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옛날에 호랑이 동물원 있던 시절에 (ㅡㅅㅡ;),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 야밤에 도착했던 때가 있다.
사실 터미널이나 역에 야밤에 도착해서 택시를 탈 때는 많았는데,
그 날은 조금 특별했다.
 
택시를 잡으려고 서 있는데, 교대시간인지 차가 잘 안 와서
마침 내 근처에 있던 대학생 두 명이 하는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됐다.
목적지가 내 목적지와 거의 비슷했는데,
서로 가진 돈을 탈탈 털었는데도 차비가 오천 원 밖에 안 나왔다.
(목적지까지 가려면 최소한 만 원은 있어야 했다)
 
마침내 그들은 오천 원 어치만 가는 데 까지 가자고 결정을 했는데,
그 때 내가 슬금슬금(?) 다가가서 나도 거기까지 가니까 같이 가자고 했다.
어차피 나는 혼자 타고 갈 생각이었으니까 차비는 내가 내는 걸로 하고.
 
그 학생들은 연신 고맙다고 하면서 택시 타고 가는 내내
빵이며 요쿠르트며 과자며 사탕같은 걸 줬는데...
찌그러지고, 부숴지고, 으깨지고 ㅡㅅㅡ;;;
어쨌든 그렇게 타고 가니까 서로서로 좋고 흐뭇하고 막 그랬다.
 
 
 
그 때부터 나는 택시 탈 때 사람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무도 관심을 안 보일 때와 한 명 정도 같이 갈 때가 반반 정도.
아주 가끔은 두 명 이상 모일 때도 있다.
 
나름 국가적 차원에서는 기름을 아낄 수 있고,
개인적 차원에서는 차비를 아낄 수 있다는 의미에서
혼자 택시 탈 때는 대체로 이 방법을 이용하는데...
내가 이상한 건가? ㅡㅅㅡ;;;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이런 짓 안 하는 걸 보면,
뭔가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아... 세상은 내게 너무 어려워
 
 
 
p.s.
한 친구는 '택시 기사도 먹고 살아야지!'라고 하던데,
손님이 우리 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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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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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상큼한 김선생 2008.10.07 00: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그렇게 여러번 했었어요~
    차비 아끼는 건 둘째치고, 택시가 많이 없을 때 좋았어요~ ^^

    친구들하고 택시 기본 요금 거리를 두 명 이상 갈 때 참 편하고 좋았다지요 ^^;;(결국 돈 ㅋㅋ)

  2. 극악해골 2008.10.07 0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대단한데요^^; 모르는 사람을 모아서 택시비를 아끼시다니...
    전 택시비가 아까워서 걸어다닙니다 ㅜㅜ

  3. 산다는건 2008.10.08 17: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 누구나 저렇게 하지 않을까요? 저도 저렇게 할 것 같은데...(하지만 그 전에 버스 끊기기 전에 집에 들어오겠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