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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예정
    서울미디어메이트 2017. 3. 3. 12:34

    오랜시간 침체기를 겪으면서도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던 세운상가 일대가 이제 새로운 길을 찾아 변화를 시작한다.

     

    서울시는 '다시 세운 프로젝트'를 통해, 전략기관 입주, 스타트업 입주, 시민문화공간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세운4구역'은 국제지명초청으로 공모한 설계 당선작을 토대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세운상가 일대는 스타트업과 창작개발자들이 활동하는 '메이커 시티(maker city) 세운'으로 변화하고, 기존 제조업과 새로운 기술이 융합된 '4차산업'의 거점이 될 계획이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또한 세운상가 옥상을 전망대와 쉼터로 만들고, 세운상가와 청계상가를 잇는 공중보행교를 다시 연결하고, 옛 초록띠공원 자리에는 광장과 전시관을 설치하는 등,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문화시설도 만들어진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다시 세운 프로젝트' 추진 계획 발표

     

    3월 2일 세운전자상가 옥상에서 "'다시 세운 프로젝트' 1단계 오프닝 및 단계별 추진계획 발표와, 세운4구역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발표"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정태 서울시의원은 "세운상가가 성공적인 도시 재생의 출발점이 되도록 의회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며 기대와 의지를 표명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지난번 계획은 그림만 너무 예쁘고 돈이 많이 드는 것이었다"며, "이번에는 재생이라 살았구나 싶었다", "도시 재생의 새로운 역사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었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제 세운상가는 도심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4차산업 거점이 될 것"이라며, "축적된 과거와 미래가 만나고, 장인과 청년이 결합하여 메이커들의 활동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세운4구역은 600년 흔적이 남은 옛길이 있고 종묘를 마주보는 입지라, 큰 짐이고 부담이었다"며, "무조건 철거가 아닌 재생을 토대로 한 새로운 계획을 만들었다"고 했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이어 세운4구역을 새롭게 만들 국제공모 설계 당선작 발표가 있었다. "응모작 중 가장 적합한 안"이라는 평가를 받은 당선작은 '서울 세운 그라운즈(Seoul Sewoon Grounds)'라는 제목의 작품이었다(KCAP, 네덜란드).

     

     

    당선작 설계자인 루드 히에테마(Ruurd Gietema)는 "이미 모든게 다 있었다"며, "문화적, 역사적 기반을 두고, 자원들을 재활용하는데 집중했다"고 작품의 기본 컨셉을 설명했다.

     

     

    뒤이어 현업에 종사하며 세운상가와 인연을 맺은 사업가들의 이야기들이 있었다. 이인규 리디자인 이사는 "세운상가는 예술가와 엔지니어가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앞으로 세운상가가 연구개발 중심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자의수를 만드는 이상호 만드로 대표는 "부품조달, 시제품 제작, 사업적 입지 측면에서 청년 창업가들에게 좋은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동엽 아나츠 대표는 자신이 캐나다에서 역이민을 했다고 밝히며, "캐나다에서는 부품을 구하기는 쉬운데 뭔가를 만들려면 중국에 주문을 해야한다는 등의 대답이 돌아와서 제작이 어려웠다. 그런데 세운상가 가공집에서는 뭐든지 다 된다"며 세운상가의 장점을 알렸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메이커 시티 세운 maker city sewoon

     

    옥상에서 행사가 끝나고 실내로 내려오며 몇 군데 시설을 둘러봤다. 아세아 상가 3층의 '세운창의허브' 입구는 이미 활동하고 있는 메이커(maker)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세운창의허브'는 창업자들을 위한 사무실과 교육공간 등이 자리잡고 있었고,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공간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아직은 체계적으로 조직되지는 않은 듯 하지만, 이미 '메이커'라 불리는 창작 개발자들이 꽤 들어와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들을 지원하고, 더 많은 메이커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서울시는 올해 안에 '4대 전략기관'을 설치할 계획이다.

     

    4대 전략기관에는 스타트업 전문 육성기관인 '씨즈', 교육과 제작공방 운영 등을 통해 프로슈머(prosumer)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팹랩서울'이 있다.

     

    그리고 '서울시립대 시티캠퍼스'는 강의실을 설치하여 현장실습과 창업 등의 교육을 할 예정이고, '서울시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는 기술, 제조분야 메이커들을 종합 지원할 계획이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3층의 야외 공간인 데크에는 컨테이너를 활용한 공간 조성이 진행중이었다. 동측 데크는 '메이커스 큐브'라는 이름의 공간이 조성되어, 메이커들의 제작, 전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금은 공사중이지만,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하는 만큼 빠르게 공간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데크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옛 골목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세운상가 일대를 볼 수 있다. 전망 공간을 살리면서 메이커들의 활동 공간을 조성하면 새로운 관광코스로 탄생할 듯 싶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서측 데크로 나오자 바로 눈길을 끄는 것이 '세봇'이라는 이름의 로봇이었다. '세운상가 로봇'이라고 알려져서 이미 알음알음 구경하며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은 유명한 로봇이다. 아직은 상체만 움직이지만, 앞으로 많은 기술자들이 모여들면 걷고 뛰는 로봇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어쩌면 세봇은 세운상가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표식일 수도 있겠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서측 데크에는 '미리보는 메이커스 큐브'라는 임시 공간이 있었다. 이곳은 '메이커스 큐브'라는 공간이 어떤 형태로 만들어질 것인지를 미리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올해 6월엔 이쪽 공간에 '세운전자박물관'이 만들어질 계획이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여기서 공기청정기를 만들기 위해 세운상가 어디어디를 돌아다녔는지를 적어놓은 전시물이 있었다. 그 모든 부품을 세운상가 안에서 조달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마음만 먹으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세운상가의 전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많은 인사들이 말 했지만, 세운상가의 강점은 단순히 수많은 부품들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오랜기간 가게를 운영해오며 현업에서 수많은 경험을 한 장인들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술적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젊은 창업자들이 제품 제작에 필요한 부품만 모두 갖추었다고 물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인터넷이 있고 설명서가 있어도 경험이 없으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다. 이때 숙련된 장인들이 산 속의 은둔 고수처럼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조합은 그냥 상상만 해봐도 꽤 매력적인 아이디어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상가 지하에는 보일러실을 개조한 '메이커스 라운지'가 있었다. 이곳은 메이커들의 제작, 창작 활동이 이뤄지는 제작소가 될 예정이다. 

     

    이번에는 산업용 로봇과 로봇 공예 등이 전시되어, 공간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지하 보일러실의 흔적들도 잘 활용하면 인테리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공간 전체가 너무 시커먼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이제 겨우 공개한 단계이니 앞으로 공간을 꾸며나가면 어떻게 변화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 볼 수 있겠다.

     

     

    다시, 세운

     

    사실 나도 세운상가를 이렇게 오래 돌아다녀본 적이 없다. 예전에 호기심에 한 번 쓱 둘러보거나, 지나가다 화장실 가려고 들어오거나 했을 뿐이다. 용산을 주로 이용했기 때문에, 세운상가하면 좀 오래됐다는 느낌을 떠올렸고, 내가 가서 뭔가 살 것은 없는 곳이라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세운상가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뭔가를 만들 수 있는 곳'으로 활용됐고, 최근에는 젊은 창작자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아직 부품을 구입하고 자문을 얻으려고 돌아다니지 않아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그 가능성만 보아도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경험과 기술을 가진 장인들과 창의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을 융합하여 세운상가를 새로운 문화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은 좋은 아이디어고, 환영할 만 하다.

     

    다만, 너무 창업 쪽으로만 치우쳐 있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일반 시민들은 그저 관람과 관광만 즐길 것이라고 예측한 것은 아닌지 싶었다.

     

    최근 몇 년간 해마다 열린 '메이커 페어 서울' 행사에 가보면, 굳이 창업이나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은 취미로, 재미로 뭔가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취미로 만든 것이라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사람들도 많고, 또 그걸 보면서 뭔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따라서 취미로, 재미로 뭔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과 지원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어느 심심한 휴일마다 뭔가를 만들러 세운상가를 방문할 수 있다면, 이것 또한 복지의 일부라 할 수 있고, 상가를 살리는 방법 중 큰 축이 될 수 있을 테다.

     

    물론 서울시가 이미 이런 계획도 세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기관 하나가 이런 역할도 담당할 듯 싶기도 하고), 그래도 창업까지는 좀 부담스럽고 그냥 뭔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세운상가, 메이커 시티로 재탄생 - 제조산업과 신기술 융합으로 4차산업 거점 될 예정

     

    어쨌든 세운상가는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건물 등의 공간들을 그대로 살리면서 새로운 공간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재생하고 있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이미 있는 사람들과 새로운 사람들을 융합하여 4차산업이라는 이름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산업과 문화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세운상가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기대해보고, 수시로 공개될 새소식에 참여할 부분이 있다면 한 번 참여해보자. 아울러 이제 곧 세운상가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텐데, 아직 남은 옛 모습을 보기 위해 이번 주말에 이곳을 한 번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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