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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여행 - 마칸수트라 글루톤스 호커센터 & 라우 파 삿 호커센터해외여행/싱가포르 2017 2017. 5. 9. 16:54
싱가포르에는 '호커센터'라는 것이 있다. 호커(hawker)는 행상인, 소리를 지르며 파는 장사꾼이라는 뜻이다. 주로 노점상이나 포장마차를 뜻하는데, 싱가포르의 호커센터는 그런 포장마차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그냥 푸드코트 혹은 푸드센터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옛날에 싱가포르에도 노점상이 많았는데, 호커센터를 지어서 이들을 입주시키면서 노점상을 없앴다고 한다. 호커센터에 조그만 음식점들이 다 모여있게 되니까 관리도 더 쉬워지고, 공동 관리하는 자리도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도 편하고 그랬다는 이야기.
싱가포르에는 주로 네 군데 호커센터를 유명한 곳으로 꼽는다. 마칸수트라, 라우 파삿, 뉴튼, 맥스웰 등이다. 이 호커센터가 주로 언급되면서 관광객들도 이들 위주로 많이 몰리는데, 사실 호커센터는 동네 구석구석에 있다.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호커센터는 좀 대단한(?) 것들을 팔면서 가격이 높은 편인데, 그냥 동네에 있는 호커센터는 대략 5싱가폴달러 이내로 한 끼 대충 해결할 수 있다. 구글맵에서 'hawker centre, singapore'로 검색하면 대략 몇몇 호커센터들이 나오니, 싸게 한 끼 해결하려면 근처 호커센터로 가보자.
마칸수트라 글루톤스 베이 호커센터
'마칸수트라 호커센터'라고도 하고, '글루톤스 호커센터'라고도 한다. 마칸수트라라는 싱가포르의 레스토랑 잡지에서 선정한 유명한 곳들이 모여 있는 호커센터로 유명한 곳이다. 에스플러네이드 근처에 있어서, 멀라이언이나 이 근처 구경을 마친 사람들이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많이들 모이는 곳이다. 관광객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아서 자리 잡기가 좀 힘든데, 혼자라면 대강 비집고 들어갈만 한 자리는 있다.
글루톤스 호커센터도 다른 호커센터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이고 있다 (해산물이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편이지만). 동네 호커센터와 다른 점은, 음식이나 음식 모형을 가게 앞에 내놓고 가격표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실물을 보고 손가락을 가리키면 바로 주문이 가능하다. 아무래도 관광객들이 많으니 편리한 방식이다.
한쪽에는 노점상이라 할 수 있는 음식점들이 쭉 늘어서있고, 한쪽에는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 있다. 사람이 많아서 음식을 제대로 구경할 수도 없을 지경이고, 자리도 거의 합석을 해야하는 분위기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신없이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끄트머리까지 가 있었다. 의외로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은 편. 아무 자리나 끼어 앉으면 안정적으로 식사를 할 수 있을 듯 하지만, 일단 끝까지 가버려서 미련없이 나가버렸다. 저 인파 속에 다시 들어가서 주문하고 음식 받고 자리 찾고 어쩌고 하려니 좀 귀찮았다.
라우 파 삿 호커센터
라우 파 삿 호커센터는 가장 오래된 호커센터 중 하나이고,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그 명성에 걸맞게 여기는 조금 돌아다녀보면 아주 다양한 음식들이 보여서, 여기서는 꼭 한 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규모가 커서 앉을 자리도 많다는 것도 장점. 에스플러네이드 쪽에서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버스를 타면 금방 가 닿을 수 있다.
라우 파 삿은 저녁 7시부터 개시하는 사테 거리가 유명하다. 호커센터 뒷쪽으로 나가면 사테 포장마차들이 쭉 모여있는데, 새우나 양고기, 돼지고기 등의 꼬치들을 계속해서 굽고 있다. 저녁 시간에 가면 호커센터 입구부터 고기 굽는 연기와 냄새가 보일 정도.
사테 포장마차가 문을 여는 시간에는 상대적으로 호커센터 내부는 한산해지는 분위기다. 아예 한참 자리를 비우는 개점휴업 상태인 매장들도 꽤 있을 정도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저녁 시간에만 즐길 수 있는 야외 사테 골목으로 몰리기 때문일 테다. 호커센터 내부에도 장사하는 집들이 꽤 있으니, 꼬치가 아니더라도 이것저것 먹으러 가볼만 하다.
한국말 잘 하는 아저씨에게 당한 것 같다. 처음에 메뉴판 보고 고른건 양이 적고 십 달러 조금 넘는 셋트메뉴였는데, 뭐라고 알아들을 수 없는 질문을 하더니 알아서 내 온 것이 비싸고 큰 셋트메뉴. 새우와 닭고기, 양고기꼬치 등이 나왔는데, 대략 한 스무개 쯤. 이걸 어찌 다 먹나 싶었는데, 노력을 하면 되긴 되더라.
사진에 보이는게 한 셋트로 해서 35달러. 한국 돈으로 약 3만 원이었다. 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유명한 곳이니 한 번 기분 낸다는 생각으로 눈물을 머금고 주섬주섬 먹었다. 처음 이걸 받고는 따지고 그냥 일어나서 나갈까 한 3분을 고민했는데, 이쯤에서는 그럴 기운도 없었다. 상식적으로 이건 한 사람이 먹을 양이 아니다. 그냥 다시는 안 가는 걸로. 맥주는 따로 주문 받는 사람이 다닌다.
아아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과소비했다. 한 끼에 3만 원이라니. 결국 다음날부턴 다시 싼 곳만 찾아다녀야만 했다. 그나마 호텔에서 조식을 줘서 다행이었다.
유명한 호커센터는 너무 비싸서 이걸로 끝. 그리 유명하지 않은 호커센터는 다음에 또 한 번 다룰 예정. 어쨌든 싱가포르에서 호커센터를 잘 이용하면 따로 맛집 찾아 헤맬 필요없이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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