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인도 델리 노선에서 기체 결함으로 운항을 지연하고는, 승객들에게 막연히 대기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체 결함 지연, 무작정 대기하라고

 

2월 11일 저녁 7시 40분 경(현지시간), 대한항공 비행기는 인도 델리를 출발해 인천공항을 목적지로 운항 할 예정이었다. 처음에 40분 연착을 알릴 때만 해도 승객들은 으레 있는 연착이려니 하고 기다렸지만, 이후 정비 문제라며 시간이 계속 지연되다가 결국 해당 비행편은 취소됐다.

 

(대한항공 비행기 사진. 이 사진은 본문 내용과 상관 없음. 사진: PublicDomainPictures, CC0)

 

승객들은 새벽 1시 쯤에야 대한항공의 안내에 따라 델리 현지의 한 호텔에 도착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많은 손님들을 받게 된 호텔 측에서도 준비가 미흡해서, 새벽 2시 쯤에야 치약, 칫솔 같은 간단한 세면도구를 받을 수 있었다.

 

비행기에 짐을 다 실어놓은 상태라 대부분의 승객들은 세면도구 등 별다른 짐이 없는 상태였다. 즉, 핸드백 같이 기내에 가지고 탑승할 간단한 소지품만 가진 채 호텔에 투숙하게 된 것이다.

 

 

해당 비행편에는 패키지 투어로 인도 여행을 떠난 팀도 서너 팀이 있었는데, 그 중에는 영어를 거의 할 줄 모르는 사람들로 구성된 팀도 있었다. 현지 가이드들은 손님들이 탑승 게이트로 들어가면서 헤어지기 때문에, 이 승객들은 별다른 가이드 안내도 없이 이 모든 상황을 겪어내야만 했다.

 

호텔에 도착하면 대한항공 측 직원이 대기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막상 가보니 직원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영어를 잘 못 하는 사람들은 식사 같은 것들도 대충 눈치 봐서 해결해야 했다. 더군다나 식사에는 밥 먹는 비용만 공짜였고, 커피는 자비로 사먹어야 하는 등, 뭔가 좀 엉성한 대처 모습도 보였다.

 

11일 저녁에 해당 비행편이 취소될 때 항공사 측은 다음날 항공편을 탑승시켜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날엔 항공편 탑승이 다시 또 연기된다고 했다 한다. 결국 승객들은 막연히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델리 레드포트. 사진: nitell, CC0)

 

만 24시간 대기 후 탑승 

 

대한항공은 결항 다음날인 12일 저녁 5시 경 승객들을 호텔에서 공항으로 이동시켰고, 밤 11시 경(현지시각) 승객들을 대체 항공편에 탑승시켰다. 대략 27시간이 지난 후에야 승객들은 귀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금은 일단 승객들이 귀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것 까지만 알려진 상황이다. 델리 공항에서 해당 시간 비행편을 조사해보니 한국으로 직항하는 비행편이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경유편으로 귀국하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을 뿐이다. 승객들이 귀국하거나 어떤 공항에서 내려서 다시 연락이 취해지면 내용을 더 추가하도록 하겠다. 또한 이번 일에 대해 어떤 보상으로 대처하는지도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다.

 

 

대한항공 인도 이벤트

 

참고로 대한항공은 작년 12월 경부터 인도 직항 항공편을 운항중이며 광고도 많이 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이벤트도 벌이고 있는데, 나도 이 글로 이벤트 페이지 링크도 걸고 사람들에게 알렸으니 이벤트에 응모한 것이 되려나.

 

(대한항공 인도 관련 이벤트 홈페이지 캡처. 출처: 대한항공 인도하는 인도여행)

 

아직 많은 사람들이 대한항공 같은 큰 항공사에 거는 기대가 있다. 최소한 저가항공과는 다른 무엇이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진정한 실력이 드러나는 것은 위기 상황 때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대한항공을 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위기 상황 때 좀 더 프로페셔널 한 대응을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부모님 효도관광 보내드릴 때도 이왕이면 대한항공을 택하는 사람도 많다. 이번 패키지 팀 중에도 영어 못 하는 어르신 팀이 있었던 것도 아마 그런 이유에서일 테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이렇게 저가항공 못지 않은(?) 대처 능력을 보여준다면 이제 대체 대한항공의 경쟁력을 어디서 찾아야 하나. 같은 거리를 더 비싸게 간다는 특징? 광고를 좀 더 삐까번쩍하게 한다는 특징?

 

기체 결함을 미리 발견하고 도중에 추락하지 않게 방지한 것은 참 다행스런 일이다. 그런데 그 후에 승객들을 처리하는 데도 좀 더 설명해주고, 좀 더 인간처럼 (그저 돈 내는 짐승이나 짐짝이 아니라 인간으로) 대응을 했다면 오히려 잃었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여러모로 참 안타까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항공사는 항공사 본연의 업무에 좀 더 충실했으면 싶다.

 

 

p.s. 추가

한국시간으로 2월 13일 오전 11시 경 승객들이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대한항공은 승객들에게 우대할인권 만 원짜리 6장을 줬다 한다. 대한항공 국내선 이용이나, 위탁 수하물 초과 시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쿠폰이다. 즉, 만 하루를 넘긴 항공편 지연 보상으로 6만 원어치 쿠폰을 줬다(더 자세한 사항은 파악 중).

 

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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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연의확률 2017.02.21 01: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시 탑승자인데 지나가다 글 남깁니다. 도착은 오전 8시 넘어서 했고, 짐 찾고 나오니 9~10시쯤 되었던 거 같습니다. 짐 찾는 곳 앞에서 대한항공 관계자들이랑 계속 이야기했거든요. 저를 포함한 탑승자 중 20여명은 끝까지 남아 6만원 상품권을 반납하고(반납 확인 서명 받음), 추후 사과와 보상을 건의하며 돌아왔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 연락이나 진행 상황을 보고해주지 않고 있네요.

    이와 비교되는 오늘자 필리핀항공 14시간 지연에 관한 입장이 흥미롭습니다.

    1) 오늘자(2/20) 필리핀항공 14시간 지연에 대한 관계자 발언
    (중략) 필리핀항공 관계자는 "오랜 시간 지연된 만큼 세부 논의를 거쳐 승객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 지난주(2/13) 대한한공 인천-델리(KE482D) 26시간 지연에 대한 관계자 발언
    (중략) 이 관계자는 비행 지연에 대한 손해배상 문제는 지연 상황에 대한 책임소재와 개별 피해 등을 검토해야 하기에 현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요약]
    1. 4회 이상 걸친 일방적 지연 통보: 정시 19시 40분 출발 -> 오후 20시 출발 -> 23시 이후 출발 -> 익일 17시 40분 출발 -> 익일 21시 40분 출발 -> GATE OPEN 이후 약 30분 지연

    2. 글로벌 항공사 직원의 기본적 소양 부족: 힌두어는 둘째치고 영어 하나 제대로 못하는 대한항공 현지 직원 – 한국인 이외에 인도/일본/타국 승객들 우왕좌왕하며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
    (한국어도 제대로 못해서 어버버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3. 매뉴얼의 부재인가? 신규 취향에 따른 경험 및 인프라 부족인가? 에 관한 의문: 매뉴얼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존재하겠지요. 명색이 대한민국 탑 항공사 아닌가요, 그래서 결론은 말만 번지르르 했다는 겁니다. 지연 항공편이 익일로 넘어갔을 때의 대한항공 책임자의 공지 중 제대로 지켜진 것이 단 하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4. 수화물 혹은 수하물: 지연 스케줄이 익일로 넘어갔을 때, 대한항공 책임자는 승객들에게 기존 비행편(KE482)에 들어간 수하물을 찾을 것인지 수요를 조사했습니다. 약을 복용해야 하는 승객(당뇨, 현지 장염, 말라리아 – 예방 접종 대신 매일 오전 약을 챙겨먹어야 합니다, 항생제 등), 1박을 함으로써 갖추어져야 할 생필품(칫솔 등 세면도구, 여벌의 옷, 렌즈 관련 도구, 여성용품 등) 등에 대해선 상식적으로 대한항공 책임자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공항으로 나오고 보니 그냥 가라고 하더군요. 기본적으로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서는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나요?

    5. 면세 쇼핑을 한 자들의 최후: 호텔을 가야 하기 때문에 면세 구역에서 나와야 합니다. 그러니 면세품을 반환해야 하겠죠? 근데 이에 대해서도 직원들의 안내가 1도 없습니다. 재입국 수속을 마치고, 입국장을 나가는 곳에서 승객들의 면세품 쇼핑백을 본 공항 직원들이 잡아서 그제서야 인솔하던 일부 대한항공 직원들이 당황하여 서로 무전하고 상황을 확인합니다. 결국 면세품을 영수증과 보여주고 맡기라고 합니다.
    - 여기서부터는 한국 직원 없이 인도 직원이 동행한터라 잘 모르는 한국 승객들끼리 물어보고 아수라장이 됩니다. 일본 승객들은 간혹 일본어가 가능한 한국 사람들에게 물어보곤 하더군요. –
    또한, 승객들은 다양한 의문을 가집니다.
    Q. “어머 학생, 내가 잘 모르는데 면세품 밀봉된 것도 맡겨야 해?” ………….. “저도 몰라요. 죄송해요.”
    Q. “학생! 영어로 대신 물어봐 줄 수 있나? 공항 면세점에서 안 산 사람들은 먼저 버스타러 가도 되는지 부탁하네” ………………………. “(직원에게 물어 답변을 들은 뒤)네 먼저 호텔 가는 버스 탑승하셔도 될 것 같아요.”
    이 외에도 잘 모르는 승객들끼리 십 여가지가 넘는 질문들을 갖고 서로 갑론을박하게 됩니다. 입국심사장 – 출구 사이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돈 주고도 보지 못할 이 신기한 장면을 입국하는 인도를 포함한 다양한 입국자들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쳐다보며 나갑니다. 면세점에서 왜 물건을 샀느냐며 서로에게 혹은 자신에게 타박을 주기도 합니다. 느리며 융통성은 1도 없는 인도 면세점 직원들에게 영수증과 면세품을 맡긴 승객들은 호텔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공항을 나섭니다. 그 인도 직원들은 승객 면세물품과 영수증을 하나하나 손으로 다 작성합니다. (승객들 실소타임)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컴퓨터를 쓸 일이지. 지칩니다. 1시간 30분 가량 그 한바탕을 했으니까요. 버스에 오르니 자정을 넘긴 듯 했습니다.

    6. 무심코 말하는 당신: 공항 게이트 앞에서 대한항공 책임자는 승객들을 달래기 위함인지 2인 1실 트윈룸을 배정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호텔 측은 더블룸을 제공해주겠다고 합니다. 대한항공 책임자의 거짓인지, 인도 직원의 농간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한 방 한 침대에서 숙박해야 한다는 건가요?
    그렇게 대부분의 승객들은 1인 2실 더블베드를 배정받았습니다. 여행사를 끼고 오신 단체 여행객, 20-30여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서로가 구면이었을까, 그러려니 하며 카드키를 받았겠죠. 그러나 일부 승객들의 강력한 요청에 못 이겼는지 인도 뉴델리 공항 이*스 호텔 직원들은 성화에 못이겨 1인 1실을 주겠다고 합니다. (방이 없어 2인 더블룸을 제공해줄 수 밖에 없다고 했던 직원의 손에서 무수한 카드키가 나옵니다. – 여기서 승객들 또 실소타임) 그 와중에 트윈룸으로 알고 방으로 올라갔던 일부 승객들은 화가 나서 내려와 다시 키를 받아가는 해프닝도 발생합니다.

    혼자 온 사람들은 2인 1실이기 때문에 알아서 짝을 지어오랍니다. 대한항공 관계자도 같이 호텔이 묵는다면서 왜 여태 보이지는 않고 승객들에게 또 미션을 주네? 일찍 도착하신 홀로 여행객 분은 짝이 없어 1시간을 더 기다렸다는 후문. 호텔 선발대와 후발대가 1시간 30분 이상 차이가 났으니 어마어마하죠? 또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여권은 하루 반납하셔야 합니다.” 이건 또 뭔 소리야? 200여명이 넘는 승객들의 여권을 복사(스캔)하려면 가져가야 한다는 겁니다. 그 자리에서 할 수는 없고, 그걸 다 걷어가서 하루가 걸릴 일인가요? 혹시 몰라 그 상황의 사진을 찍어두긴 했습니다만 여권을 줘야 카드키를 줍디다. 여권은 직원이 카드키를 교환해주는 책상 뒤에 산더미마냥 방치되어 있습니다. 200여명의 다양한 국적의 여권이 책상 한 켠에 흩어져 있습니다. 보다 못한 승객 한 분이 왜 여권을 줄 수 없다며 강력히 항의하지만 굽히지 않더군요. 결국 약 200개의 여권을 복사(스캔)하기 위해 맡겨 불안함은 한층 더해갑니다. 다음날 아침 여권을 찾아갈 때는 본인 확인 없이 그냥 카운터 옆에 올려놓더군요. 환장..

    7. 생필품(이하 세면도구)의 부재: 공항대기-면세점대기-호텔이동-방배정.. 6시간에 걸친 대장정의 끝을 마치고 방에 들어가니 누구나 씻고 바로 쓰러지고 싶겠죠. 근데 세면도구가 없습니다. 복도에서 세면도구가 없다며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무 죄가 없는 호텔 직원들은 새벽와중에 방을 급히 돌아다니며 세면도구를 제공하기에 바쁩니다. 저도 요청할 수 밖에 없더군요. 옷 여벌도 없는 상황에서 씻지도 않고 잔다니.. 자이살메르 낙타체험으로 충분할겁니다.

    8. 왜 호텔에 상주하는 직원이 없었는가? 연락처 하나 없어 호텔에서 일부 승객들은 한국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합니다. 근데 대한항공 서비스 직원들 대응이야 뻔하죠. 무슨 힘이 있겠으며 무조건 모른다. 기다려라. 할 수 없다. 지극히 승객들의 긴급한 상황과는 전혀 관계없는 평범한 고객 응대 매뉴얼입니다. 또 이에 승객들은 지칩니다.

    8.5. 문득 궁금한 것이 SKY T*AM 대체편 운항이라든지.. 지연에 관해서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건가요. 급하신 일부 승객(10-20여명)분들은 제 돈 주고 아시*나 항공 타고 가셨다고 합니다.

    9. 호텔 카운터에 물어봐서 비행시간을 알았습니다. 이게 정상인가요? – 13시 전후에 승객들이 슬슬 내려옵니다. 오후 5시 40분 전후 비행기라고 전날 공지 받았으니까요. 근데 버스가 없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그저 기다리다 카운터에 물어봅니다. 그제서야 호텔 카운터 직원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비행기가 오후 9시 40분으로 지연됐다고 하는 겁니다. 체크아웃 연장해줄테니 오후 5시 30분에 버스타러 내려오라네요. 더 이상 잔소리 안하겠습니다. 이게 정상적인 일처리안가요?

    10. 전날 맡긴 공항면세품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알려주지도 않은 건 모두 그러려니 하게 됨. 직원들의 무능력에 화가 난 승객들은 이제 알아서 일을 처리하려고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1시 40분 출발 예정이였던 비행기(KE482D)는 게이트 오픈 이후에 또 30분 정도 딜레이됩니다.

    오전 8시쯤? 비행기에서 내립니다. 내리니 대기하고 있던 대한항공 직원들이 죄송하다며 6만원 대한항공 상품권을 건넵니다. (1회 1만원만 사용가능, 유효기간 1년, 인터넷 사용 불가능, 국내선만 이용가능..) 앞으로 대한항공 6번 더 이용하라고 주시는 건가요? 환장..

    결국 참다 못한 20-30여명의 남은 승객분들은 6만원 상품권을 반납하고, 추후 연락을 기다리기로 합니다. 대한항공 측은 개별로 항공교통이용자 피해구제신청서를 작성만을 요구합니다. 예상과 다른 월요일 도착으로 이미 공항을 빠져나가버린 승객들에게도 피해구제신청서 작성은 도움이 될 거 같지 않아 다들 거부했습니다. 개인적인 소견이 들어가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당시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글로 옮기고자 노력하였으니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