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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메달렌 위크 - 스웨덴의 정치 축제
    해외소식 2017. 6. 16. 12:52

    스웨덴에는 정치 축제가 있다. 말 그대로 사람들이 모여서 축제처럼 정치를 즐기는 것인데, 자기 조직의 주장을 알리고 싶은 사람들은 부스를 차려놓고 홍보를 하기도 하고, 정치인들은 연설을 하거나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매년 7월 첫째 주에 열리는 이 축제는 흔히 '알메달렌(Almedalen)'이라고 불리는데, 사실 알메달렌은 이 축제가 열리는 공원 이름이다. 정확히는 '알메달렌 정치박람회(Almedalen Political Week) 혹은 알메달렌 정치 주간(Almedalen Week)이라고 한다. 공식적으로는 알메달렌 위크라고 하는 게 나을 듯 하다.

     

    (알메달렌 위크 공식 홈페이지)

     

    알메달렌 위크 - 누구나 참여하는 정치 축제

     

    알메달렌 공원은 스웨덴 고틀란드(Gotland) 섬의 비스뷔(Visby)라는 도시에 있다. 스웨덴 사람들은 1년에 5주 정도 휴가를 쓸 수 있는데(!!), 주로 여름에 몰아서 쓴다고 한다. 그래서 휴양지로 알려진 고틀랜드 섬에도 많이 가는데, 그 틈에 이런 정치 축제가 열리는 셈이다.

     

    알메달렌 주간은 1968년에, 당시 차기 총리로 내정된 상태였던 올로프 팔메(Olof Palme)가 픽업트럭에 올라가서 즉흥적으로 정치연설을 한 것을 시초로 보고 있다. 당연히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이것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정치축제로 점점 발전하게 됐다. 그리고 공식적인 첫 축제는 1982년부터 열렸다.

     

    (알메달렌 공원 주변 모습. 이미지: Georg_G)

     

    공식적인 기록을 잡든 비공식적인 기록을 잡든, 어쨌든 오래된 정치축제인 것은 틀림없다. 그래서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데, 2015년에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주최자만 35,000명이었다. 관중으로 모인 인원이 아니라, 행사 주최를 한 사람 수다.

     

    행사 주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데, 행사 준비는 각자 알아서 해야 한다. 부스를 차리든, 퍼포먼스를 하든, 세미나를 하든 말이다. 행사 규칙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을 것, 특정 부류 사람들을 배제하지 않을 것 정도다. 주최로 참여하면 프로그램 책자나 홈페이지 등에 소개를 해주고, 일정 공간을 할당받을 수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니 각종 시민단체나 이익단체, 정당, 노조 그리고 로비를 위한 단체 등이 여기저기서 활동하는데, 그렇다고 마이너한 정치 축제는 아니다. 집권당부터 시작해서 스웨덴의 거의 모든 정당들도 이 축제에 참여해서 부스를 연다.

     

    또한 의회에 의석을 차지한 정당의 대표는 축제기간 중 매일 저녁에 시민들을 향해 연설을 한다. 보통 일곱 개 정당이 의석을 차지하기 때문에 일주일간 연설이 펼쳐지는데,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여덟개였던 경우는 8일 간 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이런 연설이나 강연이 열리면 사람들은 앉거나 서서 이를 구경하고, 끝나면 서로 토론을 하기도 하는데, 이런 관중들 속에는 현직 장관이나 전직 정부 요직 인물 등이 시민들과 함께 서 있기도 한다. 물론 즉석에서 그들과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고, 인사를 하기도 한다. 전현직 정치인들을 가볍게 만나볼 수 있는 장이기도 한 것이다.

     

    (알메달렌 주간의 한 행사 모습. 이미지: Socialdemokraterna)

     

    물론 일각에선 이 축제에 대한 비판도 있다. 언론들이 너무 집중하다보니, 정치인이나 사회단체 관련 사람들이 진중한 메시지 전달보다는 쇼에 치우친 자극적인 언행을 남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진짜 정치를 위한 토론의 장이라기보다는, 정치 쇼를 위한 파티장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정치에 쇼가 가미되어야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는 속성을 본다면, 그게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듯 싶은데, 미디어들이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서 보도한다는 점은 좀 문제이긴 하다. 특히 이 축제는 정치적으로도 큰 이벤트이고,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터라, 메이저부터 작은 언론까지 거의 모든 언론들이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루기 때문에 더 경쟁이 과열되는 면도 있을 테다.

     

    어쨌든 알메달렌 주간은 이렇게 중요한 사람들이 많이 참가하고 사람들의 관심도 많은 축제이기도 하고, 정치 축제라는 독특한 주제이기도 해서, 스웨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알려졌다. 그래서 덴마크나 노르웨이, 핀란드 등에서도 비슷한 이벤트가 열리기도 한다.

     

    서울 정책박람회

     

    또한 서울시도 이 '알메달렌 위크'와 비슷한 '서울 정책박람회'를 개최한다. 2012년부터 개최해온 이 행사가, 올해는 '2017 함께서울 정책박람회'라는 이름으로 7월 7, 8일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정책박람회는 중앙정부의 '광화문1번가, 국민인수위원회'와 함께 연계해서 펼쳐질 예정이다.

     

    알메달렌은 워낙 오래된 행사니까 아무래도 그 정도를 바랄 수는 없겠지만, 한국에서도 정치 축제라는 것이 열린다는 점에 주목하고, 기회 되면 청중으로라도 한 번 참여해보자.

     

    (2017 함께서울 정책박람회 알림 이미지)

     

    * 참고

    - 알메달렌 위크 공식 홈페이지

    - 함께서울 정책박람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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