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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해서 좋아요 가든파이브
    취재파일 2009. 11. 24. 15:56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끌벅적하게 TV로 광고를 하던 '가든 파이브', 기억하시나요?
    "사람들이 막 몰려오고 있습니다~"라면서 떠들썩한 광고를 선보였었죠.
    저도 그 광고를 보고, 서울 인근에 뭔가 큰 쇼핑센터가 생기나보다 했었죠.

    그러고는 한동안 까먹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인터넷으로 이런 뉴스를 봤어요.

    [르포] 유령도시(?) 연상시키는 2조원대 규모의 ‘가든파이브’ 가보니

    오오 유령도시... 어쩐지 어둠의 포스가 막 끌어당기는 느낌.
    드디어 호기심 발동! 저도 한 번 가 보기로 했죠.




    외관은 참 멀쩡하게 생겼더군요.
    삼성동 코엑스몰의 6배 덩치래요. 그래서 동남권 최대 규모라더군요.

    가든파이브는 크게 3개 블록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가블록은 '라이프', 영화관을 비롯한 쇼핑센터.
    나블록은 '웍스', 아파트형 공장.
    다블록은 '툴', 공구상가.

    그 중 쇼핑센터를 집중해서 한 번 가 봤더니...






    10층에 위치한 극장으로 올라가면서 도중에 한 층 한 층 내려서 둘러봤는데, 모두 텅 비어 있더군요.

    가든파이브는 원래 청계천 복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그 동네의 철거된 상가 상인들을 이주시키려고 만들었죠.
    그러다가 복합 문화센터인가 뭔가로 사업을 약간 수정하면서 돈이 더 들어갔구요.

    그래서 이 가든파이브에 쏟아부은 돈이 무려 '2조 원' 이라더군요.

    참고로 2009년 결식아동 급식 지원금이 총 541억 원 이었죠.
    2010년에는 그게 많다고 지원금을 전액 삭감했어요.
    덕분에 2010년에는 결식아동 25만 명이 밥을 굶게 됐죠.




    입주하러 온 사람들을 위해 일부는 불을 켜 놨지만, 절반은 불이 꺼져 있더군요.
    사실 사람도 아무도 없는데 불 켜 놓으면 뭐 하겠어요.
    투자하러 온 듯 한 사람들 무리가 지나갔는데, 설명하시는 분이
    "아직 오픈을 안 해서 비어 있는 거에요" 라더군요.

    거, 말은 똑바로 하셔야지...
    오픈을 안 해서 비어 있는 게 아니라, 입주가 안 돼서 오픈을 미룬 거잖아요.



    가든파이브는 이미 몇 차례 오픈을 미룬 상태에요.
    원래는 작년(2008년) 12월에 오픈 하려고 했는데 미뤄서는 올해(2009년) 9월에 한다고 했죠.
    그런데 그것도 입주율이 부진한 관계로 다시 내년(2010년) 3월로 미뤄졌어요.

    처음 입주 시키려고 했던 청계천 철거 상인들의 절반 이상이 입주 거부를 해서 차질이 생긴 거죠.
    청계천 상인들 입장에서는 가든파이드가 너무 비싸서 입주를 할 수 없었던 거에요.
    그들 말마따나, "여관에서 자는 사람보고 호텔 가서 자라고 하니 말이 되냐"라는 거죠.
    물론 호텔이 시설도 좋고 좋긴 좋죠. 근데 그 숙박비 어쩔 거냔 말이죠.

    게다가 청계천 공장들 중 진동이 심한 기계를 돌리거나, 무거운 기계를 돌린다든지,
    용접, 망치질, 연마 등을 하는 소형 공장의 경우는 아파트 형 공장에 입주가 불가능해요.
    그러다보니 함께 모여서 일 해야 하는 다른 업체들도 입주를 못 하게 되기도 하죠.
     

    자세한 내막은 MBC PD수첩 826회(2009년 8월 25일 방송) '청계천과 가든파이브' 편을 보세요.
    (회원가입만 돼 있으면 무료로 볼 수 있어요.)






    청계천 상인들을 위한 배려는 이미 많이 했다며, 올해 2009년 8월 후반에 일반분양을 접수했죠.

    SH공사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을 보면, '가든파이브 라이프' 신청접수 결과가 이렇게 나와 있었어요.


    1. 신청기간 : 2009. 8. 25 ~ 8.28
    2. 신청장소 : 가든파이브 라이프 테크노관 1층
    3. 공급호수 : 1,282호
    4. 신청결과 : 1,568명  2,820호 신청
    5. 평균경쟁율 : 2.2 대 1
    6. 최고경쟁율 : 100대 1(패션잡화)

     ※ 동호를 지정하여 신청접수하여 특정 동호에 대한 경쟁율임.



    일부 신문에도 가든파이브 라이프가 경쟁율이 2.2대 1이라고 나왔더군요.
    그래서 우와~ 생각보단 사람들한테 인기가 있나보네.
    선경지명 있는 돈 잘 버는 사람들은 나같은 사람하곤 생각이 많이 다른가보네.
    이렇게 생각했죠.



    그런데 조금 더 뒤져보니 뭔가 좀 이상했어요.
    9월 10일에 발표한 당첨자 명단을 보니, 약 430여 호만 분양이 돼 있더군요.

    공급호수가 총 1282호 인데, 당첨자 결과를 보니 430호만 당첨.
    그런데 경쟁율은 2.2대 1.

    그제서야 글들이 자세히 보이더군요. '평균경쟁율'이라는 것.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5개 상점을 분양하기 위해 접수를 받았다고 쳐요.
    근데 입구쪽에 가까운, 위치 좋은 상점 하나에만 10명이 몰렸어요.
    나머지 4개 상점은 아무도 하겠다는 사람 없구요.

    그러면 '평균경쟁율'은 2대 1이 되는 거죠. 결국 당첨자는 한 명이고.
    그런 계산법인 거에요.


    그래서 결론은 이번 일반분양 후에도 약 800여 개 호는 비어있게 됐다는 거죠.





    사람들 말로든 다들 입지는 좋다고 해요.
    제가 생각하기엔 여기는 작은 회사나 벤처기업들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임대료가 싸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죠.

    입지 조건만 따지자면 강변 테크노마트가 가든파이브보다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도 요즘 강변 가 보면... (딱히 말씀드리진 않겠어요, 아실분은 다 아시니까.)

    뭐, 돈 잘 버는 유전자를 가지신 분들의 생각은 또 다를 수도 있겠지만요.




    어쨌든 최종 목적지인 영화관에 가 보았어요.
    돌아다니느라 지친 몸을 잠시 쉬었는데,
    30분간 앉아 있으면서 들락날락하는 손님 수가 대략 무려 30명~!

    조용히 영화 보기엔 정말 좋은 곳일 듯.
    (차비를 좀 써야 하고, 배 고파도 먹을 곳이 없다는 게 흠이지만)




    내친김에 옥상 정원도 가 봤어요.
    옥상에 정원이 다섯 개 있어서 가든파이브라지요.

    우왕~ 저 잔디밭에는 연인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김밥 까 먹으면 참 좋겠어요~




    죽을 각오 정도는 하셔야겠지만... ㅡㅅㅡ;;;






    가든파이브 르포 기사가 나간 다음, 관련 포스팅을 올린 블로거들도 있어요.

    유령도시 가든5에 다녀왔습니다
    예고된 유령도시 가든 파이브

    가든파이브에 대해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거에요.



    유령도시 가든5의 용도를 찾아보는 포스팅

    이 포스팅에서는 '놀려두면 뭐 하냐, 용도를 찾아보자'라는 취지의 논의(?)가 전개됐지요.
    대체로 AT센터를 대체하는 코믹월드 행사(코스프레)장으로 활용하자로 집중되는 듯.
    하지만 제가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초 거대 술래잡기 공간'이었어요. ㅡㅅㅡ/

    저도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요, 가 보니깐 너무너무 조용하고 한적하고 해서
    책 읽기 딱 좋더라구요. 그러니까 입주될 때까지 도서관으로 운영하는 건 어떨까 싶어요.
    그러면 '문화공간' 되는 거잖아요~

    아니면 고시원으로 활용하든지 (평당 단가가 너무 비싸서 좀 무리스럽지만).



    마지막으로, 가든파이브를 아주 잘 활용한 예가 있어서 소개해 드릴께요.
    '시공전기 레이포스'라고, 8~14세 정도의 남자아이를 타겟으로 만들고 있는
    특촬(특수촬영)물이라는데... 이거 웬지 은근히 끌리네요.
    (이 소개 영상의 촬영장소가 가든파이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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