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종합대책이라며 계약직 노동자 처우에 대한 논의가 한창 오가고 있는 중이다. 요즘 인기인 '미생'의 주인공 이름을 따서 무려 '장그래 법'이라는 이름까지 붙여서 나돌고 있는 상황.

 

그런데 미생을 보긴 한 건가, 아니면 드라마 미생은 웹툰과 내용이 다른 건가? 장그래는 계약직을 더 하게 해달라고 한 게 아니라 정규직으로 입사하길 원했다고 기억하는 건 나만의 착각인건가.

 

일단 정부 측에서 내놓은 비정규직 대책의 기본 골자는 이렇다.

 

- 실업급여 수급기간 3개월에서 4개월로 늘림

- 3개월 이상 근무시 퇴직금 지급

- 계약갱신 횟수 2년에 3회로 제한

- 35세 이상 4년까지 고용

 

실업급여야 어차피 이런저런 이유로 받기 어렵거나, 받는다 해도 한 달 더 받는 건 먹고사는 데 큰 도움이 안 되고, 뭐 준다면 좋긴 하겠으니 이건 일단 좋다고 치자.

 

퇴직금 지급은 조삼모사다. 어차피 이거 시행하면 '퇴직금 주니까 임금 깎아서' 고용 할 테다. 정규직 연봉 책정하는 데도 이런 논리를 적용하니까. 오히려 임금 삭감하는 기회로 여겨질 수도 있다.

 

계약갱신 횟소 제한이야 갱신 세 번 하고 자르면 되고. 계약갱신 안 하고 자른 뒤에 다시 고용하는 걸로 서류 꾸미는 건 요즘도 많이 하고 있는 방법이다. 그런식으로 비정규직으로 한 회사 거의 십 년 다니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35세 이상 4년까지 고용... 정부 논리는 35세 이상돼서 짤리면 딴 데 비정규직 자리 구하기도 어려우니 4년으로 고용 늘려주자는 건데, 그런 현실을 알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줘야지 4년으로 늘리다니. 그럼 4년 후에 마흔 돼서 짤리면 다른 데로 옮기기 쉬워지나? 그땐 그냥 죽으라고?

 

갑갑하다 갑갑해.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두서없이 나올까봐 일단 생략.

 

 

p.s.

'장그래법'은 사실 '장그래를 만들기 위한 법'이 아닐까 생각됨.

비정규직으로 고용해서 '야 너 잘 하면 정규직 된다~'는 당근 제시.

죽을똥 살 똥 열심히 묵묵히 참고 견디며 야근하고 없는 능력도 끌어내서 회사를 위해 일 한 후엔

짤리고~

짤려도 그냥 그렇겠거니하고 원래 그렇게 계약했으니까 하고 순응하는

그런 훌륭한 비정규직 인재들을 많이많이 만들기 위한 의도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저런 게 나올 수가 없잖아.

 

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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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ymin 2015.06.16 1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임금 정규직은 또다른 나락 입니다. 무엇 보다도 동일노동 동일 임금이 정착되어야 합니다
    유럽복지국가에선 보편적인 일인데, 한국에선 이 예기만 꺼내면 빨갱이 좌빨 취급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