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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방콕, 쌈쎈 거리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30
    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8. 12. 23. 17:07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30

    다시 방콕, 쌈쎈 거리


    까오산에서 파쑤멘 요새를 지나 다리를 넘어 어느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정글뉴스라는 한인 숙소가 나온다. 가이드북에도 약도가 나오고, 인터넷에서도 쉽게 약도를 구할 수 있으니까 마음만 먹으면 찾아가기 쉽다.

    태국 방콕 까오산 근처에는 한인숙소들이 몇 개 있다. 유명한 숙소로는 디디엠, 홍익인간, 정글뉴스, 동대문 등이 있다 (만남의 광장은 한인숙소라고 해야할 지 조금 의문이다). 모든 곳을 한 번씩 다 묵어봤지만 내 취향에 맞는 곳은 정글뉴스였다. 시설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은근슬쩍 사람들 틈에 끼어서 수다 떨기 좋은 분위기.

    사실 나는 한인숙소를 찾아서 다니는 편은 아니다. 한국에서 지겹도록 보는 한국 사람들을 외국까지 나와서 찾아다니며 봐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에서도 몇 년을 김치나 된장 같은 거 안 먹고 사는 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음식은 떡볶이 말고는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없다. 그러니까 한인숙소를 딱히 찾아갈 이유가 없다.

    그런데 여행을 하다보면, 되도 안 한 영어로 나도 모르는 말들로 수다 떠는 것이 싫증 날 즈음, 한국말로 수다를 떨고 싶을 때가 있다. 내가 한인숙소를 이용할 때는 바로 그런 때다.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한인숙소는 일단 사람들과 수다떨기 용이한 분위기여야 한다. 그렇지 않은 숙소는 내 기준으론 맘에 들지 않는 곳.
     
    그러니까 사람마다 그런 기준이 있기 때문에, 아무나에게 좋은 숙소를 추천해 달라는 건 조금 모험이다. 자신의 취향과 비슷한 사람에게 소개 받는 것이 제일 좋고, 그게 용이하지 않다면 직접 찾아다니며 몸으로 느끼는 수 밖에.

    어쨌든 그런 이유로 찾아간 정글뉴스. 근데 최근에 정글뉴스의 주인장이 바뀌면서 이름도 '폴 게스트하우스'라고 바뀌었다. 이제는 '구 정글뉴스'라고 불러야겠다. 


    (정글쥬스라고 쓰여져 있지만, 사실은 정글뉴스. 폴 게스트하우스로 바뀌면서 숙소 내부 규칙도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거실에서 밤 늦게 술판을 벌일 수 있었지만, 이젠 밤에 숙소 내에서 술판 벌이는 건 금지다.

    이건 정말 잘 결정한 일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손님들이 함께 모여 술판을 벌인다 하더라도, 조용히 자고 싶은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숙소의 본질은 쉬고, 잠 자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파티를 원한다 해도, 자고 싶은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자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 최근에 태국에서는 밤 12시 넘어서는 편의점에서 술을 살 수 없다. 그러니까 밤에 술을 즐기고 싶다면 12시 되기 전에 미리 사 놓는 수 밖에 없다. 술집도 12시 까지인가 1시 까지인가까지만 영업할 수 있는데, 까오산에선 대놓고 그냥 법 어기며 영업하는 곳이 많다.)


    (세탁기 한 번 돌리는 데 20밧. 정글뉴스 바로 앞에 있는 동전세탁기. 하지만 정글뉴스 안에도 세탁기가 있다. 가격은 비슷하다. 자기 옷만 넣고 돌리면 돈 아까우니까, 여러 사람 빨래 모아서 돌리면 절약 될 듯.)


    (정글뉴스 바로 앞쪽에 있는 작은 밥집. 주방도구나 내부 시설은 많이 낡아서 좀 지저분해 보이기도 하지만, 아줌마가 깔끔해서 일단 믿을 만 하다. 맛도 괜찮은 편. 이 동네 사는 현지인들은 많이들 와서 밥 시켜먹고 하는 곳.)


    (정글뉴스 근처에는 정글뉴스 말고도 게스트하우스가 몇 개 더 있다. 물론 한인숙소는 아닌데, 일단 가격이 까오산 쪽 보다 싼 편이다. 시설은 기대하지 말 것. 이제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은 까오산을 벗어나야한다.)


    (이 동네는 현지인들 주택가라서 까오산 쪽 분위기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출퇴근하는 사람들, 등하교하는 학생들, 뛰노는 아이들, 한 낮에 재밌는 음악을 틀고 찾아오는 아이스크림 장사, 작은 트럭을 몰고 들어오는 야채나 과일 행상 등. 그들의 일상도 사실은 우리네와 별 다를 것 없지만, 그 속에서도 틀린그림찾기 하듯이 약간의 차이점들을 찾아보면 재미있는 관찰놀이를 할 수 있다.)


    (원래 까우 팟(볶음밥)을 시켜 먹으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똠얌이라는 말이 튀어나와버렸다. 똠얌이 나올 때까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맑은 해물탕같은 똠얌이 나오고 나서야 내가 똠얌을 주문했다는 걸 깨달았다.

    생각과 말이 따로 놀고, 머리와 입이 따로 놀고, 정신과 몸이 따로 놀고, 영혼과 육체가 따로 놀고, 세상과 내가 따로 놀고... 하지만 어쩌랴, 지나간 짜장면은 돌아오지 않는 것을.)


    (정글뉴스에서 라오스(Laos) 가는 버스표를 끊었다.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Vientiane; 비엔티안)까지 850 밧.

    원래 이번 여행에서 라오스는 전혀 계획에 없었다. 여기서 라오스를 가기로 결심한 건 탁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숙소에서 사람들이 올해(2008년) 9월 부터 한국인 관광객들은 라오스 비자가 면제된다고 말 했기 때문. 사실 비자비를 내고 가도 30달러라는 돈이 아주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냥 비자 면제라는 말을 듣고는 라오스가 확 달려오는 느낌이었달까.)


    (태국어 키보드 자판.
     
    아시아 말고는 가 본 곳이 별로 없긴 하지만, 아시아가 그 어느 곳 보다 여행하기 재미있는 곳이라 생각한다. 차로 몇 시간만 달려가도 다른 문화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고, 국경만 넘으면 전혀 다른 언어들을 만날 수 있고, 음식들도 지역마다 확연히 틀려지며, 다른 곳들에 비해 치안도 좋은 편이고, 사람들도 친절한 편이니까.

    한국인 뿐만이 아니라, 모든 아시아인들이 자신의 문화에 대해 긍지를 좀 더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있지만, 자국의 독자적인 글자를 가진 나라는 생각보다 별로 없다. 사실 따지고보면 유럽 국가들, 그 긍지높은 프랑스마저도 엄밀히 따져서 자기들만의 문자는 없는 셈 아닌가 (알파벳을 조금 고쳐서 쓸 뿐).

    그러니까 결론은, 한글을 사랑하고 맞춤법이나 띄워쓰기에 좀 더 신경쓰자라는 것. 아무리 글로벌, 세계화 시대라고 해도(아니, 그러니까 더욱), 우리에게 한글은 영어보다 중요하다.)


    (정글뉴스 근처에 있는 피씨방. 한 시간에 20밧이라는 싼 가격때문에 정글뉴스에 묵지 않아도 일부러 찾아가는 곳. 아마도 주택가 안에 자리잡고 있어서 싼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싸다고 인터넷이 느리거나 피씨가 고물인 건 아니다.

    참고로 최근 대부분의 까오산과 그 인근 숙소들에서는 무선인터넷이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정글뉴스에서도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사용하는 것 보니까 그럭저럭 쓸 만 하다. 당연히 한국보다 느린데, 동남아라는 걸 감안하면 쓸 만 한 정도였다 (인도에 비하면 초 스피드다. ㅡㅅㅡ;).


    (까오산에서 라오스 가는 여행사 버스는 하루 한 대, 저녁 7시에 출발한다.

    까오산에서 여행사 버스 티켓을 끊으면, 정해진 시간에 티켓 끊은 여행사 앞에 가서 기다려야 한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나타나서 티켓에 맞게 어디론가 데리고 간다. 데리고 간 그 장소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거기서 버스를 타는데, 버스 타는 곳은 여행상품마다 다 다르다.

    숙소에서도 여행상품이나 버스 등을 예매할 수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숙소 앞에서 기다리면 되니까 조금 더 편리하다. 물론 발품 팔아서 가격비교 해 보고 사는 것보다 약간 비쌀 수도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겠지만, 대체로 완전 바가지는 아니므로 귀찮을 땐 그냥 숙소에서 예매하는 게 편하다.)


    (정글뉴스에서 라오스 가는 버스를 예매했고, 부다뷰라는 한인 여행사 앞에서 지정된 시간에 나가서 기다렸다.

    이후부터는 밤이라 어두워서, 정말 불빛이라곤 거의 없는 칠흙같은 어둠 속 공터에서 버스를 탔기 때문에, 제대로 찍힌 사진이 없다. 

    대충 설명을 하자면, 어느 공터로 갔더니 여행자들 열 댓 명이 모여 있었고, 티켓 보여주고 버스 타고 갔다. ㅡㅅㅡ; 버스는 밤 새도록 달려서 다음날 새벽에 농카이 도착. 이건 다음편에 계속~

    이 다음날이 태국에서 큰 명절이라서, 방콕은 축제로 들뜬 분위기였다. 차도 많이 막히고, 거리에 사람도 부쩍 많아지고. 특히 이 날은 축제 전야기 때문에 각종 행사들로 축제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밤이었다. 난 꼭 떠나도 그런 날 떠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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