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서울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 소개된 이 영화의 시놉시스 소개를 한 번 보자.

 "히말라야의 산맥길을 따라, 잘란과 그의 친구들은 여행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수도자의 행렬에서 이탈해 있던 우스나가 그를 꿈에서 봤다며 잘란의 곁으로 다가온다. 그녀는 그들을 도와 공훈을 세우고 신뢰를 받는다. 일의 성공과 함께 잘란과 우스나 사이의 사랑도 커간다. 그러나 그러한 운도 기울기 시작하고, 로버스 에티가 그들의 뒤를 쫓는다. 추격의 혼돈 속에서 잘란과 우스나는 이별을 맞고, 그 충격에 각자는 절망으로 빠져든다."(출처: 서울국제영화제 홈페이지. http://senef.net/senef_2007/program/program_s_p2_view.php?brano=73&brno=61)

 전혀 수정이나 일부 삭제도 하지 않은 원문 그대로를 옮겨 놓았는데, 이 시놉시스와 함께 영화의 스틸컷을 보면 어떤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나는 단순히 히말라야를 무대로 한 도적들이 나오는 인도풍의 사랑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히말라야의 시원하고 드넓은 풍경을 볼 요량으로 극장을 찾았던 것이다.

 그런데 영화의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방향으로 자꾸 흘러갔다. 이야기가 히말라야 꼭대기로 기어 오르더니, 하늘을 둥둥 뜨기도 하고, 이백년이 흘러버리기도 한다. 결국 알고보니 판타지에 가까운, 아니 판타지라고 할 수 있는 영화였다. 우쉬나라는 여주인공은 배꼽이 없는데, 이것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이다(나중에 직접 자기 입으로 말 한다). 여신인지, 귀신인지, 외계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은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와의 사랑 이야기이다.
 
 인도 영화라고 분류는 되어 있지만, 인도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춤과 노래는 볼 수 없다. 물론 얼굴도 예쁘고 목소리도 예쁜 여주인공이 가끔 흥얼거리며 노래를 부르기는 하는데, 그것 가지고 딱히 인도 영화 풍이라고 할 수는 없다. 어쩌면 유럽에서 공부한 감독이 외국 자본으로 영화를 만들어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라는 막연한 추측을 할 뿐이다.

 그래도 히말라야의 거칠고도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배경화면으로 마음껏 구경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만 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거친 환경 속에서 마을을 일구거나 유목을 하며 살아가는 티벳인들의 모습들도 볼 수 있고. 여러모로 영화에서 말 하는 이야기 자체보다는 배경에 눈이 더 많이 가는 작품이었다. 영화 내내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모습들에 넋 놓고 있었으니까.


p.s.
 물론 영화를 보는 눈은 모두 다르다. 영화 중간에 자리를 뜬 분들도 몇몇 있을 정도로, 이 영화는 지겹다면 지겨울 수도 있는 영화였다. 어쩌면 영화는, 다른 것들도 그렇겠지만, 감상 포인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느낌이 아주 달라질 수 있지 않은가 싶다.


(인도, 프랑스, 일본, 독일 / 2006 / 155min / 35mm/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판 나린 감독)

(www.emptydream.net)
Posted by 빈꿈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