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 해커가 개입했다는 뉴스가 터져나왔다. 이미 공식 보고서도 나오고 해서 오바마가 퇴임 전에 러시아 외교관들을 내쫓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 유럽 쪽도 각종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의 해킹이 개입되지나 않을까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한국은 이 사건에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분위기다. 최씨 일가의 국정농단 사건에 관련된 뉴스가 하루에도 수십개씩 쏟아져서, 이것만 해도 뉴스 따라가기가 벅찰 지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도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이런 외력에 의한 국내 정치 개입을 어느 정도는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간단하게 한 번 짚어보자.

 

 

2015-2016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서버 해킹

 

2015년과 2016년에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Democratic National Committee) 서버가 해킹되었다. 해커들은 인터넷을 통해 유출된 자료들을 배포했다고 추정된다.

 

여기서 유출된 자료는 2만여 건의 이메일과 8천여 건의 첨부자료들이다. 정치 블로거와 언론들은 이 자료들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고, 2016년 7월 위키리크스에도 문서들이 공개됐다. 위키리크스 측은 정보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다.

 

> What was in the DNC email leak? (CNN)

 

 

(미국 대선 러시아 해킹 개입 관련 보고서 첫장 이미지)

 

 

민주당 전체로 파문 확산

 

2016년 8월 경에는 '폭로'로 이름 있는 사이트들이 경쟁적으로 민주당 관련 비밀 문서들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위키리크스를 비롯해서 DC리크스닷컴, 구시퍼2.0 등이 여러가지 자료들을 공개한 것이다.

 

이때쯤 민주당 하원 선거위원회(DCCC)의 기금 모금 만찬 관련 자료들이 공개됐다. 이 자료에는 만찬 참석자 명단과 기부자들의 사회보장번호, 기부금 액수 등의 상세한 자료들이었다. 아울러 DNC 관련 인물들 신상정보와 자금 기부자 목록, 선거 전략 등이 공개되기도 했다.

 

또한 소로스 그룹의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OSF) 이사회 인트라넷도 해킹당했다고 FBI에 스스로 신고했다.

 

이와 관련해 DC리크스가 러시아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러시아 측은 오히려 미국 정보기관이 해킹해놓고 덮어씌우는 것 아니냐며 러시아 개입설을 부인했다.

 

> The Perfect Weapon: How Russian Cyberpower Invaded the U.S.(NYTimes)

> Debbie Wasserman Schultz to resign as DNC chair as email scandal rocks Democrats (guardian)

 

(이미지: PeteLinforth, CC0)

 

파문과 분열

 

DNC(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이었던 데비 와셔먼 슐츠 하원의원은 위키리크스에서 폭로 문건들이 올라오자마자 전당대회 의장직을 박탈당하고, 전당대회 공식 일정에서도 배제됐다. 버니 샌더스와 힐러리 클린턴 경선에서 힐러리 쪽에 편파적이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 정황이 보이는 이메일들이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됐다.

 

이후 지속적으로 공개되는 각종 문서들로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은 거의 연일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분열이 일어났다.

 

'해킹으로 문서가 유출됐건 어쨌건 편파적이었던 건 사실 아니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것 자체가 외부 세력에 의해 폭로되었고, 그 결과로 분열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 Bernie Sanders Calls for Debbie Wasserman Schultz to Resign in Wake of Email Leaks (abcNEWS)

> DNC Chief Debbie Wasserman Schultz Stepping Aside in Wake of Scandal (NBCnews)

 

(해킹 개입 관련 보고서 속의 이미지)

 

미 대통령 오바마의 러시아 해킹 관련 조치

 

오바마는 2016년 9월 중국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푸틴에게 해킹을 하지 말 것을 완곡하게 언급하고, 10월에는 레드폰(Red Phone, 일종의 핫라인)을 통해서 푸틴에게 러시아의 해킹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 US hacking claims: Obama told Putin to 'cut it out' (BBC)

> Obama: I told Putin to cut it out on hacking (CNN)

 

미국 현지시간으로 2016년 11월 8일 대선 투표(선거인단 선출)가 있었다.

 

그리고 2016년 12월 29일 오바마는 해킹 사건과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외교관 35명을 추방하고, 미국 내 러시아 정부 시설 2개를 폐쇄했다.

 

추방 대상이 된 외교관들은 워싱턴DC 주재 러시아대사관과 샌프란시스코의 러시아총영사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에게는 72시간 내에 가족과 함께 미국을 떠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폐쇄된 미국 내 러시아 시설은 뉴욕과 메릴랜드에 있는 것으로, 주 목적은 러시아 외교관 등이 휴식 등을 위해 마련된 곳인데, 이번 해킹 관련 사건에서 정보원들의 활동 무대가 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해킹 배후로 지목된 곳은 러시아군 총정보국(GRU)과 러시아연방보안국(FSB) 등 5개 기관이다. 미국 정부는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이들 기관 간부들은 자금동결과 여행제한 등의 조치를 내렸다.

 

물론 러시아는 아직도 '우리는 관련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Obama sanctions Russian officials over election hacking (USAToday)

> Obama slaps sanctions on Russia, expels intelligence agents over election hacks (WashingtonTimes)

> Obama Strikes Back at Russia for Election Hacking (NYTimes)

 

오바마는 2017년 1월 10일 퇴임연설을 했고, 20일 공식 퇴임일로 예정되어 있다.

 

(ICA의 대선 해킹 관련 보고서 이미지)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

 

오바마는 1월 8일 한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해킹으로 미국 대선에 개입한 게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이버 해킹의 영향력을 과소평가 한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역시 11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대선 해킹의 배후였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This Week' Transcript: President Barack Obama (abcNEWS)

> Trump claims Russia will stop hacking US, says Putin liking him is an 'asset' (CNBC)

 

그리고 최근에는 러시아가 트럼프에게 불리한 자료도 가지고 있었다는 의혹이 나왔다. 트럼프에게 불리한 여러 정보들을 가지고 있었지만, 힐러리 클린턴과 민주당에 불리한 정보만 공개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에 '전직 MI6 요원'이 연루되어 있다는 뉴스들이 나오고 있다. 맨 처음엔 공화당 쪽 사람이 미국 정보조사 회사에 트럼프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의뢰한 것이, 이후에 민주당 쪽이 관심을 가지면서 조사를 계속하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전직 MI6(영국 대외정보기관) 요원과 러시아 현지인 등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 여기서 트럼프에 대한 러시아 측의 작업이 있었다는 메모가 나왔는데, 이건 아직 공식적으로 사실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러시아에게 약점이 잡혀있는 상태가 아닌가, 혹시 러시아와 트럼프가 다른 어떤 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 등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어쨌든 아직 취임도 하기 전 상태에서 스캔들에 휘말리게 됐다.

 

> Intel chiefs presented Trump with claims of Russian efforts to compromise him (CNN)

> These are Trump's ties to Russia (CNN)

> Russia hacked Republican state campaigns but not Trump's: FBI head (reuters)

> Former MI6 officer Christopher Steele, who produced Donald Trump Russian dossier, 'terrified for his safety' and went to ground before name released (telegraph)

 

 

p.s.

예전에 어떤 나라에서 있었던 해킹 관련 사건을 되짚어보면서 이들은 어떻게 일을 진행해가고 대처해가는지 보는 게 관전 포인트다.

 

-참고

* GRIZZLY STEPPE – Russian Malicious Cyber Activity (NCCIC, FBI; pdf)

* Background to “Assessing Russian Activities and Intentions in Recent US Elections”: The Analytic Process and Cyber Incident Attribution (ICA; pdf)

 

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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