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나사 중대발표', '우주생물 중대발표', '나사 외계생명체' 등으로 인터넷이 떠들썩했다.

드디어 외계인에 대한 뭔가 중요한 사실을 발표하는 건가?
혹은 외계인 사절단이 와서 기자회견이라도 하는건가?
라는 꿈과 희망을 가득 안고 기사들을 보니, 참 가관이다.



일단 나사 중대발표 관련 소식이 어떤 내용인지 먼저 살펴보자.
각종 언론 기사에서는 출처도 제대로 표기하지 않았는데,
그나마 나사 소식이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나사(NASA, 미항공우주국) 홈페이지에 게재된 뉴스 기사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기사요약:

미국항공우주국(나사, NASA)은 12월 2일, 우주생물학(astrobiology)적 발견에 대한 뉴스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 컨퍼런스에서 나사는 우주생물학적 발견들에 관해 논의할 것이고, 이것은 외계 생명체 탐구에 대해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어쩌면 최근에 발표한 '백년 우주선 (100-Year Starship)' 계획 관련된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화성에 사람을 보내서 거주하도록 하고, 죽을 때까지 화성을 개척한다는 내용이다.
화성에 간 사람을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할 계획은 없는, 그런 내용이다.

화성에 이주한 사람들이 열심히 화성을 개척한 사이에 지구에 핵전쟁이 일어나서 지구가 멸망하면, 그들은 원시시대부터 시작해서 문명을 발전시켜 나갈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그들이 지구라는 별에서 왔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그것은 미신이나 신화일 뿐이라고 생각하겠지.



아니면 케플러 우주망원경에 대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2009년 3월, 생명이 살 수 있는 지구형 행성을 찾기 위해, 약 6억 달러 짜리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쏘아올렸다.

의외로 우리은하 내부에도 지구형 행성은 많기 때문에, 쏘아 올리는 당시 1~2년 내에 지구형 행성 수백개를 찾아낼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물론 그 중에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별이 있을지 없을지는 별개의 문제.



어떤 발표를 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그렇게 많이 쇼킹할 것 같지는 않다.


해당기사 원문: http://www.nasa.gov/centers/ames/news/releases/2010/M10-110.html
이 컨퍼런스를 방송할 예정인 곳: http://www.nasa.gov/ntv



p.s.
재미있는 것은, 이번 사건(?)을 통해 국내 언론들의 찌질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는 것.
이 찌질성을 하나씩 짚어보자.


1. 중대발표?

나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기사에서는 '중대'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가 나오는 건 달랑 이 문장 하나다.
(눈에 띄게 하기 위해 임의로 강조표시를 했음)

NASA will hold a news conference at 11 a.m. PST on Thursday, Dec. 2, to discuss an astrobiology finding that will impact the search for evidence of extraterrestrial life.

이걸 가지고 '중대 발표'라는 표현을 쓰다니...


2. 기자회견에 300명을 초청한다고?

300이라는 단어나 표현이 들어가 있는 것은 달랑 이 한 문장 뿐. 직접 한 번 보시라.
요즘 언론사들 영어시험 무지 쉬운가보다.
(눈에 띄게 하기 위해 임의로 강조표시를 했음)

The news conference will be held at the NASA Headquarters auditorium at 300 E St. SW, in Washington.


3. 출처도 없고.

나사라서 다들 알거라 생각하고 그런건지, 아니면 원래 언론들이 그런건지.
다른 사람들을 보고는 뭔 출처표기를 꼭 하라느니 어쩌라느니 하면서, 자기네들은 어디서 퍼 온 건지 밝히지도 않아.


4. 기사들을 보시라.

이 링크들은 일부 몇몇 언론사들의 기사 링크일 뿐. 거의 모든 언론사가 비슷한 내용의 기사를 배포했다.
한 명이 쓰면 다들 사실확인 한 번 하지 않고 쭈르륵 빼껴 쓴다는 게 증명되었다.

NASA 중대 발표 예고에 관심 집중 (중앙일보)
NASA 2일 ‘우주생물’ 관련 중대발표…외계인 존재? (경향신문)
나사중대발표 D-1, 우주생물학적 발견=지구외 행성에 생명체 존재 가능성 발표? (한국경제) 


Posted by 빈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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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공 2010.12.01 14: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직접 들어가서 살펴봐도 별다른 내용은 없네요.
    그냥 생물학적 발표 정도 같은데.. 구글 번역기만 돌려도
    되는데 말이죠. ㅎㅎ

  2. 방문자 2010.12.01 1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 카시니아호의 행적을 보니 토성위성'레아'를 관측했다고 합니다.

  3. snowall 2010.12.01 1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자들은 "이 떡밥은 내꺼야~" 를 슬로건으로...

  4. 이승환 2010.12.01 2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전 오늘 새벽인지 알고 거의 밤을 새(...)

  5. 선환 2010.12.02 0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kottke.org/10/11/has-nasa-discovered-extraterrestrial-life

    발표자들의 경력을 살펴보면,
    - Pamela Conrad: 화성의 지질 및 생명체에 관한 연구
    - Felisa Wolfe-Simon: arsenic 을 이용한 해양 생물의 광합성에 관한 연구
    - Steven Benner: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서의 생물 연구
    - James Elser: 생태학자로, 생명현상과 관련된 화학물질을 찾는 연구..

    종합해보자면, 나사가, 타이탄에서 arsenic 을 이용한 광합성을 하는 해양 생물이 존재한다는 화학적 증거를 찾았을 가능성이..

  6. 선환 2010.12.02 0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kottke.org/10/11/has-nasa-discovered-extraterrestrial-life

    발표자들의 경력을 살펴보면,
    - Pamela Conrad: 화성의 지질 및 생명체에 관한 연구
    - Felisa Wolfe-Simon: arsenic 을 이용한 해양 생물의 광합성에 관한 연구
    - Steven Benner: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에서의 생물 연구
    - James Elser: 생태학자로, 생명현상과 관련된 화학물질을 찾는 연구..

    종합해보자면, 나사가, 타이탄에서 arsenic 을 이용한 광합성을 하는 해양 생물이 존재한다는 화학적 증거를 찾았을 가능성이..

  7. K. Martin 2010.12.02 16: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한민국 언론. 답답합니다.

  8. orchid 2010.12.02 2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재미있게(?)읽었습니다. 저도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면서 기사들의 신 기술?에 대해 좀 어리둥절 했더랬습니다. 카피, 에딧 엔 페이스트 기법이라고..

  9. 라피나 2010.12.03 0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자하기가 젤 쉬웠어요..

  10. 산다는건 2010.12.04 17: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사 뉴스를 읽어보아도 준전문가도 안 되는 제 입장에서는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모르겠더라는....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