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
가미후라노 마쯔리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16해외여행/홋카이도 자전거여행 2016. 7. 10. 07:33
가미후라노 캠프장에 5일 쯤 묵었던 어느날이었다. 이제 슬슬 떠나야겠다고 마음 먹고 아침 일찍 텐트를 걷고 짐을 꾸려서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섰다. 이제 자주 다녀서 익숙한 시골길 지름길을 잘 헤쳐나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자전거 바퀴가 푹 꺼지는 거다. 펑크였다. 집도 하나 없은 허허벌판, 마침 축사 하나가 있어서 그늘에 앉아 펑크를 떼운다고 있으니 소나기까지 내려서 소 구경하며 한참 시간을 보냈다. 그리곤 출발했는데 얼마 못 가서 또 튜브에 바람이 빠졌다. 세 번을 이렇게 펑크 패치를 했지만 계속 그랬다. 사실 중고 자전거를 사오다보니 이미 타이어가 다 낡아서 찢어진 곳도 있었다. 튜브는 자전거를 구입한 곳에서 교체를 해준 거였지만, 워낙 싸고 안 좋은거다 보니 운 나쁘면 패치가 아예 안 되더라. 어쩔 ..
-
비바우시 소학교, 크리스마스 트리 등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14해외여행/홋카이도 자전거여행 2016. 7. 8. 11:57
비바우시(Bibaushi) 일대 풍경 감상. 사진으로 보면 그냥 풀떼기 좀 나 있는 언덕 뿐인데, 직접 가서 보면 당연히 풀떼기 좀 나 있는 언덕 뿐이다. 그런데 넓고 깊게 펼쳐진 언덕들 위로 바람에 일렁이는 풀과 나무를 보고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낮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은 별로 쓸 말이 없다.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한다 해도 그때 그곳에서 느낀 감정을 온전히 다 전달할 순 없겠지. 이 근처에도 팜 도미타 같은 꽃동산이 있다고 들었지만 이제 꽃놀이 지겨워서 무시. 어차피 이날은 온몸이 찌뿌둥해서 간단히 동네 마실이나 갔다 올 요량으로 자전거 타고 나갔을 뿐인데 초록에 이끌려 정신없이 가다보니 이미 십 킬로미터 넘게 가게 됐다. 다시 돌아갈 일이 걱정돼서 아차 싶었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
후라노 칸노팜 그리고 비에이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13해외여행/홋카이도 자전거여행 2016. 7. 6. 11:56
아침부터 온 몸이 쑤셨다. 도카치다케 사이클링 루트는 좀 무리였다. 게다가 밤마다 좀 춥긴 했지만, 너무 피곤한데 추운 밤을 맞아서 그런지 감기 기운도 살짝 돌았다. 부드러운 아침 햇살을 맞으니 좀 괜찮아지는 듯 했지만, 화장실 가려고 언덕을 오르내리니 벌써 다리가 아팠다. 오늘 하루는 그냥 편하게 쉬자 했지만, 야영장 조그만 텐트 안에선 누워있어도 그리 편하진 않다. 그래서 가볍게 평지만 골라서 다시 자전거 라이딩을 했다. 근데 가다보니 또 쭉쭉 가게되더라. 여긴 아마도 야영장 언덕 너머 뒷편인 듯 하다. 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놨다. 가미후라노를 출발해서 국도를 타고 비에이 쪽을 향했다. 홋카이도 도착할 때만 해도 딱히 관광을 할 마음은 없었는데, 이왕 몸도 망치고(?) 노닥거리기로 했으니 조그만 관..
-
도카치다케 사이클링 투어, 하산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12해외여행/홋카이도 자전거여행 2016. 7. 5. 13:15
홋카이도 한가운데 위치한 활화산 도카치다케. 멀리서 보는 분화구는 사실 연기 좀 나는 것 말고는 딱히 이렇다 할 것이 없었지만, 그것과 함께 숲과 연봉 등이 어우러진 모습이 묘한 끌림이 있어 내려가는 길에도 자꾸 뒤돌아보게 됐다. 자전거 끌고 힘들게 몇 시간 기어 올라간 보람이 있었다. 물론 그런 보람은 평생 한 번이면 족하다. 손각대를 잘 사용해서 호흡을 가다듬고 최대한 줌을 당겨 찍어봤다. 여기까지가 한계다. 아, 저길 한 번 올라가봐야 하는 건데. 이제 그만 분화구를 뒤로하고 슬슬 산을 내려간다. 산꼭대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점에 있는 야영장 근처는 평탄한 길이 한동안 이어졌고, 그 다음엔 천천히 구불구불 아래로 내려가게 돼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나마 올라올 때 이 길을 택하지 않은 것이 다행스럽..
-
후라노 근처 길을 잘 못 들어서 라이딩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10해외여행/홋카이도 자전거여행 2016. 7. 3. 12:27
히노데 공원 캠프장에서 후라노 팜 도미타 라벤더 꽃밭은 전날 한 번 가 본 길이었기 때문에 짐을 다 비우고 가볍게 갔다. 그런데 꽃밭 구경하고 돌아오다가 길을 잘 못 들어서 이상한 곳을 라이딩 했다. 어차피 해도 많이 남아 있었고 경치도 좋았으며 자전거도 가벼웠기 때문에 크게 불안한 것 없이 그냥 즐겼다. 결국엔 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와서 다시 길을 찾아야만 했지만. 길 잃은 김에 자전거 라이딩 한 것이기 때문에 스토리는 없고 사진만 올린다. 홋카이도 여름은 낮에 햇볕 있는 데로 나가면 햇살이 따가울 정도였지만, 그늘에만 들어가면 금방 서늘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늘만 펼쳐져 있다면 대낮에도 자전거 타기가 좋다. 그늘 드리워진 길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지만. 이 길은 오랜만에 보는 그늘 길이라서 ..
-
가미후라노, 히노데 공원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6해외여행/홋카이도 자전거여행 2016. 6. 29. 08:39
스마트폰은 이미 배터리가 다 돼서 꺼진 상태. 근처에 게스트하우스 표지판 같은 것도 안 보인다. 오늘 산 비싼 지도책을 펼쳐봤더니, 마침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캠프장 표시가 보였다. 가까우니 한 번 가보기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자전거를 몰아 갔다. 그래서 간 곳이 바로 가미후라노(上富良野)의 '히노데 공원 (日の出公園)'. 한국어로 하면 일출공원이나 해맞이 공원 쯤 되겠다. 히노데 공원은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지역 공원 같은 분위기였다. 그런 공원 치고는 규모가 좀 크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이곳도 은근히 유명한 곳이더라. 일부러 구경하려고 찾아가는 관광객들도 좀 있고. 하지만 팜 도미타 같은 이 근처 다른 라벤더 공원과 비교하면 관광객이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공원 입구로 들..
-
노숙 때 비가 오면 샤워를 하자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4해외여행/홋카이도 자전거여행 2016. 6. 23. 18:07
산을 넘고 넘는 작은 국도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캠핑장에서 하루를 묵고 일어났다. 안내소로 쓰고 있는 건물은 매점 역할도 하고 있어서 컵라면 같은 먹을 것들도 있었지만 비싸서 이용하지 않았다. 어제 저녁도 오늘 아침도 전날 세븐에서 왕창 사뒀던 한 개 백 엔짜리 오니기리로 해결. 크기가 좀 큰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거의 그냥 맨밥 뭉쳐놓은 것 뿐이라서 맛이 없어서 한 번에 많이 먹지 못 한 것이 식량 절약에 큰 보탬이 됐다. 나머지 빈 배는 물로 채우고 오전에 출발. 짐 챙기고 나와서 출발하려고 보니 이미 정오에 가까워졌다. 아무래도 제대로 된 캠핑장에 사람들도 좀 있고 해서 안심도 되고 하니 잠을 잘 잘 수 있었다. 한밤중에 비 때문에 바닥이 좀 축축해지고 기온도 내려가 추워서 살짝 깨긴 했..
-
구글 지도 보고 산 넘어 간 길이 삽질 - 홋카이도 자전거 캠핑 여행 3해외여행/홋카이도 자전거여행 2016. 6. 22. 16:50
시골 산 구석으로 난 국도를 따라 후라노 쪽으로 가고 있다. 밤엔 추워서 깰 정도였는데 낮엔 또 햇볕에 몸이 탄다. 동남아 처럼 그렇게 작렬하는 햇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좀 움직이면 덥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그냥 시내 구경이나 다닌다면 기분 좋게 거닐만 한 그런 햇볕. 하지만 이것도 자전거를 타면서 하루종일 받으면 여기저기 다 탄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옛날엔 홋카이도가 여름에도 이 정도로 덥지는 않았다고 하더라. 지구온난화나 기상이변 뭐 그런 것 때문에 이렇게 된 것 아닌가 추측한다고 하는데, 사실 그래봐야 한국의 여름 더위와는 비교가 안 된다. 한낮의 더위라고 해봤자 한국의 초여름이나 초가을 정도니까. 햇볕 아래에서 움직이면 덥고 땀 나는데, 아무 그늘이나 찾아서 들어가면 금방 시원해지고 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