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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1번가 홈페이지에서 정책 제안을 해보자 - 국민인수위원회
    잡다구리 2017. 6. 4. 14:02

     

    광화문에 '광화문1번가'라는 이름으로 컨테이너 박스를 쌓은 가건물이 들어섰다.

     

    '국민인수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의 정책 제안을 받고, 이와 관련한 주요 쟁점들에 대한 포럼과 토론 등 이벤트가 열리기도 하는 곳이다.

     

    광화문1번가 홈페이지에서 정책 제안을 해보자

     

    물론 광화문에 있는 '광화문1번가'를 찾아가면 이런저런 이벤트와 함께, 정책 제안에 참여하는 다른 사람들을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겠다.

     

    * 오프라인 광화문1번가 모습을 보려면 아래 글 참고.

    > 광화문광장 옆 세종로공원에 들어선 컨터이너 박스, 광화문1번가

     

    하지만 차마 방구석 탐험을 끝마치지 못 했는데 하산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는 나 같은 인간들이 여기까지 나가기는 상당히 어려운 일.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정책 제안을 할 수 있게 해놨다.

     

    광화문1번가 홈페이지에서 정책 제안을 해보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권이 바뀌었으니 전문가들이 알아서 잘 논의해서 좋은 세상 만들어주겠지하며 가만히 지켜보는 입장일 테다. 하지만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주지만, 세상은 울지 않는 아이에겐 밥을 주지 않는다. 굶어죽고나서 선물 받으면 뭔 소용.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관공서를 거의 매일 다니며 이런저런 민원을 넣는 사람들이 꽤 있다. 당연히 자신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위주로 민원을 넣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IT관련 관공서에 뻔질나게 드나드는 중소기업 사장. 엑티브액스 없애는 게 당연히 좋지만, 그러면 우리 산업계 다 망하고 실업자가 쏟아져나와 서울역이 노숙자 천지가 될 거다라는 주장을 각종 자료를 들고 찾아가서 자주자주 말을 하면, 관련 공무원들도 '아하 그런건가'하며 한 발 물러서는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엑티브액스 폐지하자는 주장이 많은 건 알지만 불특정 다수로 실체가 없고, 관련 산업계는 먹고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하는 몇몇 사람은 자주 찾아와서 하소연을 하기 때문이다 (단지 예를 든 것 뿐이고, 실제 상황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원하는 것이 정책에 반영되려면, 우리 또한 적극적으로 민원을 넣어야만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게 어디 쉽나. 일은 직원에게 맡겨놓고 열성적으로 관공서 뛰어다닐 여유 있는 사람에게나 가능한 말이지.

     

    하지만 새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민들의 제안을 받겠다는 자리가 마련됐다. 물론 이게 얼마나 효용이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쉽게 제안을 할 수 있는 판이 깔아졌으니 일단은 이용해보자. 손해 볼 것 있나, 정책 제안했다고 잡아가지도 않을 거고. 손해본다 해봤자 티비 볼 시간 약간 소비한다는 것 뿐.

     

    그래서 나부터 한 번 해봤다.

     

     

    정책 제안을 하려면 일단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국민인수위원 가입'이라는 버튼을 누르면 회원가입을 할 수 있다. 약간 이상한 용어를 써서 헷갈릴 수도 있지만, 금방 익숙해진다.

     

    일단 뭐라도 한 번 제안해보자며 회원가입 페이지로 들어갔는데, 가자마자 바로 가볍게 제안할 것이 하나 툭 튀어 나왔다. '휴대전화 인증'. 이거 예전부터 문제라고 생각하고 불만 있던 거였다. 그래, 첫 제안은 이걸로 하겠다.

     

    민간기업이라면 '국민들 중에 휴대전화 없는 사람들은 회원가입 받지 않고 버리겠다'라고 해도 자기들 마음이지만, 정부에서 이러면 안 된다. 최대한 한 사람이라도 버림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게 정부 아닌가.

     

    광화문1번가 홈페이지에서 정책 제안을 해보자

     

    뭔가 이것저것 입력할 것들이 많다. 좀 중요한 곳이라서 휴대전화 인증을 하는 것 까지는 이해하겠지만 (솔직히 이것도 이해 못 하겠는데 억지로 이해하는 척 해보는 거다), 이름, 닉네임, '구'까지 입력하는 간략한 주소, 이메일 주소 등 너무 요구하는 게 많다.

     

    이런건 만드는 사람, 혹은 시키는 사람의 습관적인 태도라 볼 수 있다. 이름과 닉네임을 굳이 따로 입력할 필요가 뭐가 있나. 닉네임만 선택사항으로 입력하게 하고, 기본적으론 핸드폰번호를 아이디로 사용하면 된다. 보여줄 땐 별표로 일부를 가리면 되고.

     

    주소도 '구'까지만 간략하게 받기는 하지만, 이건 주최측의 통계 편의를 위한 사항일 뿐이다. 이게 필수입력일 필요는 없는데 모두 필수입력으로 해놓고 있다. 뭣이 중헌지 모르고, 그냥 노력은 너의 몫이라며 떠넘기는 행태다. 정말 가야할 길이 멀다.  

     

     

    어쨌든 가입을 끝내고 '정책 제안하기' 버튼을 누르면, '국민정책제안' 페이지로 들어갈 수 있다. 이제 마음껏 글을 쓰면 되는데

     

    광화문1번가 홈페이지에서 정책 제안을 해보자

     

    카테고리에 IT가 없다. 카테고리에 IT가 없다.... 카테고리에 IT가 없다!

     

    결국 기타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십 년 전에 팔아먹은 내 일렉기타가 생각난다.

     

     

    일단 간단하게 휴대전화 인증에 관한 불만과 제안사항을 적었다. 이런 곳에 주저리주저리 만연체로 수필을 쓰면, 받아보는 입장에서 정리하기 힘들어진다. 딱딱 필요한 사항들만 간단하게 한 문장씩 끊어 이해하기 쉽게 써 주는 것이 좋다.

     

    인터넷 선 너머에 있는 정리하는 사람이 아주 똑똑할 것이라고 가정하면 안 된다. 그 사람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정리하는 사람은 아주 간단히 정리만 할 것이다.

     

    광화문1번가 홈페이지에서 정책 제안을 해보자

     

    접수 버튼을 누르면 바로 접수완료. 되돌리기 따위 없는 거다. 인생 한 방. 나라 발전을 위해 아주 조그만 정성이라도 보였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돌아보지 말자. 물론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제안 할 것이 굉장히 많다. 복잡한 것들도 있는데, 그걸 어떻게 쉽게 표현할지도 고민이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차근차근 해 나가면 될 테지만, '아직 시간이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순간 인생 망하는 거 순식간이다.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감시간 임박한 게 한두번이냐. 이렇게 딱히 돈도 안 되고, 강제성도 없는 것은 더욱 더 미루다가 마감시간 다 되면 '아 그냥 귀찮아'하고 포기하고 말겠지. 그러니까 쉬는 날 놀기삼아 들어가서 틈틈이 하나씩 하나씩 제안을 넣어보자.

     

    > 광화문1번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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