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가 최저환율제를 도입한지 거의 3년만에 이를 폐기했다. 스위스의 최저환율제는 2011년 유로존 위기 때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유로에 비해 폭등하면서 수출과 관광 등의 산업에 타격을 입으며 도입한 제도다. 스위스프랑이 유로화 대비 1.2프랑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스위스 중앙은행이 유로화를 무제한 매입하겠다고 선언했던 것. 사실상 고정환율제 비슷했다.

 

그동안 어떤 낌새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발표해버려서 시장의 충격이 컸고, 이때문에 한국의 증시도 타격을 받았다. 스위스프랑으로 돈놀이 하던 곳들이 꽤 많았기 때문.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달러를 1천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생각해보라. 시장 변동으로 달러가 한 950원 정도로 떨어지면 너도나도 달러를 사 모을 거다. 한국은행이 달러를 다시 1천원 이상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 스위스가 그런 상황이었던 것.

 

하루아침에 폭탄을 맞은 금융가는 막 난리라며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어수선했고 이를 받아쓰는 언론도 호들갑을 떨었지만, 정작 EU 쪽에서는 "그래도 그렇지 우리랑 상의는 좀 하지" 정도였을 뿐 크게 비난하거나 하진 않았다. 일단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였고, 그보다는 유로 가치 하락에 도움을 주는 조치였으니까.

 

그리고 22일, ECB는 예상했던대로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WSJ "ECB, 최소 1년 간 매달 500억 유로 채권 매입"..FT는 2년 간 1조2000억 달러 매입

 

금융권에서는 이게 유럽 경기 부양에 도움이 크게 되지는 않을 거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안 되면 아마 또 풀겠지 뭐. 지금 미국, 일본, 유럽이 환율전쟁을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는데, 여러모로 좀 불안불안 한 게임이다.

 

어쨌든 ECB의 본격적인 양적완화로 1 유로가 1달러와 같은 가치를 가지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환율 떨어질 때는 다 뒤로 미루고 그 쪽으로 여행 가는 것이 좋긴 하다, 인생 뭐 있나 싸질 때 즐겨야지. 근데 유럽은 환율이 아무리 떨어져도 항공료가 비싸서 에러. 강 건너 꽃 구경. 안타깝다.

 

Posted by 빈꿈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규칙왕 2015.01.26 0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위스 환율관련 읽은 글중 제일 쉽고 알기쉬운 설명이었습니다. 글 잘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