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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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홍대앞에 예술이 있나요,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2011전시 공연 2011. 8. 21. 21:38
홍대입구로 향하는 지하철 객실 안에는 알록달록 예쁜 옷들과 특이한 스타일로 한껏 멋을 낸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른바 클럽의상. 대충 눈으로 짐작해도 홍대입구 역에서 내릴 지 안 내릴 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예상대로 객실 내 승객들 중 절반 이상이 내렸다. 늘 사람이 많지만 공사 할 엄두도 못 내는 좁은 홍대입구 9번 출구는,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들로 꽉꽉 들어찼다. 한 발 옮기기도 어려운 상황에, 약속시간에 늦었다며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행렬의 뒷쪽에 또 붙는다. 분명 출구 쪽에는 연인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둘러서서 행인들의 출입을 더욱 더디게 만들고 있으리라. 그나마 이 동네에 익숙한 사람들은 바로 옆 상가쪽 통로를 통해 우회해서 올라간다. 그쪽은 그래도 9번 출구 보다는 상태가 양호하다.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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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근세 유럽의 화려함 - 바로크 로코코 시대의 궁정 문화, 국립중앙박물관취재파일 2011. 7. 22. 12:20
사람들은 흔히 말하길 '아, 내가 저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좀 더 여유롭고, 넉넉하고, 아름답게 살 수 있었을 텐데'라고 한다. 하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아무리 아름다운 태평성대라도, 한 시대의 절대다수는 가난한 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도 자유 농민이면 괜찮은 편, 그 시대에 태어나 노예라면 어쩔 텐가. 길거리에 아름다움이 널려 있어도 결코 즐길 수 없는 성냥팔이 소녀처럼, 동경 속에 초를 밝혀 움추린 몸 지쳐 잠 들 뿐이다. 물론 현실이 각박하기 때문에, 그것이 환상인 줄 알면서도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동경심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환상은 자유니까. 그렇다면 이왕 착각에 빠질 거, 깊이 푹 빠져서 한 순간이나마 저 아름다운 시절의 귀족이 된 기분을 만끽해 보자. '국립중앙박물관'의 '바로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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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 상인과 노점 상인의 공존, 부평 문화의 거리 (부평시장)국내여행/경기도 2011. 7. 2. 00:19
서울 1호선, 혹은 인천 1호선 부평역에서 내려, 부평역사거리(6번 출구) 쪽으로 나가면 앞쪽으로 큰 대로가 보인다. 다시 지하도를 이용해 부평119안전센터 쪽으로 나가서 약 200미터 정도 걸어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부평 문화의거리'를 만날 수 있다. 부평역 일대는 경인지역 최대의 상권으로, 지금도 전국 최대 규모의 지하상가와 문화의거리 일대의 재래시장(부평시장), 그리고 각종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공존하고 있는 큰 규모의 상업지역이다. 그 중 부평 문화의거리 일대는 지난 2007년 KBS의 '다큐멘터리 3일'에서 '부평시장, 한 평 공원 만들기'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적 있다.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내가 그 다큐멘터리를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이런 상권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상가업주들과 노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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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는 과연 신뢰할 수 있는가 - 미디어 시티 서울 2010: 신뢰 Trust전시 공연 2010. 9. 29. 01:15
맑고 쾌청한 주말 오후의, 어두컴컴 칙칙한 미술관 놀이.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는 2000년에 시작해서 격년제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비엔날레다. 올해(2010년) 6회째를 맞이해서, '미디어 시티 서울'이라는 행사명으로 열리고 있다. 행사기간은 9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 입장료 무료라는 이유만으로, 집에서 뒹굴거리느니 새로운 거라도 하나 더 보자는 심산으로 발길을 향했다. 주말이면 사람들로 바글바글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그리 붐비지 않아서 관람 분위기도 괜찮았던 편. 미술관 건물 입구에 큼지막하게 QR코드를 붙여놓은게 눈에 띄었다. 작품 안내 브로셔에도 QR코드가 붙어 있었고. 이제 조금만 있으면 각 작품 설명서에도 저런 QR코드가 붙어서, 따로 헤드셋을 대여하지 않아도 작품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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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미소의 나라, 백제 - 유홍준 교수에게 듣는 백제 미술 이야기취재파일/인터뷰 2010. 9. 6. 18:47
자랑스러운 우리의 고대국가 "세계적으로 고대국가를 겪은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프랑스나 독일도 고대국가의 역사 쪽으로는 다른 나라의 것을 갖다 쓰고 있습니다." 백제의 미술을 설명하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대뜸 서양의 역사를 우리의 역사와 비교했다.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자기네 역사를 기술하면서 고대역사를 이집트 때부터 시작한다. 그 다음에 그리스, 로마 시대가 나오고, 그 후에 중세역사로 넘어가는 식이라 한다. 물론 로마시대 이전에도 그 땅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지만, 딱히 고대국가라 할 만한 것이 없어서 그런 식이라 한다. 그에 비하면 한국사는 굉장히 깊이가 있는 편이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 고조선부터 국가체계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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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행: 광주 대인시장 (대인예술시장)국내여행/전라도 2010. 6. 11. 01:04
입구도 많고 출구도 많다. 속은 더 깊어 마치 미로처럼 얽히고 설킨 길들이 낯선 행인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어디로 들어가는가에 따라 아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한때는 광주에서 손 꼽히는 큰 시장이었으나, 지금은 인기없는 재래시장이라는 인식으로 통하는 그곳. 바로 광주 대인시장이다. 광주 대인시장은 6.25전쟁 후 광주역 인근 공터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생긴 장터다. 그 때 당시 이 시장 근처에는 광주역과 시외버스터미널 등이 있어서, 이곳은 그야말로 인파로 항상 북적이는 목 좋은 곳이었다. 그래서 한 때는 광주를 대표하는 시장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그런 시장은 이후 역과 터미널 등이 이전하고, 백화점, 대형할인마트 등이 인근에 들어서면서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평일이든 주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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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벽화를 위한 안내서 4/4국내여행/경상도 2010. 5. 25. 21:22
사진에 보이는 '동피랑2길'은 동피랑 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다. 구판장 안쪽, 어린왕자가 그려진 모퉁이로 좁은 골목길이 있는데, 그곳으로 쭉 걸어가면 바로 이쪽 길로 나올 수 있다. 처음가면 조금 낯설어서 당황스러울 수는 있지만, 복잡하지는 않기 때문에 헤맬 걱정은 없다. 동피랑 벽화골목 하면, 사람들은 주로 구판장 쪽으로 쭉 이어진 그 좁은 골목길만을 떠올린다. 사실 여태까지는 벽화가 그 쪽 밖에 없어서 그렇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벽화전을 계기로, 동피랑 뒤편, 아래동네 쪽에도 벽화가 많이 생겼다. 생긴지 얼마 안 된 탓에 아직 표지판 같은 것도 없고, 여기 벽화가 있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태. 그래서 애써 동피랑을 찾아 갔는데, 이 쪽 부분은 하나도 못 보고 돌아가는 사람도 꽤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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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벽화를 위한 안내서 3/4국내여행/경상도 2010. 5. 25. 21:20
동피랑 마을을 찾는 사람 치고 저 꼭대기에 안 올라보는 사람이 있을까. 이제 거의 동피랑의 심벌마크처럼 돼 버린 저 꼭대기와 구판장. 저 위에 서서 내려다보면, 아래로 강구항의 전경이 쫙 펼쳐진다. 동피랑이 유명해진 것은 벽화골목만 있어서가 아니다. 벽화가 그려진 골목과 함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치가 있어서다. 그것이 동피랑이 다른 벽화 마을들과 차별되는 이유이고, 또 다른 곳에서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자연조건이기도 하다. 그 중요한 위치에 서 있는 동피랑 구판장은 원래 전체가 하얀색이었다. 물론 군데군데 때가 묻어서 완전히 하얀색이진 않았지만. 이번 벽화전을 통해 구판장은 전체적으로 파란색 옷으로 갈아입었다. 아래쪽 파란색 바탕의 벽화와 함께 어울리는 바람에, 저 아래 중앙시장에서도 눈에 딱 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