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통영 동피랑 마을에서 벽화를 그리고 왔어요.
쌓인 일도 뒤로하고, 블로그 업데이트도 잠시 중단하고,
식음을 전폐하고(비싸서 밥 제대로 못 먹었음 ;ㅁ;)
그린 벽화는 만화 네 컷.

처음에는 그냥 화사한 꽃그림을 그리려고 했지만,
가만 보니 벽화에는 꽃그림이 많기도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만만하게 작업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해서 접었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내 웹툰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만화 벽화.
만화라는 장르를 선택하니 욕심이 조금 더 났죠.
단지 예쁘고 화려하고 보기좋은 벽화들은 가득가득 널려 있으니,
뭔가 메시지를 주자라는 것.

일단 화사하고 깔끔하고 아기자기 귀여운 점을 내세워,
그림 자체는 꼬마들이 좋아할 수 있을 만 한 쪽으로 표현.
그리고 깊은 의미를 좀 더 두어서,
아는 사람은 음미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 의미를 내포.
그게 이번 벽화의 컨셉이었어요.




단순하게는 도시를 그리고 있는 아메바 캐릭터지만,
조금 생각해 보면 붓이 촛불로도 보일 수 있게끔 하려고 머리를 써 봤는데...
붓 몸통을 하얀색으로 남겨두려니 너무 어설퍼보여서 색칠을 하고야 말았음.




그래서 생각한 것이, 들고 나온 붓이 다 타면 사라지는 쪽으로 표현.
그러니까 촛불이 다 타고 사라지는 거라는 표현.
다 타버리고 사라져도 또 다른 사람들이 힘을 합한다는 의미.




'우리 함께 만들자'라거나, '우리 다같이 만들자' 같은 말을 쓸 수도 있었지만,
극구 '다시'라는 단어를 쓴 의미, 이제 짐작하실 분들은 짐작할 수 있을 듯.

사실 주제는 이 문장임. '우리가 다시 만들자'.




세계인에게 어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영어 표기.
사람으로 꽉 차게 되면 도구나 매체따위는 별 필요 없다는 표현.
어쨌든 '(그가 죽어도) 참여는 죽지 않아'!




그냥 간단하게 풀이하자면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서 벽화를 그려서,
우리 도시를 우리의 힘으로 만들어간다라는 의미로 봐도 됨.
그게 일차적인, 표면적인 주제이므로 제작의도에서 벗어난 것도 아니니까요~

좀 더 복잡하고 깊게 해석하실 분들은 위에 살짝 설명해놓은 것들을
참고로 해석해 보아요~



어쨌든 벽화의 일차적인 의미는 벽을 아름답게 만드는 거라서,
내 간결한 만화체로 최대한 깔끔하고 깨끗하게 표현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흰색'에 최대한 집중했음.
직접 보면 다른 벽화들의 흰색과는 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임.

그리고 캐릭터의 바탕선이 구불구불 지저분하면 전체적으로
지저분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최대한 깨끗한 선을 그으려 노력했음.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로 노력은 했는데,
딱 보기엔 다른 사람들보다 못 해 보일 수도 있는 벽화 탄생~!!! OTL



그림이 워낙 간단해서 추최측(?)으로부터 설렁설렁 놀면서 한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절대 남들보다 적게 일 하지는 않았음. 흑흑 ㅠ.ㅠ

지금 걱정되는 건, 아무래도 이 벽화는 쉽게 더러워질 것 같다는 것.
몇 달 안 지나 지금의 깨끗함은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싶은 아쉬움.

아아... 다음번에 벽화 그릴 땐 그냥 꽃그림이나 그려야지.
그럼 작업시간도, 노력도, 신경 쓸 일들도 절반이하로 줄어들테야. ㅠ.ㅠ



p.s.
동피랑에서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있었는데, 그건 다음 기회에 천천히~
동피랑에서 만났던 수많은 분들, 일단 만나서 너무너무 좋았다고 인사올릴께요~
다른 말들은 나중에 또 할 기회가 있을 거에요~
어쨌든 이제는 다시 현실로.


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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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잉커 2010.04.12 02: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휑한 벽에 그림 그려놓으니 전체 분위기가 사네요. 멋집니다 :)

  2. liberto 2010.04.12 10: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래 진짜 열심히 한 건 다른 사람들이 몰라주는 거...
    수고하셨습니다. 동피랑 못 간 게 무지 아쉽네요.

    • 빈꿈 2010.04.14 14: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실 여기서 밝힌 내용도 돌아오자마자 대충 밝힌거고,
      제가 말 안 하면 아무도 모를 비하인드 스토리도 좀 있어요. ㅠ.ㅠ
      이건 기회 봐서 다음에 하든가 할께요 ㅠ.ㅠ

  3. idjung 2010.04.12 20: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용 좋군요. 머리를 많이 썼는 걸요?

  4. 강달 2010.04.12 2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생 많이 하셧네요...
    동피랑에 새로운 명물 하나가 탄생 한것 같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벽화네요....

  5. 고등어 2010.04.13 0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완성한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확! 좋습디다요.
    제가 이상한 얘기한게 미안하더군요 용서하십셔~헐~
    너무너무 반가웠답니다.
    마지막날 미주뚝배기 같이 못먹은게 아숩고요.
    전 오늘 7시간 걸려서 집에 도착했어요.,ㅡ;
    통영을 떠나는게 너무 섭섭해서 다리가 후둘후둘
    떨리도록 걸어댕기다 떠나왔습니다.
    빈선생님!ㅋ 서울에 오시면 식사대접 합죠^^
    블로그 자주! 잘~ 구경하겠습니당.
    저도 현실로 컴백! 흑

  6. snowall 2010.04.13 1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통영에 구경가봐야겠네요 ㅋㅋ

  7. snowall 2010.04.14 14: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동네는 쓸데없이 엄숙한 곳이라 청소하는 아줌마가 화내면서 지워주실듯 -_-;

  8. mac 2010.04.14 1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
    잘 올라가셨나요 ㅋㅋ
    저희 누구게요~~~~~~
    저흰 아직도 마무리 못하고있어요
    언제 완성될런지,,

    • 빈꿈 2010.04.15 0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엥? 블로그 주소 알려드린 사람 몇 안 되는데...
      라고 생각하다가 이제 생각해냈어요 ㅋ
      결국 통영 구경은 전혀 못하고 와버렸어요 흑 ㅠ.ㅠ
      통영 가이드 할 사람도 이렇게 있었는데~~~
      쉬엄쉬엄 천천히 즐기면서 하세요~
      아직 거기서 벽화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게 저는 너무 부러운걸요~ ^^
      담에 기회되면 통영아닌 다른 어느 곳에서라도 다시 보아요~

  9. 2010.04.14 19: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고생했수~

  10. ytzsche 2010.04.15 09: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벽화 멋져요, 적당한 선에서 보일 건 보이고 숨겨진 건 숨겨지고.^^ 빈꿈님 왠지 보고 싶다능.ㅋㅋㅋㅋ

  11. 커피믹스 2010.04.15 1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왕~~~ 벽화 색다르네요. 짝짝짝 .그림솜씨가 대단하셔요 ^^
    이뻐요^^

    • 빈꿈 2010.04.19 15: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이렇게 써 놓으니 마치 제 것만 잘난 척 홍보하는 꼴이 돼 버렸네요. ㅋ
      좀 있다가 다른 벽화들도 꼭 소개해 드릴게요~ ^^

  12. 스치다 2010.04.15 1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연챦은 검색으로 들어왔다가 나갈 줄 모르고 머물러 있습니다~
    그림은 그림대로, 사진은 사진대로, 사색은 사색대로...
    멋진 분 같습니다~
    님께서 전하고픈 메세지...분명 알아보는이 아니, 인생에 꿈을 품는 이도 생길겁니다~
    행복하세요^^
    님 인생 화이팅!!!

    • 빈꿈 2010.04.19 15: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메시지로 인생에 꿈을 품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럼 정말 이렇게 블로그 운영하고 하는 게 보람있는 일이겠지요~ ^^

  13. 하루 2010.04.20 11: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찾아오기도 힘들고, 댓글달기도 어렵고
    제 블러그에도 한 번 놀러오세요

  14. Demian_K 2010.04.22 1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컷 안에 의미와 공감을 담는다는게 정말 어려운 일인데
    정말 멋지네요. 한눈에 들어오는 짧은 만화지만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어요

    그나저나 이채님 댓글보고 웃었다능ㅋㅋ..ㅋ...두분이 그런 사이셨군요...

  15. 공갈빵 2010.05.27 12: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걸 이제야 봤네~하얀벽화좋다!! 실제를 보러갈 일만 남았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