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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레스티지]
    리뷰 2007. 6. 11. 14:42
    19세기 말 런던을 배경으로 한 두 마술사의 경쟁을 그린 영화. 선의의 경쟁자였던 두 마술사는 점점 악의에 가득 찬 경쟁자로 변해 갔고, 나중에는 서로 죽이고 싶어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마술을 소재로 한 영화인데, 일루셔니스트와 마찬가지로 영화에서 보이는 마술이라 별로 놀랍다거나 신기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차피 카메라 조작 등으로 처리한 마술은 김 빠진 사이다일 뿐이니까. 그것보다는 두 주인공의 갈등과 긴장감 등을 중점으로 보는 것이 낫다. 유명한 배우들 답게, 관계 악화에 따른 표정과 눈빛의 변화를 상당히 현실감 있게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점점 악의적이고 위험해지는 둘의 음모와 계략 등에서 적절한 긴장감도 만끽할 수 있다.

    두 마술사의 경쟁이라는 것이 사건의 핵심인데, 재미있는 것은 중간에 에디슨과 테슬라가 나온다는 것이다. 물론 에디슨은 등장인물로 등장하지는 않고, 테슬라의 실험을 방해하기 위해 보낸 사람들만 나온다. 그래도 사람들에게 에디슨과 테슬라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언급했다는 점에서 가치를 두고 싶다. 이 영화는 이런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성공한 사람을 위대하게 추켜 세우는 한국 문화 답게, 에디슨은 굉장히 훌륭하고 똑똑하고 대단한 사람으로 가르치고, 알리고, 배워왔다. 하지만 지금 당장 테슬라라는 이름을 검색해 보라. 에디슨이 테슬라에게 한 짓은 정말 지금의 명성과는 전혀 다른 추태였다. 사실 에디슨은 순수한 발명가나 과학자였다기 보다는, 발명도 하는 사업가였을 뿐이다. 시작하면 할 말이 많아지기 때문에, 딱 한 마디만 하고 끝 내겠다. 테슬라는 에디슨의 방해 때문에 말년을 노숙자로 살았다는 것.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영화의 두 마술사를 에디슨과 테슬라로 놓고 볼 수 있다. 선의의 경쟁자로 시작하여 악에 가득 찬 관계로 발전했다는 것도 똑같으니까 말이다. 전구로 불은 켠다든지 하는 사건들이 그 시대에는 일종의 마술로 여겨졌을 테니, 에디슨과 테슬라도 일종의 마술사였지 않은가. 사실 그저 그런 오락용 영화로 보기 시작한 영화가, 후반부에 들어서 난데없이 테슬라가 등장해서 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 때부터 영화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이건 분명히 에디슨과 테슬라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라는 확신과 함께.

    영화를 영화 그 자체로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번 기회에 에디슨과 테슬라에 대해 알고 넘어가는 것은 어떨까. 에디슨이 어떤 짓을 했는지, 우리가 아는 그 훌륭한 에디슨이 진짜 본 모습이 맞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혹시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면 검색 해 보시기 바란다. 조언을 드리자면, 에디슨으로 검색해 봤자 이미 아는 내용들만 나올 뿐이다. 테슬라로 검색 해 보시기 바란다.

    p.s. 반전,반전 이제 지겹다. 차라리 반전(Anti War)영화를 찍든지.

    (www.emptydre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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