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않아!
수천가지 이유와 변명을 갖다 붙이며 나는 거부했지.
우린 분명 사랑했었고, 그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추억 속에, 기억들이 빛 바랜 사진처럼 변해간다 해도,
아무리 아무리 용서할 수 없는 이별에 분함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버둥거릴 수도 없이 싸늘한
가슴의 텅 빈 구멍에 아픔으로 차오른다 해도,

아니야, 아니야, 그렇지 않아.
수천가지 이유와 변명을 갖다 붙이며 나는 거부했지.
우린 분명 사랑했었고, 그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세월이 아무리 흘러흘러 흘러간데도 그것만큼은,
그 시간, 그 장소, 그 사람만큼은
진실이었을거라고.



그렇게 외면하고 거부하고 귀를 막고 눈을 막아도
결국은 알고야 말았지, 그건 마치 서서히 스며드는
새벽녘의 이슬과 같아 어떻게 막을 수도 없었지
전혀
거부할 수도 아니 알아챌 수도 없이 깨달아 버렸지.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을.

수천만가지 이유와 변명과 증거와 억지를 갖다 붙인데도,
제아무리 추억을 조작하고 기억을 편집하고 기록을 버린데도,
단 한가지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어;
'우린 왜 헤어져야 했을까'

그 이유는 단 하나.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

수천만가지 이유와 변명과 증거와 억지를 갖다 붙인데도,
제아무리 추억을 조작하고 기억을 편집하고 기록을 버린데도,
단 한가지 이유에 헤어짐이 있었던 것 뿐;
'우린 단지 사랑하지 않았을 뿐'



수천가지 이유와 변명을 갖다 붙이며 나는 거부했지.
우린 분명 사랑했었고, 그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다고.
수천만가지 이유와 변명과 증거와 억지를 갖다 붙인데도,
제아무리 추억을 조작하고 기억을 편집하고 기록을 버린데도,
거부할 수 없었지, 그건 사랑이 아니었다는 것을.

세상도 간단하고 사랑도 간단해.
헤어짐의 이유라는 건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 뿐.
사랑도 간단하고 사람도 간단해.
사랑하지 않았으니 아파할 이유도 없는 것 뿐.

지나가는 바람이 할퀴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야.
지나가는 고양이가 할퀴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야.
지나가는 바람에 놀라는 것은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며
지나가는 고양이에 놀라는 것 또한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야.

수천만가지 이유와 변명과 증거와 억지를 갖다 붙인데도,
우리는 사랑하지 않았을 뿐.
제아무리 추억을 조작하고 기억을 편집하고 기록을 버린데도,
우리는 사랑한 적 없었을 뿐.



우리의 이별은 지극히 당연했던 일이었을 뿐.



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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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proo 2010.09.23 05: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군요. 사랑하지 않았기때문...

  2. M.T.I 2010.09.23 07: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너무슬퍼요...
    하지만 진실인걸요...부정할수없어요..

  3. RoseEclipse_ 2010.09.23 1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랑.. 했을 수도 있죠.
    하지만, 마음이 다하는 순간이 이별하는 순간...

    p.s 저 사진 볼수록 맘에 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