 출발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 딱 하나 예외,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콜이 가능하다고 한다.

     

     

    어쨌든 이것도 혼자 놀이용(?)으로 선택하기엔 너무 부담스러우니 기억만 해두고, 다음으로 고려한 건 연말의 홍대. 연말 파티(?)로 갔던 홍대 쪽에서 밤 늦게까지 있을 예정이어서 새벽 2시 쯤에 홍대에서 왕십리까지 가는 차비가 얼마나 나오는지 한 번 알아봤더니 대략 2만5천 원 정도가 나온다. 야간이라도 따로 할증이 없다고.

     

    연말연시나 주말 밤 같은 경우는 이 가격이면 탑승 할 사람들이 꽤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건 모임이 첫 차 다닐 때까지 진행돼버려서 무산. 결국은 하늘하늘 나들이 용으로 사용했다. 최종 선택은 파주 출판단지.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해야 하는데, 이름으로만 입력해서 엉뚱한 데가 찍히면 지도를 선택해서 세밀한 조정이 필요하다. 도착지야 나중에 직접 기사님께 말 해서 조정할 수 있다 쳐도, 출발지는 아주 세밀하게 잘 조정해야 내가 있는 곳에서 탑승할 수 있다.

     

    그리고 '호출하기'를 누르면 바로 '호출 중' 화면이 나온다. 내 호출을 접수하면 또 화면이 바뀌면서 출발지로 달려오고 있는 택시 정보가 나온다. 사진과 함께 차량 번호도 나오므로 잘 확인하고 타면 되겠다.

     

     

     

     

    출발지에 차가 오면 문을 열어주는 서비스를 해 준다. 영 부담스러워서 안 했으면 싶은데,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 어쨌든 탑승하면 일단 차 안에서 내 냄새밖에 나지 않는다. 뭔가 잡다한 이상한 냄새가 일절 없다. 내가 탑승한 차는 차량용 방향제 같은 것도 없이 정말 아무 냄새도 없었다. 아아 이럴 줄 알았으면 잘 씻고 탈 걸.

     

    서비스 용 물이 비치돼 있어서 달라고 하면 주고, 휴대폰 충전기도 있어서 충전도 가능하다. 이거야 뭐 그냥 없는 것 보다 낫겠거니 할 수 있는 거고,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기사님이 상당히 정중하다는 것.

     

    내가 친화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택시 같은 걸 타면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과 말 하는 것도 굉장히 싫어하고. 카카오택시 블랙을 탑승하고도 궁금했던 것 몇 가지 질문한 것 외에는 그냥 입 꾹 닫고 갔다. 약 40분 동안. 근데 기사님이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이건 나 같은 인간에겐 아주 중요한 거다. 이게 정말 맘에 드는데...(근데, 너무 비싸)

     

     

     

    차종은 그냥 그럭저럭이다. 비싼 벤츠라고 뒷좌석이 더 넓지는 않았다. 이 차종이 그런 거라고 하더니, 그런가보다. 뭐 그렇다고 일반 택시보다 자리가 좁은 건 아니다. 벤츠에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 뿐.

     

     

     

    아마 여름철엔 천장 열고 달리자고 해도 될 듯 하다. 기사님 말씀이, 이건 승용차 처럼 이용하는 거라고. 어디든 갈 수도 있는데, 그럴 때 톨비 같은 건 부가요금에 포함되어 청구된다고. 거의 탑승자가 일정 시간동안 승용차를 빌리는 개념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래서 요금은 이정도 나온다.

     

     

    약 46km를 40여 분 달린 결과 요금 총액은 74,100원. 중간에 신호 두어 번 받은 것 외에는 쉬지 않고 달렸다. 예상금액 범위에서 나왔다. 서울시내에서 파주로 나갔는데 별다른 부가비용 같은 건 추가되지 않았다.

     

    이렇게 시골(?)로 나와서 빈 차로 돌아가면 좀 거시기하지만, 카카오택시 블랙은 월급제로 운영된다 한다. 그래서 일부러 한 번 내질러 봤다. 물론 돌아가는 길에 기사님은 좀 피곤하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하겠지만.

     

     

     

     

    이렇게 도착. 내릴 때도 문을 열어주신다. 영 부담스럽다고 손사래를 쳐도 열어드리겠다고 몇 번이나 말씀하신다. 그래도 그냥 혼자 열고 내리면 되긴 하지만, 이상하게 난 차 문을 잘 못 열겠더라. 내가 열면 잘 안 열린다. 진짜다! 게다가 내가 열고 내렸다가 문 닫을 때 차에 기스라도 생기면 어쩌냐. 그래서 그냥 잠자코 있었다.

     

    비록 돌아오는 길이 험난하긴 했지만, 어느 날 좋고 기운 빠진 날 즐겨본 멋진 드라이브였다. 사실 아주 가끔은 모범택시를 불러서 주머니에 있는 돈 만큼, 몇 만 원어치만 태워 달라고 할 때가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카카오택시 블랙은 아직 6개월 간의 시범 서비스로 운행 중이라 한다. 고급 택시 전략이 먹힐지 어떨지 아직 테스트 중이라는 뜻이겠지. 지금은 밤엔 손님들이 좀 있지만 낮엔 거의 없는 편이라고.

     

    어떻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야간에 번화가에서 택시 잡기 힘들 때는 꽤 유용해보인다. 세 명 꽉 채워 타고 각자 집을 다 들러도 되겠고. 그리고 심야에 공항에 도착하는 특별한 사람이 있다면 결제는 내가 하고 차만 보내도 괜찮겠다 싶고. 비록 나 자신이야 어쩌다 막차 끊겨도 페스트푸드 점 같은 데서 버티다가 첫차 타고 집에 가지만, 알아두면 언젠가 한 번 쯤은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을 듯 싶다.

     

     

    p.s.

    본 글은 카카오택시 블랙 쿠폰을 리뷰용으로 카카오로부터 무상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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