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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험회사 - 미래부,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 복수전공 지원 프로그램 발표
    모험회사 2013. 8. 7. 11:37

    미래부,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 복수전공 지원 프로그램 발표

    미래부,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 복수전공 지원 프로그램 발표



    내가 다녔던 전산과는 자연대였다. 그래서 부전공이 가능했다. 전산과 학생도 타과 부전공이 가능했고, 타과 학생들도 전산과로 부전공이 가능했다는 얘기다. 그래서 전산과를 부전공하려고 시도한 몇몇 학생들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대체로 부전공을 선택하기 전에, 그 과 과목들을 전공선택으로 몇 개 들어보고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전산과를 탐색하러 온 학생들은 대체로 몇 개 과목 들어보고는 부전공으로 선택하기 전에 그냥 포기하고 나가버렸다. 거의 수업시간마다 나오는 프로그래밍 숙제를 제때 제대로 해 낼 수가 없었던 거다. 1, 2학년부터 C 배워서 올라온 학생들이 하는 숙제를, 기초 없이 3학년 돼서 들어온 상태로는 쉽게 따라잡을 수 없었던 것.

    그나마도 운영체제론, 자료구조론, 유닉스 실습 등이 나오니까 점점 떨어져나가다가, 프로그래밍 실습이라고, 시간표는 6시부터 9시까지로 짜여져 있지만, 했다하면 밤샘하는 게 다반사였던 그 수업을 몇몇 듣더니 다 떨어져나가더라. 그래도 꿋꿋하게 버틴 두어명의 타과 학생들은 컴파일러에서 아주 학을 떼고. 


    아무리봐도 전산학은 부전공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결국 내가 다니던 과는 컴공으로 통폐합되면서 부전공을 못하게 됐다. 공대쪽 학과들은 그 특성상 부전공으로 할 수 없는 것, 아는 분들은 다들 알 테다. 요즘은 달라졌는지 몰라도.

    근데 정부에서 컴공쪽을 부전공으로 하도록 유도하겠다고? 지원금 주겠다고?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싶다. 과연 타과 학생들이 전공을 하면서 컴공까지 부전공을 할 수 있을까? 실력 좋은 몇몇 말고는 굉장히 힘들거다. 그나마 프로그래밍에 관심 가지고 자기 전공과 접목시키고자 생각했던 학생들도 떨어져나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내가 지금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 현실이 좀 암울해서, 후학들에게 정말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남으라고 말은 하지만, 그러면서 다소 과격하게 취업만 생각해서 컴공에 가려는 학생들은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에 대한 애착도 있고, 이걸 전공으로 했다는 작은 자부심도 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외부의 이상하고도 더러운 요인들 없이, 골방에 처박혀 프로그래밍만 할 수 있게 해 준다면 행복하게 이 일을 할 수도 있다.  

    그 연장선상으로, 비전공인들도 프로그래밍을 배운다는 것을 좋게 생각한다.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어느 분야에도 IT 혹은 SW가 들어가므로, 그 분야 전공자들이 기본적인 프로그래밍을 안다 여러모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비록 직접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지는 못 한다 할지라도, 관련 기술 파악을 하거나, 외주 줄 때 좀 더 쉽게 기술적인 요인들을 알아듣는다거나, 자기 분야에서 어떤 부분에 IT를 도입할지 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좋은 효과를 가져오려면, 타과 학생들을 컴공과에 부전공을 시킬 것이 아니라, 그 과에 맞는 소프트웨어 개발 교육 혹은 IT 교육을 하는 것이 옳지 않겠나. 예를 들어, 예대 쪽 학생들을 위한 디지털 아트 프로그래밍 과목을 개설한다든지, 사회대 쪽 학생들을 위한 통계 분석 프로그래밍, 전 대학 학생들을 위한 쇼핑몰 프로그래밍 등등. 정말 성의가 있다면 특정 과에 맞춰서 맞춤식 교육을 위한 커리큘럼을 내놨을 거라 생각된다.
    뭐 그냥 일부 대학에 돈만 조금씩 나눠주고 유야무야 유명무실 한 정책으로 끝 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어쨌든 이런 시도를 좀 더 현실에 맞게, 성의 있게 수정해서 정말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p.s.
    1. 미래부, SW복수전공 지원 프로그램 마련 (뉴스 기사)

    2. 차라리 생활코딩(http://opentutorials.org/) 같은 곳을 지원해주면 좋겠다. 비전공인, 비IT인들 중에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곳을 꼭 한 번 들러보시라.

    3. 뉴스에 나오는 정책들이 좀 어이없는 것들이 가끔씩 나와서 정부 정책들을 좀 까기는 하지만, 소리소문 없이 묵묵히 꽤 괜찮은 일들을 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예를 들면 '공개 SW 포털 (http://www.oss.kr)' 같은 곳. 여기는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곳 중 하나다. 꽤 흥미로운 일들을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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