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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식을 가장한 열 시간의 수다
    사진일기 2007. 7. 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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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으로 '처녀들의 저녁 수다'가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잠시 망설였지만,
    나는 처녀가 아니므로 그냥 부제로 하겠다. (조금 안타깝군, 이 기회에 처녀 해 버려?)
     
    인도에서 만났던 토라와 헤나를 만났다. (둘 다 나 혼자 붙여서 나 혼자 사용하는 별명)
    백수 트리플이라 사람 없는 한산한 평일 낮 열 두시에 만나자는 토라의 제안에 동의 해,
    평소라면 밥 해 먹으려고 슬슬 움직이기 시작할 시간에 부리나케 약속 장소로 뛰어 나갔다.
     
    둘 다 IT강국의 수혜를 입지 못한 사람들이라, 휴대전화기도 있다가 없다가 한다.
    자기들이 소유한 전화기는 없고, 엄마나 친구나 친척에게 빌려 쓰기도 하는 상황.
     
    열 두 시에서 이 분 즘 늦게 도착해 종각에서 보신각 타종 퍼포먼스를 끝 날 때까지 다 봤다.
    둘 다 전화기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니 연락 할 수도 없고 참 난감했다.
    그 때 옆에서 함께 타종식 보던 일본인들이 내게 뭐라뭐라 묻는다.
    그 때까지 아직 잠이 덜 깬 상태라, 뭐라는 거야 하며 멀뚱히 쳐다 보기만 했다.
    그랬더니 얘네들, 뭐야 기분 나쁘게 째려 보기만 하는 거야, 같은 일본인이면서 좀 가르쳐 주면 안 되나
    하며 투덜거리며 갈 길 간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주위에 아무도 없기 때매 나한테 한 얘기 맞는 것 같은데... ㅡ.ㅡa
     
    어쨌든 헤나는 12시 40분에 도착. 12시 40분. 열 두시 사십 분. 열 두시 지나서 사십 분. 사십 분!
    그래도 에헤헤 웃으며 반겨 줬다. 어쩌겠는가, 난 힘이 없다. 게다가 얘는 외국인이다. 해외동포. ㅠ.ㅠ
    그래그래 오랜만에 나들이 나왔어, 즐겁게~ 즐겁게~ 스마일~ 하고 있는데 토라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안해, 나 이제 일어났어." 나 이제 일어났어, 이제 일어났어, 이제 일어났어, 낮 한 시에!!!
     
    한 시 즘 밥 먹으면서 시작된 수다는 장소를 옮기며 계속 계속 되었고,
    중간에 낮 한 시에 일어나 나온 토라가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삼자 수다 시작.
    대략 1시 부터 시작된 수다는 밤 11시까지 계속되었다!
    정말 중간에 침묵의 순간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이동하는 순간에도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는 밥 먹을 때도 반은 씹고 반은 말 하는 상황. 우리, 수다에 한 맺혔었구나.
     
    모두 집도 먼데 잘 들어 갔는지 모르겠네~
    오늘 말을 많이 했더니 머리가 아파~
    하루를 몽땅 수다로 보내고는 오늘 일과 끝.
    아이 참 행복한 날이었어요~ ^^/
     
     
    p.s.
    얘네들에게 타로를 봐 줬는데,
    이상하게도 이번 여행이 끝난 후 부터 예전처럼 감이 오질 않는다.
    그냥 기계적(?)으로 읽어 주는 수준으로 전락해 버렸다.
    헤나 왈, 해외에 나가면 신기가 없어질 수도 있단다.
    아는 사람이 신이 들려서 고생했는데,
    해외에 나가서 지금은 잘 살고 있다고.
    좋은건가? 타로카드가 잘 안 보여서 좀 서글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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