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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경마공원 (부산, 강서구) (2005.10.28)



개장 전부터 사행성을 조장하여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거나,
지방세 수익과 지방 발전에 좋은 영향을 줄 거라는 등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부산경남경마공원.

많은 논란 끝에 결국 2005년 9월 30일 개장 했고,
개장 이후 한 달 동안 10만여 명이 입장해 약 100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총매출액의 10%인 100억원을 부산과 경남에 각각 50억 원 씩
레저세로 납부한다고 해서 또 한 번 화제가 되기도 했지.

내년부터는 부산, 경남이 각각 500억 원씩 레저세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며
중요한 세금 수입원이 되고 있는 이 곳을 한 번 찾아가 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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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워낙 오지(?)에 자리 잡고 있어서 정말 산 넘고 물 건너 한참을 가야만 했지.

지하철 1호선을 타고 하단역에서 내려, 7번 혹은 7-1번 마을버스를 타고 또 가야해.
내 경우는 가는 데만 두 시간 남짓 걸렸어.

주례, 하단 지하철 역과 창원 대동백화점에서 셔틀버스가 다니긴 하는데,
그리 자주 있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춰 가야 탈 수 있어.
셔틀버스 운행 시간표는 마사회 홈페이지를 참조하기 바래.
(마사회 홈페이지 :
http://www.kra.co.kr)



하단 지하철 역에 내려서 미리 적어간 시간표를 보니까,
셔틀버스를 타려면 거의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어.
그래서 그냥 마을버스를 타고 갔지.

7-1번을 탔는데, 안에 그려진 노선도를 보니까
7번 보다 좀 더 둘러서 경마장으로 가는 것 같아.

어차피 구경하러 가는 거니깐 부산 변두리 지역 구경도 하고 좋지 뭐.
여긴 부산이라도 거의 시골이라서, 버스 창 밖으로 풍경 구경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거야.


한 20분 쯤 달렸나, 버스 기사 아저씨가 경마장 갈 사람들은 여기서 내리래.
아무리 봐도 경마장 비슷한 건 보이지 않고 넓디 넓은 주차장만 쫙 펼쳐져 있는데 말이지.
정문에서 내리면 많이 걸어가야 하니까, 마침 주차장 쪽문이 열려 있으니 저기로 가는게 가깝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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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넓은 주차장이야.

마침 어둑한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그런지
주차된 차가 별로 없는 휑한 주차장이 정말 너무 을씨년스러워 보였어.

사방을 둘러보면 산과 들판.
저기 멀리로 건물 하나가 덩그라니~
큰 건물이 딱 하나밖에 없으니 길 잃을 염려는 전혀 없어.

한 3분 걸어가니 경마장 입구가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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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문이랜다. 영어로 LUCK GATE라고도 적혀 있네.
글쎄다~ 저기서 거액 잃고 나오는 사람들에겐 FUCK GATE가 되지 않을까.



경마장은 금,토,일 날 개방하는데,
금요일만 입장료 800원을 내야 하고 다른 날은 무료 입장이래.
금요일만 경주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

다른 경마장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부산경남경마장은 금요일에만 경주가 있어.
토요일에도 경주마 주행 검사라고 해서, 말 주행 테스트를 관람할 수는 있는데,
경기를 하는건 아니라서 실제 경마처럼 짜릿한 경마의 맛을 느낄 순 없을 듯 싶어.
(다른 지역에서 하는 경주를 화면으로 보면서 배팅은 할 수 있음)

이름이 '공원'이긴 하지만, 공원으로써 역할은 별로 하지 못할 듯 싶어.
한마디로, 경주 없는 날은 가 봐야 큰 재미는 없을 거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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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니 처음 보이는 건 덩그라니 놓여진 건물 하나.

먼 길을 와서 지친 건지, 날씨가 우중충하니 비가 와서 그런 건지,
휑한 주차장에 들어설 때부터 별로 느낌이 좋지는 않았어.
뭔가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 잘 꾸며진 것과는 전혀 거리가 멀고,
경륜장처럼 가족단위로 소풍 나온 사람들로 붐비는 것과도 거리가 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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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통과하든지, 건물을 옆으로 끼고 돌아가든지 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경마장 모습이 펼쳐져.

여기서 좀 실망한 것은, 관객석과 경주로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달리는 말들을 가까이서 볼 수 없다는 것.

맨눈으로 보면 조그만 장난감 크기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관객석에 앉아서도 대형 스크린을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게 맘에 안 들었어.

나만 그런 상상을 했는지 몰라도,
경마장에 가면 질주하는 말들의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을 줄 알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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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그쳤는데 날씨가 제법 쌀쌀했어.
이래저래 실망한 나는 한 게임만 밖에서 보고 바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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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실내는 꽤 넓은 편이었어.
워낙 썰렁한 공터에 이 건물 하나만 달랑 있어서 작아 보였던 거였나봐.

실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분위기를 익혀 봤는데,
여기서도 실내에서 TV 화면으로 경주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어.

자동발권기나 농협 출장소, 사람들의 이야기 속 금액 등에서
판돈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지.
그래, 경륜장보다 더욱 도박판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겨.

일반인들이 일부러 놀러 오기엔 좀 힘든 곳에 위치해 있어서인지
거의 놀러온 사람과 도박하러 온 사람이 거의 반반 정도였어.
가족단위로 놀러 온 사람들도 보였고 연인도 보이긴 했지만,
꾼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 수도 만만치 않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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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하고 간도 작고, 스스로 운 없는 놈이란 걸 알고 있으며
무엇보다 가진 돈 없는 나지만, 그래도 이런 곳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지!

배팅타임~!!!


건물 내 안내소에 가 보면 '경주프로그램'이라는 얇은 책자가 있어.
각 경기별로 시행시간과 출전 경주마들의 정보 등이 적혀 있는데,
이걸 토대로 배팅을 하면 되. (물론 무료배부)

마권구매표는 여기저기 굴러(?) 다니니 아무거나 꺼내 쓰면 되.
단승식, 연승식, 쌍승식 같은 배팅타입 구분하기가 초보에겐 좀 어려운데,
벽에 쓰여져 있는 안내문을 읽어 보면 대충 이해할 수 있으니 걱정 안해도 됨.
정 모르겠으면 안내소에 물어보면 자세히 가르쳐 주는 것 같아.


한 아줌마는 거의 상담을 하고 있더라.

직원: 단승식은 이렇구요, 연승식은 저렇구요~ 어쩌고 저쩌고
아줌마: (한참 듣고 있다가) 그럼 제가 5번 말에 돈 걸면 딸 수 있을까요?
직원: ...(ㅡ.ㅡ;;;)그건 아무도 모르죠.
아줌마: 어떤 말이 이길 것 같아요?
직원: 그건 저희들도 알 수 없어요.
아줌마: 그래도 직원인데 찍어 줘 봐요~

(한참동안 이런 대화가 오가고 있었음. ㅡ.ㅡ;)



소심한 나는 무조건 연승식.
연승식은 내가 찍은 말이 1,2,3등 중 아무거나 하면 이기는 것으로,
확률이 가장 높은 반면에 이겨도 배당금은 아주 적어.

가장 적게 받은 배당금이 1.1배 였고, 가장 높게 받은 게 1.8배 였거든.
(1000원 배팅해서 1.1배면 1100원 받음. 결국 100원 딴 셈.)


마권구매표를 잘 작성해서 돈과 함께 매표소(?) 직원에게 주면 마권을 줘.
로또와 같은 방식.
마권을 사고 나면 경기 끝나고 결과가 발표 되기만 기다리면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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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도 그렇지만, 경마도 역시 막판 뒤집기가 묘미.
맨 뒤에 뒤처져서 따라오던 말이 갑자기 속력을 내서 일 등이 되는 경우도 꽤 있었어.

나름대로 작전이거나 연출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잘 모르는 관객 입장에서는 마지막 결승점을 앞두고
벌어지는 말들의 질주는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더라.
(당연히 돈을 걸었으니 더욱 흥미진진 했겠지? ㅡ.ㅡ;)



천 원씩 네 게임 했는데, 잃고 따고를 반복하다가
결국 천 원 잃고 말았어. ㅠ.ㅠ

처음엔 마음에 드는 말 이름만 보고 마음에 드는 이름에 배팅을 했는데,
경주프로그램에 나오는 말들의 전적이나 기록을 봐서는 도무지 예측을 할 수가 없더라구.


근데 나중엔 대충 요령이 생겼어.
전광판에 나오는 배팅 내역을 지켜 보고 있다가,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말에 배팅을 하는 거지.

마권 구매가 마감되기 전까지 계속해서 화면에 마권 구매 내역이 나오거든.
예를 들면,
연승식으로 구매했을 경우 1번 말의 예상 배당금은 3.2배,
2번 말은 1.2배, 3번 말은 10.2배...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야.


배당금이 많다는 것은 다른 말들에 비해, 그 말에 사람들이 배팅을 안 했다는 뜻.
배당금이 큰 녀석에게 배팅을 해야 많이 따지 않겠나 생각했지만,
가만 지켜보니 희한하게도 사람들은 대충 어떤 말이 상위권일지 알고 있는 듯 했어.

즉, 사람들이 많이 선택을 했기 때문에 이겨도 배당금이 낮은 말에 배팅을 하면,
대충 본전치기는 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지.
그런 식으로 배팅을 했더니 조금이나마 따기 시작해서 잃은걸 메꿨지.

(아~ 몇 시간만에 요령 생겼다~ 역시 난 운은 지지리도 없으면서 잔머리는 좋은가봐~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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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말들이 달리는 모습을 가까이서 역동적으로 사진에 담고 싶다면,
무조건 좋은 카메라를 들고 가야한다고 말 해 주고 싶어.
정확히 말해서 카메라는 안 좋아도 되는데, 줌이 많이 돼야 해.

위 사진은, 광학 3배 줌에 디지털 2배까지 최대한 확대해서 찍은 거야.
6배 줌을 해도 이 정도 밖에 안 찍힐 정도로
관객석과 경주로 사이의 거리는 멀다는 거지.

주의할 점은,
날이 어둡다고해서 카메라 플레쉬를 터뜨리는 것은 절대 금지!
말이 놀라서 경기가 엉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
(잘 못 하면 관객들에게 몰매 맞을 수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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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경주를 보고 있자니 좀 지겨워서 밖으로 나가 봤어.

조그만 원형 공간에서 다음 출전할 말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더라.

말을 가까이서 보고 잘 달릴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하는 사람들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나로써는
'아, 말이 있구나' 정도 밖에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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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가 펼쳐지고 있는 뒷쪽편엔 벤치와 화장실 등의 휴식시설이 있어.
넓이는 꽤 넓은데, 이걸 보고 공원이라고 하기엔 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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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차츰 어스름이 지고 경주도 몇 개 남지 않았어.
경주가 끝나면 사람들이 한꺼번에 문 밖을 나설 것이 뻔하니까,
일찌감치 자리를 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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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말들아~
이렇게 먼 곳까지 다시 오긴 힘들겠지~



배팅으로 천 원 잃고,
여기가지 오느라 차비도 이천 원 정도 쓰고.
다 합쳐서 한 삼천 원 쓴 셈이야.

못내 천 원 잃은 것이 아쉽기만 했는데...
입구쪽에서 사은품을 나눠 주고 있는게 아닌가~!

와~ 감자다,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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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품으로 강원도 감자를 일인당 5Kg씩 주네~
이 정도면 삼천 원어치는 충분히 되겠어~ 만세~!!! ^0^/

본전치기 했다는 생각에 순식간에 기분이 업 되는 나.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시는 나.
순식간에 경마장이 좋아지는 나.
아이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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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품 감자를 들고 좋아하며 순환버스를 타러 갔어.

사실은 경주프로그램 책자에 있는 순환버스 시간표를 보고
대충 시간 맞춰서 나온 거였거든.

올 때는 시간이 안 맞아 내 돈 내고 마을버스 타고 왔지만,
갈 때도 돈 쓰긴 아깝잖아, 순환버스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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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맞춰 나오는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다행히 자리가 모자라지 않아서 다들 앉을 수 있었어.

근데, 어떤 아줌마 일행과 대학생 일행들은
오늘 감자를 사은품으로 준다는 걸 미리 알았나봐.
공짜 감자 생겼다며 나만큼이나 좋아하며 버스를 타더라.

반면 내 뒷자리에 앉은 두 아저씨는
"이거 집에 갔다 주면 경마장 왔다는 거 알리는 꼴이잖아."
하며 가까운 시장에 내다 팔자는 모의를 하고 계시더라. ㅡ.ㅡ;

어쨌든 대충 본전치기도 하고, 경마도 구경했네.
가고 오는 데 시간이 많이 소비되지만 않는다면
매주 가고 싶은 마음이야, 사은품 받으러. ㅡ.ㅡ;
(거의 매주 뭔가를 사은품으로 준다는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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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고 갑갑한 날,
시간 나면 이런 곳을 찾아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아.
굳이 경마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사은품을 목적으로 가 보는 것도 좋을 듯 싶어. ^^;
(하단에 내리니까 감자 받으러 간다는 대학생들이 한무더기로 타더라. ㅡ.ㅡ;)

특히 자가용 있는 사람들은 가까운 곳으로 드라이브 겸 구경 겸
겸사겸사 간다고 생각하고 길을 나서 보면 하루 정도는 괜찮게 놀 수 있을 것 같아.

물론, 평생 처음 경마에 배팅을 해 보고는
'아, 내 숨겨진 본성을 찾았어.'
라며 도박에 기둥뿌리 뽑는 일은 없길 바래~ ^^;
(이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면 아예 안 가는게 낫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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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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