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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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난 후에 동해 바다는국내여행/강원도 2020. 9. 19. 12:49
이곳에 도착한 날 비가 내렸다. 거세게 휘몰아치는 바람은 파도로 마을을 삼켰고, 11월과 닮았던 비는 영혼까지 아프게 때렸고, 마침내 태풍이 왔다. 세상 따위는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러워서 버리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나홀로 그렇게 외쳐보아도 비바람에 소리는 메아리도 없이 스러질 뿐이었다. 바람 불면 날아가고, 비가 오면 씻겨가고, 태풍이 오면 쓸려가며, 그 속에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며 우산을 부여잡은들 무슨 소용이 있나. 아무도 볼 수 없는 세상의 끄트머리 어디에서 태풍을 온 몸으로 맞으며 흔들린 사람이 결국은 생의 한 가운데에 있었음을 너무 늦지 않게 깨달아야 했다. 맑고 뜨거운 여름 하늘처럼 치솟던 분노는 태풍으로 쓸려나가 비바람에 침잠했다. 비로소 나는 실로 오랜만에 어둡고 평화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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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독특한 기상정보 날씨 앱 - 윈드맵, 날씨레이더, 메테오어스IT 2017. 8. 6. 14:30
요즘 스마트폰에 날씨앱 하나쯤은 다들 가지고 있을 테다. 주로 예쁜 사진과 함께 기상청에서 보내주는 데이터를 뿌려주는 앱들 말이다. 예쁜 사진과 감각적인 아이콘으로 각종 데이터를 알아보기 쉽게 보여준다는 면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사실 따지고보면 다 같은 데이터로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그런 날씨앱도 하나쯤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것 말고 약간 특이한 날씨앱도 있으니 한 번 관심을 가져보자. 윈드맵 WindMap '바람지도'라는 이름 그대로 바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앱이다. 날씨앱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지만, 대략 바람의 모양과 기온분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에 국한된게 아니라, 전세계 데이터를 보여주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떠날 때에도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위 이미지는 태풍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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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유로 선풍기 수리하기잡다구리 2017. 8. 2. 12:27
언젠가부터 선풍기가 맛이 오락가락했다. 1단으로 하면 아예 안 돌고, 2단, 3단으로하면 좀 돌아가다가 멈추기도 하고. 나중에는 날개(프로펠러)를 손으로 돌려줘야 겨우 게으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끼긱대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문제가 있는게 틀림없지만,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급기야 간밤에 일이 터졌다. 열대야 폭염 속에서 잠도 잘 안 오는데 선풍기가 멈춰버린 것. 손으로 돌려도 안 돌아간다. 결국 선풍기도 못 틀고 밤을 뜬눈으로 지새고야 말았다. 에어컨도 없는 마당에 선풍기는 열대야 속 목숨줄과도 같은 것. 이런 것이 문제가 있다고 인지되면 그때그때 손을 보거나 새로 사거나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은 하루. 어쨌거나 선풍기를 수리해보도록 하자. 일단은 선풍기 모터에 기름칠 뭐 어차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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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사진일기 2010. 10. 12. 18:14
하늘이 진다 꽃이 저문다 파아란 구름따라 바람이 분다 당신은 꽃이 되고 싶다 했다. 굳건한 대지에 힘차게 뿌리를 박고 있는 꽃이 당신의 입술만큼 갸느린 바람보다 좋다 했다. 오랜 방황의 터널 중간에서 어디쯤 왔는지 알 수도 없는 어둠 속에서, 당신은 이제 그만 길을 벗어나고 싶다 했다. 두고 올 수 밖에 없었다. 당신은 완강했고, 나는 확신이 없었다. 어쩌면 애초부터 우리는, 함께할 수 없었다. 그곳에도 지금즘 별이 지는가. 알록달록 만발한 코스모스가 우주처럼 차가운 꿈을 꾸는가. 꽃이 진다 네가 저문다 까아만 별빛따라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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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버려진 내 눈물 두 방울사진일기 2007. 8. 8. 05:01
나 안 떠날거지? 응. 나 지켜줄거지? 응. 나 사랑할거지? ... 끝내 마지막 질문은 대답할 수 없었다. * * * 서울숲 안에는 조그만 식물원이 있다. 그 식물원 안에는 손바닥만 한 햄스터 두 마리가 있었다. 사람들이 그들을 쳐다보거나 사진을 찍거나 손가락으로 유리를 톡톡 치거나 할 때마다, 검은 놈은 얼룩진 놈을 감싸 안으며 지 품으로 감싸줬다. 두려움을 많이 느끼는 듯 얼룩이는, 세상 그 어떤 약속보다 굳건할 것 같은 검정이의 품 속을 오들오들 떨면서 깊이깊이 파고 들었다. 그 때마다 검정이는 경계의 눈빛을 사방으로 보내고 있었는데, 그 눈빛 또한 너무나 연약해 보여 안쓰럽기 짝이 없었다. 그 모습 때문에 나는 자주 그곳을 찾아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한참씩 그들을 바라보곤 했다. 눈물을 참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