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는 들어봤나, 가쓰오부시 피자.
먹어는 봤나, 가쓰오부시 피자.
상상이나 해 봤나, 가쓰오부시 피자. ;ㅁ;/
광주(광역시) 금남로 근처 어딘가를 헤매다가 마땅한 밥집이 없어서 들어간, 어느 깨끗한 레스토랑.
나름 이탈리아 정통 음식을 만든다고 쓰여져 있던 입간판과, 나름 고급스러운 분위기.
내 돈 내고 가라면 절대 안 갈 비싼 가격들이 마치 당연한 듯 적혀져 있던 메뉴판.
그래서 그런지 주문받고 서빙하는 종업원들도 다들 흰색 상의에 검은색 하의,
그 위에 주방용 앞치마를 두르고 깨끗한 차림새를 하며 약간 무뚝뚝한 듯 보이는
정중함을 컨셉으로 삼은 듯한 매장 내 분위기. 보다 중요한 건 종업원들이 다들 잘생기고 예뻐. ;ㅁ;
어쩐지 그래서 은근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손님들은 거의 대부분 젊은 여성들.
아무래도 맛보다는 깔끔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그런 연령층과 성향들에게 어울릴 만 한 곳.
그래서 가게 이름과 위치는...... 몰라. ㅡㅅㅡ/
맛집 찾아가려고 간 게 아니라, 그냥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서양 빈대떡 하나로
배 채우려고 들어갔는데 우연히 딱 걸린 것 뿐이라서 딴 건 전혀 기억나지 않아.
그래도 찾아가라면 다시 찾아갈 수 있으니까, 정말 가고싶은 분이라면 나 데리고 가셈.
물론 나는 이제 가쓰오부시 피자는 먹지 않겠어!!! ;ㅁ;
아, 그렇다고 이 가쓰오부시 피자가 완전 비추라는 말은 아님.
추천할 수도 없지만 비추할 수도 없는 그 오묘한 맛의 세계.
이름이 가쓰오부시 피자인 주제에 가쓰오부시보다는 이름모를 풀들이 더 많았던 '풀 피자'.
창 가 자리에 앉았더니 나름 조그만 정원이 있던데,
그 정원의 잡초를 뜯어온 게 아닐까 의심되긴 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
종업원이 정원 풀 뜯는 거 못 봤으니까. 아... 어쩌면 개장 전에 뜯어놓을지도.
이거 주문할 때 종업원이, '엣-? 가쓰오부시 피자요?'하고 되물었는데,
그걸 들으면서 이렇게 생각했지. '앗싸- 뭔가 하나 걸렸구나' ;ㅁ;
그래도 요즘 건강 챙기는 사람들이 비싼 돈 주고 일부러 사 먹는
'새싹 비빔밥'같은 것에 넣어져 나오는 그 새싹도 많이 들어가 있고,
이름모를 풀이지만 풀은 풀이니까 건강에는 좋을 듯.
풀인 듯, 치즈인 듯, 빵인 듯, 가쓰오부시인 듯,
단순히 식빵에 풀, 치즈, 가쓰오부시를 넣고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어도
비슷한 맛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일단 도우는 좋은 편.
한 입 베어물면 좋은 빵의 구수함과 치즈의 미끄덩한 맛이 조합되다가,
입 천장에 들러붙는 가쓰오부시와 함께 꾹꾹 씹히는 풀조각들의 향연.
뭔가 언밸런스 하면서도 은근히 먹다보면 또 익숙해지는 이상한 조합.
이건 맛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냐,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웃기는 맛'.
아아, 역시 세상은 넓고 먹을 것은 많아.
이런 음식도 있었다니... 어떤 아스트랄 한 의미로 감동이었어. ;ㅁ;/
p.s.
근데 이탈리아 정통 피자에 가쓰오부시 피자라는 것도 있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