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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키델릭 생리 불순
    사진일기 2010. 1. 5. 09:40










    떠오르지 않는 생각들의 동굴 속을 걸어갈 때도 괴롭지만,
    너무 많은 생각들이 거친 풍랑 빗줄기처럼 내리쳐도 곤란해.

    더이상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넘쳐 흐르는 강둑처럼,
    미처 표현하지 못한, 표현할 수 없었던 감각들이 넘쳐 흐르고,
    흐르고, 또 흐르다가 급기야 콱, 하고 막혀버렸어.

    정말 이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야.
    심각한 건, 일정한 주기는 없지만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건데,
    이를테면 주기가 불순한 정신적 생리인 것 같아.

    정말 고통스럽고 찝찝하기 그지없는 일상 속에서, 바짝,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거야, 언제 짜증 비슷한 뭔가가 터져나올지
    알 수 없으니까. 나도 주체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말이야.

    아, 표현하지 못 한 감각들은 그대로 버려져야 하는 걸까.
    태어나지 못 한 생명들처럼 그대로 버려져야만 하는 걸까.
    그렇다고 움켜쥐고 있어봤자 섬득한 핏빛일 뿐이잖아.

    느려, 너무 느려.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여기까지라는 게
    울분이 북받치도록 한탄스럽고 또 개탄스러워.

    안 돼, 안 돼, 더이상 이렇게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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