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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Angkor) 유적지의 다른 모든 유적들은 잊어도 좋다. 앙코르 유적지의 대표적인 사원 '앙코르 와트'가 있으니까. 누가 뭐래도 앙코르 유적의 백미는 앙코르 와트다.

'앙코르 와트 (앙코르 왓, Angkor Wat)'는 앙코르 유적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원으로, 아름다운 예술품으로도 극찬을 받고 있다. 앙코르 유적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종교 건축물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앙코르와트는 크메르 제국의 왕 '수야바르만 2세'에 의해 약 30여년 간 축조되었고, 힌두교 3대 신 중 하나인 '비슈누(Vishnu)' 신에게 봉헌된 것이라 한다. 다른 앙코르 유적들과는 달리 정문이 서쪽으로 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서쪽의 사후세계를 향해 문이 나 있는 것으로 보아 왕의 사후세계를 위한 사원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다를 의미하는 길이 3.6 킬로미터의 해자로 사방이 둘러싸여 있는데, '나가(Naga)'를 따라 다리를 건너서 사원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세상 끝에 둘러쳐진 산을 뜻하는 외벽을 지나 들어가면 다섯 개의 탑이 보인다. 중앙의 높은 탑은 '메루(Meru)산(수미산)'을 뜻하고, 나머지 네 개의 탑은 주위의 봉우리를 뜻한다. 또한 사원은 크게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은 '미물계', 2층은 '인간계', 3층은 '신계'를 뜻한다.

사원은 동서를 축으로 정확하게 대칭구조를 이루고 있고, 사원 내부의 회랑은 높은 산을 형상화하듯 되어 있어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어 보여준다. 회랑의 벽에는 섬세하고 화려한 부조물들이 새겨져 있다. 딱히 건물의 의미나 역사적 가치, 구조 등을 잘 모르더라도, 건물의 외벽부터 탑까지 둘러보다보면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드디어 기대하고, 기대했던 앙코르와트로 들어갔다. 택시기사가 왜 첫날부터 앙코르와트를 보여주지 않았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앙코르 유적에 들어서자마자 앙코르와트부터 봤다면, 다른 훌륭한 사원들을 보면서 시큰둥한 반응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다른 사원들을 보면서 점점 분위기를 고조시켜가다가 앙코르와트에서 클라이막스에 이르는, '점층법'의 기교를 부린게 아닌가 싶다. 꽤 훌륭한 관람방식이라고 칭찬하고 싶다.



이 다리를 건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었다. 어릴 때부터 책으로만 보면서 가 보고 싶었던 곳 중 한 군데를 실제로 오게 됐다는 감격. 꿈의 일부분이 이루어졌다는 황홀함. 내게 앙코르와트는 그저 단순한 사원이나 관광지의 의미가 아니었다.





다들 곧장 입구를 통해 사원 내부로 들어가지만, 나는 이 느낌, 이 감동을 좀 더 천천히 음미하기 위해 외벽부터 천천히 돌아보면서 서서히 안쪽으로 접근해 들어갔다. 이른바 게릴라식 잠입기법. ㅡㅅㅡ;;;





역시 앙코르와트 내부에는 다른 어떤 사원들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있었다. 그래도 사원 자체가 워낙 크다보니 사람 없는 곳만 피해서 다니면 내내 조용히 혼자서만 관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외벽을 보면서 여기저기 단체 관광객들 틈에 일부러 끼어들었다. 가이드 설명 들으려고. 물론 한국어로 설명하는 가이드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대충 알아들을 만 했다. 한 군데 너무 오래 있으면 눈치 보이니까 때 되면 다른 단체로 건너갔다. ㅡㅅㅡ;



미물계에서 인간계로 올라가는 계단. 아아 이제 미물에서 인간이 되는 건가요. 싫은데. ;ㅁ;



가다가 한적하고 조용한 그늘에서 바람의 냄새와 함께 돌의 온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았다. 내내 맑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 휘감겨 있는 듯 한 느낌.



벽에 새겨진 조각들을 하나하나 세세히 보려면 아마 며칠이 걸려도 모자랄 듯.







앙코르와트 사원 안에서도 이렇게 향 피우고 뭔가 기원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근데 대부분 절 하는 방식같은 걸로 보아 힌두교는 아닌 듯 했다.



(사원 용도가 변하기는 했지만) 힌두교 사원 안에서 만난 불교의 승려와 크리스천 (둘의 대화를 얼핏 들었다). 뭔가 어색하면서도 조화로운 느낌. 종교라는 것이 패 가르기를 넘어서, 이렇게 서로 조화를 이루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탑의 계단을 올라가면 바로 저 위가 신의 영역. 이 계단도 한 단의 높이가 일반적인 성인 무릎 정도의 높이다. 게다가 발을 디디는 곳의 폭은 한 뼘이 될까말까하다. 그래서 좁고 높은 이 계단을 오르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두 손, 두 발을 이용해 기어오르듯이 오르게 된다. 신의 영역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그 자세를 취하도록 일부러 저렇게 만들어 놓은 것이라 한다.



계단 가장자리에 잡고 올라갈 수 있도록 줄이 설치되어 있지만, 저 줄을 잡고 오르는 것이 더 위험해 보였다. 처음 이 계단 앞에 딱 서면, 우와 이걸 어떻게 올라, 하며 입이 딱 벌어진다. 하지만 차근차근 한 발 한 발 오르면 그리 어렵지도 않다. 더 큰 문제는 올라간 후에 내려오는 거다. 내려다보면 현기증이 일 정도.



서양인들 중에는 아예 오르기를 포기하고 탑 아래에서 눌러 앉아 있기한 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동양인들보다 발도 길고, 크니까 아무래도 이런 계단을 오르기란 조금 힘든건 사실이다. 안타까운 눈초리로 탑만 올려다보고 있는 서양인들 속에서 당당히 올라주는 거다. 음화화~ 메롱~



어찌보면 오체투지를 행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힘들게 계단을 오르면 당연히 얻을 수 있는 게 있다. 시원한 바람이 먼저 맞아주고, 확 트이는 시야로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도 있다. 탑 윗쪽은 크게 볼 것이 없지만, 탑 위에서 주변 경치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이 되고, 만족스러워진다. 신의 영역에 들어와서일까, 사원 주변에 내려다보이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참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 층 차이로 세상을 보는 시각이 확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다시 내려가서 일상이라는 아비규환 속에서 살아갈 거라는 것, 참 안타까운 일이다.



앙코르 유적과 앙코르와트에 대해 간단하게 좀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면 아래 사이트들을 참고하시라.

위키피디아(한글판): 앙코르 유적, 앙코르 와트
위키피디아(영문판): 앙코르 와트
다음 백과사전: 앙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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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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