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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주 문발리 헌책방골목 - 파주 출판도시
    국내여행/경기도 2016. 1. 26. 12:25

     

    파주 출판도시에 '문발리 헌책방골목'이 있다. 헌책방골목이지만 헌책방 골목이 아니라 헌책방 겸 카페다. 이름이 '헌책방골목'. 이름에 걸맞게 내부 인테리어를 마치 헌책방 골목처럼 해 놔서 독특한 느낌이다.

     

    파주 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지혜의 숲'에서 걸어서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있어서, 겸사겸사 둘 다 구경해 볼 요량으로 가도 좋다.

     

     

     

     

    지혜의 숲에서 시내(?) 메가박스 쪽으로 가다가 꺾어서 어떻게 잘 가다보면 '이런 (황량한) 곳에 북카페 같은 게 있을리가 없잖아!' 싶은 곳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에서 사진으로 몇 번을 봤어도 처음 가보면 입구 앞에 딱 서기 전까지는 여기가 거긴가 긴가민가 할 정도. 그래도 지도 잘 보고 찾아가면 찾기가 어렵지는 않다.

     

     

     

    일단 들어가서 한 바퀴 휘 둘러보고는 가장 편하면서도 혼자 음침하게 틀어박힐 수 있는 구석자리를 택해 앉았다. 소파가 푹신한데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나름 오묘해서 뭔가 다른 일에 집중하기는 좋지 않은 자리였지만, 어차피 딱히 책 읽으러 간 것도 아니었다. 그냥 흘러나오는 음악 들으며 멍하니 창 밖이나 보면서 핫초코 한 잔 걸치고 있기도 딱 좋았다.

     

    근데 파주 출판도시는 아무래도 여름을 위한 장소 아닌가 싶다. 겨울은 너무 황량하고 앙상해서 슬픈 기운이 여기저기 베어 있다. 물론 그것보다는 칼날같은 바람 때문에 밖에 나돌아다니기 너무 힘들다는 게 더 큰 문제. 어쩌면 눈이 쌓이면 그나마 좀 볼 만 하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문발리 헌책방골목은 전체적으로 규모는 꽤 큰 편이지만, 자리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라서 휴일 같은 때 가면 마음놓고 자리 하나 차지하기 어려울 듯 하다. 그래도 이 근처까지 갔다면 독특한 분위기 느끼러 한 번 들러볼 만 하다. 

     

     

     

     

     

    내부는 정말 헌책방 골목처럼 꾸며놨다. 판매도 하는 헌책들로 꾸며져 있는데, 그냥 규격화 된 서재로 책을 쌓아놓는 것보다 친근감도 있고 독특하기도 해서 그냥 이 사이로 거닐어도 보는 재미가 있다.

     

     

     

     

     

     

     

     

     

     

     

    좌석은 주로 맨 안쪽 창가쪽에 위치해 있었는데, 한겨울엔 통유리로 한기가 스멀스멀 피어나와서 가만히 있다보면 좀 춥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다시 책들이 쌓여 있는 중앙 쪽으로 가면 실내 난방으로 몸을 녹일 수 있으니, 부지런히 왔다갔다 하면 될 듯.

     

     

     

     

     

     

     

    책도 책이지만 오밀조밀하게 사진 찍기도 좋다. 인물사진보다도 그냥 내부 소품 사진 같은 것. 아무래도 사진 찍기 좋은 인테리어는 자연스럽게 인터넷으로 소문 나기 마련이다. 너도나도 찍어 올리니까. 장사하는 분들은 이런 것 잘 활용하고 노려봐도 될 듯 한데, 의외로 별로 신경 안 쓰더라.

     

     

     

     

     

    중간중간에 작은 방 같은 공간이 있다. 한두사람 겨우 앉을 수 있을만 한 좁은 공간인데, 출입구를 빼면 사방이 다 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안에 들어가보면 묘하게 안정적이면서도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연출된다. 정말 조용히 책 읽을 요량이면 저 구석에 들어가서 처박히면 되겠다.

     

     

     

     

     

     

     

    앉으면 톡 하고 부숴질 것만 같은 의자.

     

     

     

    위태위태한(?) 나무 계단을 밟고 2층 공간으로 올라가볼 수도 있다. 여기는 나름 뷰가 있으면서도 처박혀서 책을 볼만 한 공간이기도 하다.

     

     

     

    여행 책 코너라고 돼 있길래 찾아가봤는데 안타깝게도 좀 오래된 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가끔 오래된 여행서를 펼쳐보면 옛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땐 이랬구나 싶은 짧은 역사를 느낄 수도 있고, 뭐 그렇기는 하다.

     

     

     

    카운터 옆 쪽으로 가보니 음악 감상실 같은 공간이 있었다. 영화관 같은 분위기인데, 뒷쪽으로는 뻥 뚫려 있어서 개방된 공간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어두워서 화면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안쪽엔 자리도 꽤 있다. 책을 읽겠다는 생각을 버린다면 사람 많을 휴일에도 잠시 쉬어갈 수는 있겠다.

     

     

     

     

     

     

     

     

     

    이것저것 둘러보고 구경하고 탐험하다가 다시 자리로 와서 멍하니 창 밖 풍경과 함께 모빌 흔들리는 것 지켜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마치 장기 여행을 온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어느 게스트하우스 로비에 앉아 있는 느낌도 들고. 눈이 오는 날에 맞춰서 다시 오기는 좀 힘들 것 같고, 나중에 초록 푸르른 날에 다시 한 번 와봐야겠다.

     

     

     

    밖에 나오니 다시 춥지만, 어쨌든 편하게 쉬어갈 수 있어서 만족. 음료 가격도 싼 편이라 부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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