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이 진다
꽃이 저문다
파아란 구름따라
바람이 분다
당신은 꽃이 되고 싶다 했다.
굳건한 대지에 힘차게 뿌리를 박고 있는 꽃이
당신의 입술만큼 갸느린 바람보다 좋다 했다.
오랜 방황의 터널 중간에서
어디쯤 왔는지 알 수도 없는 어둠 속에서,
당신은 이제 그만 길을 벗어나고 싶다 했다.
두고 올 수 밖에 없었다.
당신은 완강했고, 나는 확신이 없었다.
어쩌면 애초부터 우리는, 함께할 수 없었다.
그곳에도 지금즘 별이 지는가.
알록달록 만발한 코스모스가
우주처럼 차가운 꿈을 꾸는가.
꽃이 진다
네가 저문다
까아만 별빛따라
눈물이 난다
'사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심한 너는 하늘만 바라본다 (3) 2010.10.19 그들은 어떻게 사랑했을까 (0) 2010.10.13 꽃이 될 수 없다면 바람이어라 (0) 2010.09.26 단지 사랑하지 않았을 뿐 (4) 2010.09.23 교보문고 광화문점 재오픈을 맞이하며 (5) 2010.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