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STEAM)은 미국의 '밸브(valve)'사에서 서비스 하고 있는 게임 판매 플랫폼이다. 간단하게 '앱 스토어'의 게임 카테고리를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일단 스팀 서비스 자체는 별 문제가 안 된다. 문제는 그 안에 있는 게임들. 한국어를 지원하는 게임들이 있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게임위(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 심의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스팀의 게임들을 국내법으로 심의하기는 좀 문제가 있지 않은가 싶다. 당장 떠오르는 문제만 다시 풀어서 알아보자.
1) 스팀은 특별히 한국 시장에 들어 온 상태가 아니다.
내가 알기론 아직까지 스팀에서 한국 유저들은 달러로 결제하고 있는 상태다. 나중엔 바뀔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해외 직구(직접구입) 형태. 해외 직구로 물건 살 때를 생각해보자.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구입을 할 수 있는데, 중간에서 검사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나 기관이 판매업자에게 '우리나라 법대로 심의를 거쳐라'고 할 수 있는 걸까.
2) 한국어 서비스니 한국에서 심의를 받아라?
이건 글자가지고 논란이 좀 있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북한과 중국 조선족자치구에서는 '조선어'라고 부르니까. 근데 한국어든 조선어든 영어로 하면 Korean이다. 이 때, 해외 업자들이 Korean으로 서비스를 한다면, 이게 꼭 한국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라고 간주할 수 있을까?
3) 한국어 서비스만 문제인 건가.
스팀의 수많은 게임 중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은 일부에 불과하다.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들은 더 많이 있고, 그런 게임들도 모두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게임들만 심의를 한다면,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을 내국인 유저들이 사용하는 건 어떻게 되는 건가. 이건 또 역차별 아닌가?
따라서 스팀 관련 부분은 정계에서 윽박지르고 강압해서 어떻게 할 문제가 아니라, 좀 더 연구와 논의가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
* 스팀 문제가 터진 이유를 알고 싶다면 앞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람:
스팀(STEAM)과 게임 등급 심사, 불안한 유저들
p.s.
스팀이 달러 말고도 각국 현지 화폐 결제를 서서히 추진하고 있다고 하던데, '원화 결제'를 지원하는 순간 문제는 간단해진다. 원화는 한국에서 통용하는 화폐이므로, 원화 결제를 지원한다는 건 한국을 타켓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표시가 된다. 그러면 심의 문제를 피할 순 없게 된다.
p.s. 2
국감에서 게임위를 향해 질타를 한 국회의원이 오늘(10월 24일) 다시 국감에서 또 이런 말들을 했다 한다.
"법은 엄정히 집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외국 게임에 대해서도 동등하게 대처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 형사사법공조조약을 이용해서라도 추후 국내외 게임들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할 것"
(박주선 의원, 게임위 딴죽걸기 도 넘어 - '스팀' 등급심의건 재탕ㆍ삼탕 (더게임스), 10.24)
10월 1일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도자료만 보면 국내 게임의 규제를 풀겠다는 건지, 해외 게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건지 분명치 않았다.
"게임 등급분류를 엄격히 진행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서 방치하는 것이라면 그런 규제는 폐지해야 한다"
(박주선 의원 홈페이지 보도자료: “게임등급분류, 국내업계에 대한 역차별 해소해야”, 10.01)
그런데 오늘(24일) 국감에서 "형사사법공조조약을 이용해서라도 추후 국내외 게임들에 대해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한 것을 보면, '해외 게임에 대한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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