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꽤 많은 관심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 귀찮고, 오래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뭐 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아닐까.
아주 쉽고도 간단하게 그 사람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직업'이다.
'개발자요' 이러면 다시 회사 규모 질문에 들어가 주신다.
큰 회사 다니는지, 월급도 제때 안 나오는 찌질한(?) 회사 다니는지.
그러면 또 연봉 수준이 어떤지 질문 들어가시고...
'뭐 하는 사람인가'를 통해 너무나 쉽게 '어떤 사람인가'를 판단한다.
그렇게 '뭐 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은 결코 순수하지가 않다.
결국엔 '얼마나 돈 많이 버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되기 일쑤다.
한심하다. 돈 많이 벌면, 자기한테 한 몫 떼 주기라도 한단 말인가?
그게 왜 그리 알고싶을까?
또 만약 내가 내일 당장 길거리 나 앉을 형평임을 알게 된다면,
도와줄 마음이라도 있는 건가? 어떻게 먹고 사는지 왜 알고 싶은걸까.
자신의 우월함을 되새기며 안도감을 느끼려고?
아무 쓸 데 없는 무의미한 얘기들 속에 '소통'은 이미 단절되었다.
대화따윈 필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