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눈물
-
피눈물 DeepNight (Bloody tears, Deep night)그림일기 2011. 4. 8. 03:56
참으라고 하네, 극복하라 하네, 이겨내라 하네. 사람들은 강한 걸까, 강한 척 하는 걸까 강한 척 하는 거라면 대체 누구를 위해서 그러는 걸까. 밤 새 울었지만 나는 모르겠어, 내가 왜 울어야 하는지. 답이 없는 질문은 의미 없는 질문일까, 쓸 데 없는 짓인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붓질을 하다가 머리카락에 물감을 칠해버렸어. 엉겨붙은 머리카락을 자르며 이 모든게 장난같이 여겨졌지. 딱히 마시고 싶지 않은 소주가 있어 붓을 헹궜어. 검붉은 색으로 물든 소주가 매력적이라 마시고 싶었어. 참으라고 하네, 극복하라 하네, 이겨내라 하네. 나는 약한 걸까, 약한 척 하는 걸까 약한 척 하는 거라면 대체 누구를 위해서 그러는 걸까.
-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꽃보다 추한 세상에사진일기 2010. 6. 16. 00:38
비가 오고 꽃이 졌다. 꽃이 진 것은 비 때문이었지만, 비가 온 것은 꽃 때문이 아니었다. 빗물 속에 잠긴 꽃잎들을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세상이 사람들을 그리 만들었지만, 세상을 그리 만든 건 사람들 때문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어쩌면, 어쩌면, 이 세상은 사람들의 노력과 의지와는 무관하게 스스로 그러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사회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자연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한가지 확실한 것은, 한 마리 미꾸라지가 흙탕물을 만들지만, 미꾸라지는 원래 그런 물에 산다는 거다. 세상에 나쁜놈이 많다면, 세상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다. 그럼 대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 걸까. 무척이나 무기력한 사실이라 애써 외면해야만 하는 걸까. 요즘 내 주위 사람들은 사실..
-
-
bitter tears그림일기 2008. 9. 18. 00:01
희망은 순수하지 않다.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 일이 잘 되어가는 추세, 뭔가 잘 풀릴 것 같은 예감 등 장밋빛으로 보이는 미래에 대한 뭔가를 바라는 심리에 기대어 있는 그 감정은, 갈구하는 그 무언가가 있고, 또 어떤 것에 기대어 있는 형태라는 점에서 희망은 순수하지 않다. 반면 미칠 것 처럼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모든 것들이 무너지고 사라지는 듯 찢기는 가슴으로 북받친 슬픔, 그 고통, 그 아픔, 그리고 뒤따라오는 복수심에 불타는 증오심. 그 모든 것들을 지나고 나서 찾아오는 절망은 어떠한가. 이제 더 이상 바랄 것도 없어 생을 포기해도 미련없을 그 깊은 절망. 무언가 바랄 것도, 기댈 것도, 또 갈구할 것도 없는 그 아련한 마음. 그래서 절망은 순수하다. 그 순수함이 아름다운지 어떤지는 아직 잘 모..
-
-
bitter tears그림일기 2008. 8. 13. 01:12
머릿속에 뭔가가 계속계속 맴도는데 그게 대체 뭔지 모르겠다. 분명히 슬럼프는 아니고, 오히려 의욕에 불타고 있는 중이라 할 수 있는데도 속에 있는 것이 도무지 밖으로 나오지 않아 답답하고 갑갑해서 미칠 지경이다. 표현력의 부족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도 어설픈. 재능이 없는 걸까. 숨은 재능을 빨리 끄집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능이 없다는 것도 빨리 깨닫는 것이 중요한데. 어쨌든 일단은 갈 데 까지 가 보자. 그래, 벼랑 끝이라도 이런 고통이라면 행복할테니까, 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