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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파파이스, 대학로 벙커1 마지막 방송 - 은수미 의원 출연잡다구리 2016. 2. 26. 03:59
딴지일보가 운영하는 카페 '벙커1'을 찾아갔다. '김어준의 파파이스' 공개 녹화를 보기 위해서였다. 벙커1은 3월에 충정로 쪽으로 이전 할 예정이라서, 이번 녹화가 대학로에서 하는 마지막 방송이었다.
공개 녹화를 한 번 가보고 싶기도 했고, 대학로에 있는 벙커1을 마지막으로 방문해보고 싶기도 해서 겸사겸사 늦은 시간에 찾아가본 것이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억지로 무리해서라도 가고 싶더라. 장소를 옮기는 것 뿐이긴 하지만.
대학로 쪽에 위치한 벙커1. 이제 며칠 지나면 벙커1이라며 대학로 약도를 소개해 놓은 글들은 모두 쓸모 없어 지겠지. 하나 둘 사라지고, 떠나가고, 변해가고, 헤어진다.
어쨌든 파파이스 공개 녹화 현장. 이날은 은수미 의원이 온다고 해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았다. 원래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건지, 은수미 의원이 출연한다고 해서 많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거의 모든 자리가 꽉 차고, 뒤에 서서 보는 사람도 있었다.
방송은 곧 인터넷에 동영상으로 올라올 테니, 중간 내용들은 다 생략.
은수미 의원이 등장하자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다.
은수미 의원은 당일 새벽 2시 30분부터 12시 48분까지, 장장 10시간 18분 동안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했다. 2월 25일 현재 이 기록은 가장 긴 필리버스터로 기록돼 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연설에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은 듯 하다. 시간이 좀 흘렀지만 아직도 몇몇 말들이 회자되고 있기도 하고. 아마 그래서 밤 10시 쯤 출연하는 그녀를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11시 넘어서 나는 버스를 타려고 나왔지만, 거의 자정까지 인터뷰가 계속됐다고 한다.
특히 연설 마지막 부분이 감동적이었다며 일부분 영상을 상영하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갑자기 하기로 결정됐다고, 김광진 의원은 거의 준비할 시간도 없이 첫 타자로 나가게 됐다고. 그런데 회의 중에 '지더라도 함께 지자'라는 말이 나왔고, 그런 결의로 필리버스터를 하게 됐다고 한다. 숫자에 밀려서 질 수 밖에 없는 싸움이겠지만, 그렇다해도 왜 싸웠는지, 어떻게 싸웠는지 보여주고, 지더라도 국민과 함께 지자고 결의했다 한다.
그런 말을 듣고 돌아오니 필리버스터 국회방송을 생중계를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소위 테러방지법이라는 말도 안 되는 법이 통과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나지만.
어쨌든 대학로 벙커1은 이제 안녕이구나.
2016년 3월부터는 충정로 쪽으로 이전한다. 지하철 2, 5호선 충정로 역 9번 출구라고. 새롭게 단장한 벙커1도 가봐야지, 언젠가는.
(이미지: 벙커1 홈페이지, 충정로 이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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