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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일조(중국) 따이공 여행기 (2005.03.27)
    해외여행/중국 일조 따이공 2005 2007. 6. 23. 16:48
    평택-일조(중국) 따이공 여행기 (2005.03.27)



    <첫날>

    따이공(代貢)은 중국어로 '들다'라는 뜻이다.
    흔히 중국쪽 보따리 상인들을 그렇게 부른다.

    참고로, 일본 보따리는 하꼬비(運び)라고 부르는데,
    '가다, 진행하다' 정도의 뜻이다.
    주로 음식점 서빙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단어.

    러시아나 기타 다른 나라 보따리를 부르는 단어는 또 따로 있다는데,
    들었는데 까먹었다. 아직 그 쪽은 먼 나라 이야기라서~


    중국, 일본 보따리의 핵심은, 단어만 잘 살펴봐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중국은 '들다'에 중점을 뒀다. 말 그대로 '들고 가는' 것이 핵심.
    엄청난 무게와 양의 짐을 들고 가는 분위기.

    반면, 일본 보따리는 '가다'라는 뜻이니까,
    소위 말하는 아이템을 찾는다고 무지막지하게 돌아다닌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뭐 그냥 내 나름대로 생각한 거다.
    사실은 중국에서도 무지하게 돌아다닐 수도 있고,
    일본에서도 엄청난 양의 짐을 지고 올 수도 있는 거지만.

    보따리의 본질은 한국어가 제일 잘 간파했다고 생각한다.
    보따리는 보따리지.
    보따리 들고 가고 오고 풀고... 딱 맞다고 생각한다.
    역시 한국어~ ㅡ.ㅡb


    어쨌든, 여기는 인천항.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따이공 경험을 위해서 일단은 인천항으로 갔다.
    '중국 가는 배'라고 하면 일단 인천항이 떠오르니까.
    사실, 이 경험 하기 전까지 나는, 중국 가는 배는 인천에만 있는 줄 알고 있었고.

    중국 가는 배는 인천 제 2 부두 (국제항)에서 타면 된다.
    인천 지하철 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약 15분 거리.
    택시 타고 제 2 부두 가자고 하면 금방 알아듣고
    '네~ 잘 알아서 모십죠~'라는 택시기사가... 거의 없다. ㅡ.ㅡ

    '국제항 말 예요~ 국제항~ 중국 가는 배 탈 거에요~~~' ㅡㅇㅡ;;;
    이렇게 말해도,
    '뭐... 중간에 가다가 물어서 가 보자구~'ㅡ.ㅡa
    이런 식.


    꽤 많은 사람들이 여기를 통해서 중국을 나가는데, 택시기사들은 왜 여기를 잘 모를까?
    나도 몰라~ 모르고 싶겠지~ 모른다는데 어쩔 거야~

    나중에 안 사실인데, '이마트 갑시다' 해서 거기서 내리는 편이 낫다.
    이마트는 다들 아니까. 국제항은 이마트 길 건너편 쪽에 있다.
    차라리 거기서 내려서 걷는 게 속 편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기저기 쌓아놓은 짐들.
    저게 전부 다 소위 보따리로 나갈 물건들이다.
    대충 과자, 라면, 전자제품 이런 것들이고... 더 자세히는 알 수 없디.
    뭔지 모르도록 꽁꽁 싸놨으니까.
    당연하지, 그게 밥줄인데 노출되면 안되지 않나.

    보따리 할 때,
    '뭐 사셨어요?'
    '어떤 거 들고 가세요?'
    이런 것 묻는 거는 실례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서,
    보따리를 지고 산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으슥한 길목에서 나타나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뭐 들고 가는가?'
    라고 묻는 것과 똑같다. ㅡ.ㅡ;

    적당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질문은 한 마디로 '니 밥줄 내 놔라'라는 의미인거다.



    인천항은 이제 잘 봤죠? 혼자서도 잘 찾아 가겠죠?
    그럼 이제 이야기의 핵심 무대인 평택항으로 가는 거다~! ^ㅇ^/ (렛츠 고~!)

    평택항으로 갈 거면서 왜 인천항에 왔냐고?
    그때 상황을 있는 그대로 얘기하자면 좀 복잡하고 길고...
    제일 큰 문제는...

    원래는 인천항에서 연운항으로 가려고 했었는데,
    연운항 가는 배의 선상비자는 최소한 하루 전에 신청 해야 한단다.
    출발하기 몇 시간 전에 도착해서 선상비자 안 되냐고 우겨봤지만 소용 없었던 것.

    그래서 다음에 출발하는 연운항 배의 선상비자를 신청해 놓고,
    경험 삼아 평택 가서 따이공을 한 번 해 본거다.

    자~자~ 대강 넘어갑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드디어 평택항~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저 과자부스러기(?)들.
    엄청 쌓여 있다. 한 박스 몰래 들고 가도 모를 정도. ㅡ.ㅡ;;;

    오른쪽은 대합실.
    평택항은 전경 사진이 없다.
    워낙 급하게 배 출발 시간 맞춰서 도착 했기 때문에,
    도착하자마자 선상비자 신청하고, 배 표 끊고, 수속 준비하고, 환전하고...
    정신이 없었다.

    프로페셔널리즘 정신이 없다는 말 할 수도 있겠지만,
    한 열흘 굶은 상태에서 눈 앞에 희귀한 음식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거 사진 찍고 할 시간 있을까? 당장 먹기 급하지.
    그런거~

    ...그게 이 상황에 맞는 예인가...?
    뭐, 안 맞으면 잘 끼워 맞춰 보자~ 상황에 딱 맞는 예를 찾기도 귀찮으니까~!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저것 준비해서 출국 스템프 찍고 밖에 나가서 버스를 타면,
    버스 창 밖으로 드디어 일조 가는 배가 보인다.

    배를 타면, 이쁜 아가씨들이 인사를 해.
    (한족인지 조선족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한국인은 아니다.)

    이제부터는 중국적인(?) 분위기에 왕창 휩싸이는 거다.
    일본 가는 배를 처음 탔던 그 느낌처럼,
    중국 가는 배는 그 나름대로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그건 뭐랄까...
    바로 이웃해 있는 카페라도 느낌 좋은 카페는 그 나름대로의 분위기가 있는 것.
    그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싶다.
    이런 느낌까지 잘 설명할 수 있다면 난 소설가 할 테다, 안 그런가?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왼쪽 사진은 배 출발하고 나서 찍은 평택항 모습.

    오른쪽 사진의 저 다리는... 그 유명한... 몰라. ㅡ.ㅡ;
    평택에서 큰 다리 한 번 검색해 보세요~ 난 몰라요~



    배에 탑승하고 조금만 기다려도 배는 출발하지... 않아.
    표에 적혀 있는 출발 시간이 한참 넘어도 배는 출발하지... 않아.
    언제 출발 하냐고 물어봐도 곧 출발한다는데, 그 곧이 세 시간이 될 때도 있단다... ㅠ.ㅠ

    기본적으로 화물을 다 실어야 배가 출발하는데,
    그 화물이 엄청 많을 경우는 몇 시간이고 배는 출발하지 않아~~~ ㅠ.ㅠ

    젠장... 벌써부터 만만디가 나오는 거냐?
    라고 화를 내도, 이 배 운영하는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이다.
    뭐 어쩌겠어, 어차피 배에서 하룻밤 자야 하는데 그 정도 기다려 주는거지.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비와 객실 통로.
    로비 한쪽편에 나 있는 저 문으로 탑승 했다.
    이렇게 보니까 이 로비... 목욕탕 같은 느낌이네...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옥상(?)과 구명정.

    구명정은 중요하다. 언제든 찾아갈 수 있게 꼭 위치 파악을 해 놔야 한다.
    제대로 뜰지는 의문스럽지만... 그래도 알아 놓으면 좋으니까~

    이쯤에서 배삯 얘기를 하자면, 제일 싼 2등실이 편도 11만원.
    정식으로 요금 내고 가면 그렇다는 것.
    정식 아니면? ...다 알 거라고 생각한다. 눈치로 짐작해 보아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배는 출발하고, 항구를 빠져나간다.
    그냥 의미 없는 사진.


    이 쯤 되면, 젠장, 이 배가 굉장히 불안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일본이나 제주도 가는 배만 타 본 사람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진동과 소음이 계속되는 것.

    그 진동과 소음이 어느 정도냐면... 공사장에 굴착기 다들 알 테다.
    그걸로 땅 파고 있는데 일 미터 옆에 앉아 있는 느낌.
    소음은 그것보단 약한데, 진동은 그것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다.


    첨엔 출발할 때만 잠시 그런 거겠지... 했는데, 왠걸
    그 소음과 진동은 다음날 배에서 내릴 때까지 계속~계속~ 쭈~~~욱~~~ 되는거다. ㅠ.ㅠ

    이 배를 맨날 타고 다니는 승무원들은 정말 대단하다.
    아마 걔네들은 육지에선 오히려 불안해서 생활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
    육지에 내리면,
    '어라? 진동이 느껴지지 않아. 너무 조용해. 불안해~~~'
    이럴지도 모른다. ㅡ.ㅡ;;;

    사실은 이 배, 한 번 사고가 난 적이 있었단다.
    워낙 낡아서 사고 나기 전에도 진동은 심했는데, 그 뒤에 더 심해졌다는 소문... ㅡ.ㅡ;

    '나는 멀미가 뭔지 몰라요~ 멀미를 경험해 보고 싶어요~'
    라는 사람들은 꼭 한 번 타 보길 바람. 느낄 수 있을 거다, 많이 많이~ ㅡ.ㅡb



    이제 배 안이다. 그냥 갇혀 있는 거다.
    배 안에선 더 이상 엑티버티하고 버라이어티하면서 익사이팅한 일들이 없다. ㅡ.ㅡ
    책을 보든지, 술을 먹든지, 자든지, TV를 보든지...
    (이 배에선 TV 채널을 고정할 수 밖에 없다.
     채널고정~! 당연하지, 채널 하나밖에 안 나오니까. ㅠ.ㅠ)

    2등실 표를 끊었다면 2등실에서 자야 한다.
    2등실은 말 그대로 2등실. 2등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 괴로운 것. ㅡ.ㅡ;
    열 명 정도 되는 인원이 한 방에 모여서 자는 곳이다. 오손도손~ 시끌벅적~
    사람 사귀는걸 즐기는 타입이라면 딱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배 안에서 돈을 조금 더 주면 선실 업그레이드를 해 준다.
    두 명이나 네 명이 잘 수 있는 방으로. (그때그때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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