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에 마날리에 도착했죠.
스리나가르 -> 레 -> 마날리 이런 일정이었어요.
레 에서는 많이 심심해서 게스트하우스 삐끼도 할 정도였는데,
인터넷이 너무 비싸서 소식을 알리지 못했구요.
1분에 2루피. 1루피는 약 20원이니 많이 비싸죠?
새벽에 도착해 피곤하기도 하지만,
마날리는 영 제 취향이 아니네요.
서양애들의 소란스러움에 정신이 없거든요.
다른 분들 말로는 조용한 휴양지라고 하던데
제겐 어느 시끄러운 바캉스 관광지에 온 듯한 느낌이에요.
수많은 다양한 인물 군상들을 원 없이 구경할 수는 있지만,
이미 사람에게 많이 치여 피곤한 저로써는 별로 반갑지가 않네요.
어딘가 한 군데 눌러 앉아 편하게 쭉 쉬고 싶지만,
지구상 어디에도 아직 그런 곳을 찾지 못했어요.
사실은 한국도 제겐 여행지에 불과하답니다.
좀 오래 머무는 여행지이죠.
어쨌든 이 마을은 너무 맘에 안 들어서
오늘 새벽에 도착했지만 오늘이나 내일 떠날거에요.
다시 델리로 가기는 너무 싫지만 지금으로선 딱히 방법이 없네요.
이제 아그라, 바라나시 쪽을 돌아야 할 텐데,
더위도 걱정되고 위대한 인도 국민들이 제게 줄 스트레스도 심히 걱정되지요.
그런 광광지는 일주일 내에 후딱 해치워버릴 생각이에요.
포카라 쪽으로 가서 조금 쉴 생각인데,
그것도 어떻게 될 지 모르죠.
장기 여행자들이 굉장히 많아서
저는 아직 여행을 했다고 말 할 수 있는 축에도 못 끼는 입장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좀 쑥스럽게 느껴지지만,
이해해 주세요, 당신과 통하는 단 한 줄의 가녀린 실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을.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떠나며 행운을 빕니다.
오늘도 치열한 일상을 꿋꿋하게 견딘 당신에게도 행운이 있기를 바랄께요.
(2006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