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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앙프라방 도착 -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38
    해외여행/동남아 2008 2008. 12. 29. 17:14
    2008 동남아 삽질 여행 38

    루앙프라방 도착


    왕위앙에서 루앙프라방까지는 승합차로 약 6시간 정도 걸렸다. 중간에 쉬기도 하고, 점심도 먹고 해서 그 정도였다. 루앙프라방 시내에서 약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남부터미널에서 모두 내렸는데, 여기서도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대기하고 있던 썽태우를 타고 시내로 들어갔고, 일부 여행자들은 걸어서 가기도 했다.

    나는 괜히 돈 쓰기도 싫고 걷기도 싫고 해서 터미널의 삐끼들에게 관심을 보였다. 시내의 게스트하우스를 홍보하러 나온 삐끼들이 몇 있었는데, 얘네들은 무슨 생각인지 약도가 그려진 작은 명함 하나만을 주고는 그걸로 끝이었다. 그 중 한명이 자기가 홍보하는 게스트하우스로 데려다 줄 수 있다고 해서,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로 갈 수 있었다.



    이렇게해서 가게 된 곳이 토니1 게스트하우스라는 곳이었는데, 여기서 루앙프라방의 첫인상을 완전히 망쳐버렸다. 주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젊은 청년의 돈 밝힘증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었다.
     
    터미널에서 호객하며 부르던 가격은 50,000 낍 이었는데, 실제로 가 보니 60,000 낍 이란다. 그러면서 빈 방 청소한다면서 한참을 기다리게 해 놓고는, 한참 후에야 방이 없어서 오늘은 거기서 묵을 수가 없단다. 그럼 다음에 오겠다고 나가려고 하니까, 친구가 하는 게스트하우스로 오토바이를 태워 주겠다며 따라붙었다.

    일단 숙소가 떨어져있으면 이 녀석하고 마주칠 일 없으니까, 오늘은 숙소 찾에 헤매지 말고 좀 편하게 있자는 생각에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 도착한 곳은 루앙프라방의 적십자 근처였는데, 조용한 골목에 숙소가 있어서 일단 분위기는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거기서 묵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자기가 차지할 수 있는 돈이 적어서 그런지 계속 자기한테 환전하라고 치근댔다. 그 숙소 주인아줌마하고도 커미션 문제로 한참 얘기했고. 정말 젊은 녀석이 돈 독이 올라도 제대로 올랐구나 싶었다. 토니1 게스트하우스도 유적지와 가깝다는 장점 말고는 내세울 게 별로 없는 허름하기 짝이 없는 곳인데, 서양인들로 붐비는 모습을 보니 장사 수완은 좀 있는 듯 싶다. 론리플레닛에 광고를 내는 것도 다 수완을 부려야 가능한 거니까.

    샤워하고 한 숨 자겠다고 방 문을 딱 걸어잠그고 나서야 겨우 그 찰거머리 같은 녀석을 떼어낼 수 있었다. 그 날 생각을 하면, 라오스의 루앙프라방을 가려는 사람들에게 토니1 게스트하우스는 절대 가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 날이 토요일이었는데, 토일요일은 은행이 문을 닫기 때문에 환전이 불가능하다며, 자기에게 환전을 해야한다며 막 꼬시던 그 모습. 그런 교활한 녀석이라면, 자기 집에 묵는 손님들을 어떻게든, 무엇으로든 꼬셔서 돈을 뜯어내지 않을까 싶다. 늑대 소굴이라고 봐야 할 듯. 그러니까 애초에 그 숙소에 안 묵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참고로, 루앙프라방에서는 휴일이라도 환전 할 수 있다. 그것도 왕위앙보다 좋은 환율로 가능하다.


    루앙프라방의 남부터미널. 시내에서 3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그리 피곤하지 않다면 걸어가도 될 정도의 거리이긴 하다. 한 일본인은 캐리어를 끌고 걸어갔을 정도니까. 피곤하다면 썽태우를 타면 되는데, 썽태우 가격은 1인당 10,000 낍 정도다. 물론 외국인 가격이다.

    이 터미널에서 내리면 숙소를 홍보하러 나온 삐끼들을 몇몇 만나볼 수 있는데, 픽업 서비스를 해 주진 않는다. 약도가 그려진 명함을 받아 들고 직접 찾아가야 하는 방식. 주로 강이나 사원에서 좀 떨어져 있는 숙소들이 가격이 싼 편이다. 물론, 삐끼들은 다들 똑같은 가격을 부르는데, 직접 찾아가보면 가격이 다르다.


    어느 건물 앞에 나와 있는 휴지통. 정해진 시간에 휴지통을 저렇게 통채로 밖에 내다 놓으면, 청소차가 지나가면서 쓰레기를 수거 해 간다. 시골에서는 그냥 태우지만, 루앙프라방은 그나마 좀 규모가 있는 곳이라 이런 식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는 듯 하다. 하지만 루앙프라방에서도 많은 집들이 쓰레기를 그냥 태워서 없앤다.


    어둑해지면 루앙프라방 큰 길 가엔 로띠 장사들이 장사를 시작한다. 그런데 단속때문에 그런 건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가, 장소를 바꾸기도 하고 막 그런다. 딱히 경찰이 보이지도 않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길거리 노점에서는 바나나 로띠 하나가 5,000 낍.


    루앙프라방은 꽤 큰 마을인 만큼 시장도 라오스의 다른 동네들보다 크고 활기차다. 태국 쪽의 야시장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지만, 라오스의 작은 마을들을 돌다가 루앙프라방으로 들어가면 일단 먹을거리가 풍족하다는 점에서 숨통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테다.


    라오 개발은행 근처에 있는 어떤 빵집. 밤이되면 빵집 앞에 노점을 차리고 빵을 판다. 조명과 비닐 포장이 어우러져 빵이 맛있게 보이는데, 실제로 몇 개 사 먹어보면 다시 사 먹고 싶은 생각은 안 든다. 조마카페에서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맛의 치즈케익을 선사하는데, 어째서 여기는 이 따위 빵 밖에 못 만드는 거냐고 막 화를 내고 싶을 정도다. 차라리 뒷골목 야시장에서 파는, 보이기는 좀 조잡해보이는 도너츠가 훨씬 맛있다.


    루앙프라방에 해가 지면 라오 개발은행 근처의 씨싸왕웡 길(Thanon Sisavangaong)에 기념품 노점들이 판을 펴기 시작한다. 티셔츠, 등, 손수건, 가방, 조각품, 그림, 옷, 가죽제품, 악세사리 등 정말 다양한 물건들을 길바닥에 놓고 판다. 그 규모가 엄청나서 먹을거리를 파는 야시장보다 기념품 파는 노점 거리가 몇 배는 더 크다. 세 줄로 들어선 노점들이 약 700미터에 걸쳐서 죽 늘어서 있으니, 처음엔 가도가도 끝이 없을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가이드북엔 달라 시장(Talat Dala)과 그 근처의 몽족 시장도 쇼핑하기에 좋은 것처럼 묘사되어 있는데, 그 시장들은 이미 죽은 상태다. 아마 몽족들도 모두 이 기념품 판매 거리에 합세한 것 아닌가 싶다. 이 거리에서 판매되는 제품들 대부분은 공장에서 찍어낸 것인데, 수공예품으로 보이는 것들도 있긴 하다. 그런데 그것도 정말 수공예품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다, 파는 사람들은 당연히 수공예품이라고 우기지만.

    시장을 돌다보면 가게를 지키면서 뭔가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그 사람들이 파는 물건이라면 수공예품이 맞을 테다. 수공예품이든 아니든, 가격이 그리 싸지는 않다. 그리고 흥정은 필수다.





    대체로 판매자들은 해질녘에 나와서 자리를 깔고 물건을 곱게 정돈하기 시작한다. 물건 정돈을 다 끝내면 가볍게 저녁식사를 하고, 그 다음부터는 멍하니 손님이 오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한 쪽에서는 실제로 스카프를 실로 짜는 아낙도 있고, 나무로 조각품을 만드는 아저씨도 있다.


    라오스에서는 그림을 판매하는 곳도 자주 볼 수 있는데, 손으로 그린 건 맞지만 그림이 다 똑같다는 게 문제다. 화려한 색상의 양산은 보기엔 예쁘지만 그리 실용적이진 않고, 악세사리 류는 좀 조잡한 것 같고, 옷은 비싸니까 태국 가서 사는 게 낫고 등등등. 두어번 다니다보면 다들 비슷비슷 한 것들을 판다는 걸 알 수 있고, 금방 흥미가 없어져버린다. 물건보다 시장 사람들 구경하는 게 더 재밌다.


    메콩(Mekong) 강이 내려다보이는 한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물론 이쪽 동네는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곳이라서 비싼 편이다. 닭국수 15,000 낍. 파인애플 쉐이크 5,000 낍.


    초 값은 별도로 안 받더라. ㅡㅅㅡ;


    기념품 노점들이 들어선 그 길을 쭉 따라가면 여행사와 숙박시설들이 줄줄이 나온다. 한 눈에 보기에도 서양인들이 많이 서식하는 곳이란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이 동네는 약 500미터 바깥보다 높은 물가를 형성하고 있다. 과자 하나, 콜라 하나도 1,000낍 정도 더 비싸게 받는다.


    외국인 여행자들이 많은 동네이니만큼, 비싼 골동품이나 엔띠끄 물건들을 파는 가게들도 많다. 엔띠끄한 배낭여행을 꿈 꾸는 분들이라면 그런 곳에서 물건을 사도 될 듯. ㅡㅅㅡ;


    길거리에서 5,000 낍 하던 바나나 로띠가 이 동네에선 7,000~10,000 낍. 로띠는 싸게 사 먹을 방법이 있지만, 샌드위치나 과일 쉐이크 등은 딱히 싸게 사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안 먹는 것.





    야밤에 본 사원. 루앙프라방의 많은 사원들은 아무나 무료로 들어가 볼 수 있도록 공개되어있다. 과연 도시 전체가 사원이라고 할 만 하다.





    루앙프라방에서는 유난히 별 모양의 등불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축복을 기원하는 종교적인 의미의 등이라고 한다. 예쁘게 색칠 해 놓은 것들은 낮에 봐도 예쁘다.


    유명한 사원들이 밀집해 있는 동네 근처에도 많은 숙박시설들이 있다. 기념품 노점 거리에서 사원 밀집구역까지는 많이 비싼 편. 사진에 보이는 이 호텔은 하룻밤 40달러(낍이 아니라 달러)란다. 이 동네 숙소들은 35~50달러 정도의 가격 선이었는데, 메콩 강에 가까울수록 비싸다. 싼 숙소도 있긴 하지만, 같은 가격이면 여행자 거리와 떨어진 내륙 마을 쪽이 시설이 훨씬 좋다.
     

    시내 번화가에서 떨어진 한적한 동네의 한 가게. 번화가에서 떨어졌다고 해봤자 한 500미터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다. 레그 감자칩 7,000. 마일드세븐 15,000. 펩시 캔 5,000. BeerLao 캔 6,000.


    루앙프라방의 첫날은 시장(야시장, 기념품 시장)만 둘러보다 끝났다. 피곤에 찌들면 잠이 오지 않아서 라오 맥주 한 캔을 원샷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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