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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게 일렁이는 검은 파도가 바람이 신음치는 산사로 이끌었다. 배는 이미 유리처럼 얼어버려 금방이라도 두 동강 금이 날 살얼음판 같았다. 조그만 빛도 없는 그 하늘에 별도 달도 자취를 감추었다. 이제 곧 어둠 내릴 얼어붙은 바다를 더이상 항해할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멀리 스산한 어둠이 다가오고, 천둥새 우는 소리가 울린다. 이따금 저 앞 산사 어둠 속에서 언뜻 일렁이는 파란 그림자가 내 눈을 스친다. 초봄되면 매화꽃 향내 맡으며 바람새 잡으려 했으나, 갈 곳 없는 신세 이까지 왔구나. 자정이 내리고 파도가 얼었다. 이제 여기가 내 항해의 끝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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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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