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즘 이름만이라도 들어봤을 그 유명한 소쇄원.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의 선비인 처사 양산보가 꾸민 정원(별서정원: 들 같은 곳에 지은 집과 정원)이다. 기묘사화로 스승인 조광조가 화를 입자 낙향하여 은거지로 꾸민 곳이라 한다.
소쇄원의 '소쇄'는 깨끗하고 시원함을 뜻하는데, 다양한 조경수목과 함께, 두 개의 연못과 담장 아래로 흐르는 냇물 등이 건축물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이름만큼이나 깨끗하고 시원한 경치를 이루고 있다. 듣자하니 건축 학도들도 이 아름다운 조화를 배우러 많이들 견학을 간다 한다.
지금 봐도 머리가 확 트이는 듯한 시원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니 그 당시에는 더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 곳은 여러 문인들과 시인들의 유람지가 되기도 했다. 사미인곡, 속 사미인곡, 성산별곡 등이 이곳을 배경으로 쓰여진 시라고 한다. 그래서 국문학 쪽으로도 중요한 곳이라고 한다.
나야 뭐, 국문학도 잘 모르고, 건축도 잘 모르고, 역사적인 것도 잘 모르니, 그냥 찾아가서 좋은 경치나 즐기면 그 뿐. 찾아가서 좋으면 호기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생기면 저절로 관련된 것들을 찾아보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과정도 여행의 일부로 즐길 만 하다 (여행이 끝나도 여행은 계속될 수 있다).
소쇄원 입구. 처음 버스를 내리면 어느 황량한 주차장 앞에서 내려 주는데, 소쇄원 표지판을 보고 조금 올라가 보면 생각보다 작은 출입구가 보인다. 여기서 입장료 천 원을 내야했다 (사진에 매표소는 보이지 않음).
소쇄원은 광주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데, '충효 187번'과 담양군내버스 '225번' 두 개 뿐이다. 담양 쪽이 대중교통이 조금 불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쇄원은 그나마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편한 곳에 속한다.
광주 광천터미널(종합버스터미널)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가서, 터미널 바로 앞에서 담양군내버스 225번을 타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이다. 물론 이 버스는 거의 한 시간에 한 대씩 운행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꽤 오래 기다릴 수도 있다는 게 흠이긴 하다.
소쇄원에서 광천터미널로 다시 돌아갈 때는 충효 187번 버스를 타고, 서방시장에서 버스를 갈아타면 된다. 서방시장에 정차하는 대부분의 버스가 터미널로 가기 때문에 굳이 군내버스를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다.
만약 광주역에서 소쇄원으고 가고 싶다면... 알아서 잘 찾아가세요~ ㅡㅅㅡ/
대나무 숲 사이로 햇살이 반짝이는 소쇄원 입구. 몇 발 걷자마자 벌써 머리가 상쾌해지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여름에 찾아갔기 때문에 소쇄원 내부는 온통 초록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봄에 찾아간다면 매화로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소쇄원은 일년 내내 아름다운 곳이지만, 혼자 시원함을 느끼려면 여름을, 예쁜 사진을 찍으려면 봄과 가을을 추천하고 싶다.
담장 밑으로 냇물이 흐르는 독특한 구조.
마음 내키는 곳에 가만히 앉아있다보면 어느새 소록소록... 잠이 쏟아진다. =ㅅ=;
집도 정말 시원시원한 구조. 겨울엔 좀 춥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활짝 열린 문으로 자연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느껴졌다.
소쇄원을 둘러보면 따로 설명을 듣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굳이 자연을 자르고, 깎고, 다듬어서 인간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 인간과 인간의 건축물이 함께 조화를 이루게 만들어 놓았다는 것. 무심히 내버려 둔 듯 하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이것이 바로 우리 조상들이 자연을 대하는 자세의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