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쿤과 타카짱은 대학 때 함께 밴드를 했던 십 년 지기 친구이다. 그들과 함께 밴드를 했던 절친한 친구 에이지의 자살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친구들을 불러 모아 또 술을 마시고, 라면을 먹고, 또 바에 가서 술을 마시며 모르는 사람들과 쓸 데 없는 이야기들을 하고, 그렇게 밤을 새고 타쿤의 연습실에 갔다가 바다에 갔다가 또 술을 마시며 방황한다.

 어쩌면 젊음이라는 마치 당연한 듯 한 차편을 타고 질주하던 인생에, 32세, 친구의 자살을 맞으며 브레이크가 걸린 듯 하다. 이틀 연속으로 진탕 술을 마시고, 19세 여대생들과 부킹도 하지만 그건 이제 자신들의 모습이 아니고, 원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밴드 연습실에서 일 하는 타쿤과 회사원인 타카짱의 방황은 이제 더 길어질 수도 없다. 각자의 현실과 생활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 타쿤이 운전하는 차 안에서 바라본 세상은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고, 언제나 그러했다는 듯이 그렇게 서 있다. 세상은 바뀌지 않았을지 몰라도 나는 바뀌었다. 그래서 이제 그 세상은 예전의 그 세상이 아닌 것이다. 아직 저 네온사인 아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겠지만 더 이상은 그들 속에 끼여선 안되고, 현실은 도피하고 싶은 마음에 집에 들어가기 싫지만 집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이제 삼십대고, 짧은 방황 끝에 또 한 번 성장해 버렸다.

 번잡하고 무뚝뚝한 도쿄는 서울과 많이 닮았다. 감독 역시 서울이 도쿄와 너무 닮아서 놀랐다고 했다. 그렇게 닮아서 그럴까, 일본과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높기로 유명하다.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살의 이유는 아주 단호하고 짧다. 성적비관, 생활고, 주위 사람들과의 갈등 이 정도로 이유는 압축된다. 사실 그 이유를 자세히 알 수도 없다.

 그래서 죽은 사람의 사인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한다. 죽은 사람은 더이상 소통이 불가능하므로, 더 알려고 해 봐야 헛수고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친한 친구의 자살을 통해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모진 일인지 깨닫고, 다시 활기찬 일상을 진행한다라는 교과서적인 내용으로 접근하기엔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고 밟지만도 않다. 그래서인지 짧은 방황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길은 씁쓸하기만 하다.

 그래도 언듯 희망이 보인다는 것. 삶 속에는 절망도 있지만 희망도 있다는 것. 방황과 무의미한 행동들과 무의미한 이야기들 속에서 마지막엔 희망도 찾아올 수 있다는 것. 거기서 다시 살아갈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는 것. 어쩌면 그런 희망들 때문에 지리멸렬해도 삶을 계속 이어 나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Japan / 2006 / 91min / Kotaro Ikawa / 서울국제영화제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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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빈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