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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같은 내인생
태평양의 꽁치처럼 둥둥 떠다니는거다.PKO도 없이 GG도 없이 CRITICAL HIT 하나 없이그냥 개기는 거다, 아니 남아있는 거다 대강대강.마치 NPC처럼 체력 낮은 슬라임처럼잡아봤자 경험치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귀찮은 존재로액션 히어로가 거들떠 보지도 않아 살아남아 있는거다화면 한 귀퉁이 혹은 저 먼 어느 구석탱이 어둠 구석에.그래도 생각은 그렇게 한다, 작은 버그 하나가전체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고 자위하는거다메트릭스를 붕괴시킬 힘이 작은 존재에도 있다며 위안하는거다.열정따위 개나 줘라 먹이를 찾아 하이에나처럼쓰레기 봉투 찢어발겨가며 밤 골목 먹고 살려 기쓰는 고양이에게도.결국 갈매기처럼 새우깡 한 조각에 고향마저 등지겠지.본성마저 잃어버린 동물은 도대체 뭐냐, 버러지냐 신발.꽃같은 내인생에 내가 과연 치열하게 살았던 적 있었던가도적놈들의 강도떼들의 노략질에 유희에 밟히고 찢기고 태워져만신창이 폐허 그 하늘 위에 뜬 태양 아래 니 기미 주근깨다.해는 다시 떠오르고 닭 모가지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프라하에 봄은 수백번 수천번은 왔지만 내 내일은 언제 오느냐내 등짝에 칠성판 깔리는 날에야 깨닫게 되겠지, 뭔가 왔다고.꽃같은 뱀 한 마리 아스팔트 위를 기어가고뒤뚱뒤뚱 길을 걷는 쥐알같은 빙산쇠심장을 녹아내리는 한 줄기 RH-A화장지가 없어 만원짜리 지폐로 뒤 닦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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