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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상회, 안국동 지역 농특산품 상설매장 - 현미대추과자 맛을 아시나요서울미디어메이트 2018. 12. 6. 15:55
안국역 바로 앞 안국빌딩신관에 '상생상회'가 문을 열었다. 이곳은 서울시가 전국 지역과의 상생교류 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위한 공간으로, 각종 지역 정보를 제공하며 커뮤니티와 행사 등을 진행한다.
여러가지 목적으로 만들어진 곳이지만, 아무래도 일반인들에게 가장 유용한 곳은 1층의 농특산물 판매 공간이다.
그동안 지역의 특산품에 관심이 있어도 가끔씩 열리는 행사를 통해서만 구경할 수 있었고, 그마저도 어떻게 정보를 잘 찾아내지 못하면 구경조차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 상생상회라는 상설 지역 특산품 매장이 생겼으니,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찾아가서 다양한 물건들을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상생상회 1층은 거의 모든 공간을 매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웬만한 중소규모 수퍼마켓에 버금가는 넓이에, 106개 기초지자체 소속의 농어민과 관련업체가 만든 1,200여 가지의 물품들을 진열해놨다.
밖에서 이름만 보면 뭐 하는 곳인지 감이 안 와서 들어가기를 망설일 수도 있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가면 그냥 마트에 들어간 것 처럼 편하게 구경할 수 있다. 계산대도 출입구가 아니라 매장 가운데에 배치돼 있어서, 낯선 곳에 들어가기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한결 가볍게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농특산품을 판매한다고 하면 주로 농산물이 많겠거니 생각하기 쉬운데, 찻잔 같은 다기나 파우치, 선인장 같은 농산물이 아닌 지역 특산품도 한 켠에 자리잡고 있다.
인사동 거리 끄트머리 길 건너편에 위치해서 그런지, 은근히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모양이다. 이날도 외국인들이 매장 안을 둘러보고 있던데, 의외로 차나 농산물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었다. 물건 이름을 영어로도 표기하고, 기념품으로 살만 한 물건을 조금 더 늘려서 외국인들에게도 홍보하면 또 하나의 명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여기를 방문하기 전에 지역 농특산품 판매 가게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냥 대충 쌀이나 팔고 그러겠지 생각했다. 하지만, 물론 생각하는 그런 것들도 있지만, 처음 보는 것들도 많았다.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과자나 가공식품들이 이렇게 많은 줄은 미처 몰랐다. 특히 과자류는 대체 어떤 맛이 날지 궁금해서, 모두 한 번씩 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관심이 갔다. 그 다음은 콘프레이크 처럼 물이나 우유에 타먹을 수 있는 간편식과 죽 같은 것들. 그리고 각종 과일즙들.
농특산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면 으레, 볶고 데치고 무치고 어쩌고 하는 요리용 식재료만 파는 모습을 많이 봤다. 하지만 여기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도 많아서, 자취하는 사람들도 한 번쯤 관심을 가지고 들러볼 만 하다.
이 가게에서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차' 코너다. 매장 한쪽 면을 거의 차로 채워 놓았을 만큼, 전국 각지의 다양한 차 제품들을 전시해놨다.
생활 속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보리차 같은 것도 있지만, 선물하기 좋게 예쁘게 포장된 녹차 같은 것들도 있다. 조금 안타까운 것은, 종류가 워낙 많아서 하나씩 집어서 들여다봐야 무슨 차인지 알 수 있을 정도인데, 차라는게 그냥 이렇게 눈으로만 보고 살 것이 아니라는 거다.
고사리나 다시마, 잼 이런 것들이야 아주 독특하지 않은 다음에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으니까, 대충 눈으로 보고 한 번 시도를 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차는 제품마다 맛이 다르고, 사람마다 좋아하는 맛이 다르기 때문에 그냥 눈으로 보고 구입하기 어려운 물품이다.
아무래도 차는 맛을 좀 볼 수 있어야 혹해서 충동구매를 하든 말든 할 텐데, 한켠에 샘플이나 혹은 돈을 내고 약간 맛을 볼 수 있는 체험 코너가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한 번 돌아봤지만 다시 돌아보니 또 구석구석 뭔가 못 본 것들이 있어서 좀처럼 벗어나기 힘들었지만, 거기서 평생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이제 지하로 내려가봤다.
상생상회 지하 1층은 커뮤니티 공간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쉽다. 입구 쪽에 몇몇 지역의 축제를 소재로 꾸며놓은 공간이 있고, 벽면에는 전국 각 지역의 관광안내 소책자가 비치되어 있다. 지금 어느 지역에 어떤 축제가 열리는지 대강 파악하고 바로 팜플렛을 뽑아들기 좋다.
안쪽에는 청년 교류 공간과 오픈 스페이스가 있는데, 모두 모임과 행사,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마침 안쪽 공간에서, 생산자와 요리사와 시민이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음식을 만들어보는 '서로맛남'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은 백설기 시루떡과 생강나무가지차를 만드는 모양이었다. 지역에서 온 분이 강의를 진행하면 참가한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보는 형태였다.
지하1층에서 열리는 이런 프로그램은, 약간의 재료비를 내고 사전 신청을 하면 참가할 수 있다. 15,000원을 내고 참가하면 한방재료로 배추김치를 직접 만들어서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있으니, 이런 것에 관심이 있다면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한 번 확인해보자.
아래 상생상회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알림마당 -> 행사일정'으로 들어가면 이번달 열리는 행사를 볼 수 있다.
그동안 지역을 살리자며 이런저런 행사를 통해 지역 먹거리나 특산품 판매를 하는 모습을 많이 봐 왔다. 하지만 그런 단발성 이벤트로 과연 지역에 얼마나 도움이 될런지는 의문이었다.
지자체에서 인증해준 물건이라고는 하지만, 가설 부스에서 쌓아놓고 판매하는 것이 그리 믿음직스럽지도 않았고, 샀다가 하자가 있으면 반품이나 교환 할 곳도 마땅치가 않았다. 또한 먹어보고 맛있어서 다시 주문을 하려해도 이미 겉 봉지나 명함은 없어져 있기 일쑤였고, 어찌 알아서 주문을 한다해도 택배비 때문에 소량 주문은 꺼리게 마련이었다.
그래서 상생상회 같은 지역 농특산품 상설매장은 큰 의미가 있다. 소비자가 믿고 구입할 수 있고, 수시로 가서 구경도 하고 재구매도 할 수 있게 되니까. 더군다나 쇼핑을 하면서 미처 몰랐던 물건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좋은 물건을 추천할 수도 있다. 그렇게 알음알음 퍼지다보면 서울과 지역이 상생하는 길도 열릴 테다.
물론, 상생 같은 거대한 것 생각하지 않고,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나들이 나가서 한 번 들러봐도 좋다. 최소한 세상에 이렇게 다양한 물건들이 있었다는 것을 보는 즐거움은 느낄 수 있을 테니까.
과자 종류가 너무 끌려서 아무래도 그냥 나올 수는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간식거리를 다 사보고 싶었지만, 일단은 현미대추과자만 한 번 사봤다. 현미과자가 조금 더 쌌지만, 이건 무려 현미에 대추가 붙은 과자다.
집까지 참을 수 없어서 길에서 뜯어 먹어봤는데, 현미 과자에 대추향이 난다. 현미 과자는 현미 맛의 담백한 과자인데... 뭐라 설명하기가 좀 어렵다. 대추향이 나는 과자라는 것은 확실하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데, 어쨌든 이런 독특한 것들이 판매되고 있으니, 끌리면 시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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