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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 옛 한국은행 건물 안에서 돈 구경을 해보자
    국내여행/서울 2017. 6. 13. 20:34

    명동에서 남대문시장으로 이어지는 길 중간에 있는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바로 앞에 큰 교차로가 있어서 뻥 뚫린 공간 사이로 눈에 잘 띄는 건물이다.

     

    구 한국은행 건물이라 불리기도 하는 이 건물은, 1912년에 준공되어 조선은행 본점으로 사용되었다. 이후 한국전쟁으로 파괴된 것을 복구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다가, 1987년에 한국은행 신관이 준공되면서 본관이 이전되고, 2001년부터는 화폐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복원된 건물이긴 하지만, 건물 자체가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건물 외관도 독특하고, 위치도 좋은 곳을 차지하고 있어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여기를 안다.

     

    하지만 보통은 그냥 무심히 지나가기 일쑤고, 저 넓은 차도를 굳이 건너서 가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 게다가 화폐박물관이라는 정체를 알고 나서도, 뭐 그냥 옛날 돈이나 좀 전시해놨겠지 싶으니까 딱히 관심이 가지 않기도 한다. 나 역시도 옛날에 이 앞을 거의 매일 지나다녔지만, 딱히 들어가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그런데 갑자기 여길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바로 기획 전시 때문이었다. '생동의 땅 아프리카, 화폐로 만나다'라는 기획전이었는데, 여길 가보고 싶은 이유도 짐바브웨 지폐를 실물로 보고 싶다는 이유 단 하나였다.

     

    사실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 곳의 기획전은 아주 중요하다. 화제가 되는 기획전이 열리면 수없이 갔던 곳이라도 또 가보게 되니까. 특히 이번 화폐박물관 기획전은, 오랜시간 그 앞을 지나치면서도 방문하지 않았던 곳을 가보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니까 방문자를 늘리고 싶다면 큰 홍보보다는 재미있는 기획전을 만드는 게 우선이지 싶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어쨌든 그래서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을 들어가봤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서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무거운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바로 앞에 번쩍번쩍 빛나는 작은 피라미드 형태의 전시물이 보인다. 일단 처음부터 시선을 딱 잡아끌어서, 어디로 갈까 고민하지 않고 바로 피라미드로 직진하게 됐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오오 돈이다 돈. 금액으로 따지면 그리 많을 것 같지는 않지만, 동전들이 반짝반짝 빛나서 유리 피라미드 전체가 번쩍거린다. 이 피라미드를 중심으로 이 구역은 돈 전시로 채워져 있다. 물론 화폐박물관 전체가 돈에 관련된 전시로 채워져 있기는 하지만.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별로 오래되지 않은 돈부터, 아주 오래된 옛날 화폐까지 다양하게 전시해놨다. 말로만 들어온 상평통보, 조선통보 같은 것들도 볼 수 있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돈 전시를 중앙에 두고, 그 주위에는 화폐 제작이나 화폐와 경제 같은 내용들이 꾸며져 있다.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꾸며둔 느낌이고, 실제로 학생들이 단체 관람을 하고 있기도 했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쪽에는 위조지폐 방지 기술 소개와 함께, 위조지폐를 구분하는 기계가 놓여 있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지폐를 넣으면 진짜 돈인지 가짜 돈인지 구분해주는 기계였다.

     

    한 외국인이 여기에 지폐를 하나 넣어보던데, 기계가 "다시 넣어보십시오"라고 한다. 다시 넣으니 또 다시 넣어보라고 하고. 너댓번 계속 그러니까 그냥 포기하고 슥 가버리더라. 뭐지 이건. 내가 아무 돈이나 넣어보니 진짜 돈이라고 한 방에 나오던데.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좀 옛날 방식으로 꾸며진 교육용 패널들은 나름 버튼을 눌러서 조작감을 느껴보게 하고 있지만, 요즘은 이런 거 버튼 한두 번 눌러보면 재미가 없어서 슥 지나가버린다. 버튼 누르는게 귀찮기도 하고.

     

    이런 기계들은 좀 계륵같기도 하다. 설치하는데 돈은 많이 드는데, 조금만 시간 지나면 구시대 유물이 돼버리니까. 체험형 전시실에서 이런 기계들을 아직도 많이 설치하려고 노력하는데, 이제 좀 생각을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특정 컨텐츠에 특화된 이런 기계들보다는 차라리 터치스크린이나 태블릿 같은 것에 소프트웨어만 수시로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 물론 실험, 실습용 기자재는 당연히 보유해야 할 테지만.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체감물가 상승률 계산하는 프로그램에는 오류가 있어서, 마이너스 수치가 나오니까 막대그래프가 무한대로 하늘로 솟아 오르고.

     

     

    뭔가 게임 비슷한 걸로 학습을 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예쁘게 꾸미려고 노력은 많이 했는데, 나는 어릴 때부터 이런 곳에 있는 전시물들의 글자는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너무 산만해서 집중도 안 되고, 오래 서 있기도 싫고. 그냥 온라인으로 제공해주면 나중에 읽어보든지 하고, 아니면 치워버리는 스타일. 뭐 그래도 열에 한 두명 정도는 꼼꼼히 읽어보는 사람도 있긴 하더라.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뒷편 복도 공간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카페 공간이 있다. 볼만한 경치라는 게 없다는 게 아쉽지만, 창 밖으로 햇살 작렬하면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뭔가 이것저것 전시물들을 만들어놨는데, 그냥 동서고금 돈들로 쭉 전시해 놓는게 오히려 좋지 않았을까 싶다. 전 세계 현재 통용되는 화폐들만 모아놓아도 1층 전시실 공간이 모자랄 정도일 텐데.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어쨌든 전시도 전시지만, 옛날 한국은행 건물로 쓰였던 건물 내부 모습 구경도 나름 재미있는 경험이다.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2층으로 올라가서 기획전을 보러 간다. 기획전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 아프리카 화폐 특별기획전, 짐바브웨 달러 실물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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