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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대교 휴게소 - 소원성취곰, 전망대국내여행 2016. 7. 24. 14:30
정서진 아라타워에 갔다가 버스가 안 와서 청라국제도시 전철역까지 걸어서 갔다. 약 3킬로미터 거리였지만 그늘 없는 땡볕에 타 죽을 것 같았다. 결국 타긴 했지만 죽진 않았다. 이런 걸 다행이라 하는 건가.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풍력발전기를 지나서 터덜터덜 걸어가다가 '영종대쇼 휴게소'가 보였다. 이런 때 아니면 여길 가 볼 기회가 없으니 한 번 올라가본다. 남들은 다 차 타고 가는 곳을 걸어서 가니 색다른 기분은 개뿔.
아라타워에서 한 1킬로미터 정도 걸어서 나오면 영종대교 휴게소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밤 시간이 되면 문을 닫아서 못 올라간다. 시간이 적혀 있었지만 대강 보고 지나쳤다.
영종대교 휴게소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물론 생각보다 작았지만 완전 코딱지만큼 작은 건 또 아니다. 그냥 적당하다. 휴게소이니만큼 올라가자마자 주차 시설이 먼저 눈에 띈다. 바깥에도 주차장이 있지만 지하에도 주차장이 있다. 여기서 건물 쪽으로 계단을 또 올라가면 영종대교 휴게소의 상징이라 할만 한 것이 보인다.
커다란 곰. 참 크게도 만들어 놨다. '포춘베어'라고도 하고, '소원성취 곰'이라고도 소개해놨다. 높이 23.57미터로 2014년에 세계에서 가장 큰 철제 조각품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한다.
이 조각품은 나름 스토리가 있다. 웅녀가 곰에서 인간이 되는 바람에 그녀가 그리워서 아빠곰이 아기곰을 머리에 이고 어미곰을 찾아 헤매게 됐다는 것. 그래서 그 모습에 감동 받은 신이, 이들에게 인간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을 줬다는 내용의 스토리다.
아니 근데 어미곰 잃어서 울며 헤매는 곰에게 왜 쌩뚱맞게 인간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을 준 건가. 다른 어미곰을 소개시켜주든지. 뭔가 좀 앞뒤가 안 맞다. 그리고 이런 스토리라면 단군 나쁜놈이 되고... 어쨌든 소원 빌란다.
가만 보면 큰 절에 항상 있는 커다란 불상 같은 모습이기도 하다. 그걸 종교적 색체를 없애면서도 한국적 이미지로 바꾼 것 아닌가 싶다. 대강 트레이드 마크가 되면 되는 거지 뭐.
앞쪽은 오전 시간에 사진 잘 찍히는 위치라고 바닥에 표시 돼 있고, 똥구멍 쪽은 오후 시간에 사진 잘 찍히는 위치라고 적혀 있었다. 해 방향을 고려해서 바닥에 표시해놓은 듯 하다. 근데 뒷면은 좀 멋이 없다.
곰 뒷편엔 '느린우체통'이 있다. 우편물을 넣으면 1년 후에 배달해준다고. 느린우체통은 건물 안쪽에도 있다.
아아 공항가고 싶다. 비행기 타고 싶다. 마다가스카르 가고 싶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바로 쇼핑몰이 보인다. 옷을 비롯한 각종 패션 잡화류를 판매하고 있다. 옆쪽으로 가면 카페와 식당도 있다.
2층에도 뭔가 판다. 이것저것.
영종대교 모형도 있는데
모형 자동차 갖고 싶더라.
국내최초 세계최초라고 자랑하고 있는 느린우체통. 건물 2층에도 있고, 여기는 편지를 쓸 수 있도록 펜도 준비돼 있다. 종이와 봉투는 아마도 1층 안내데스크에서 판매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것 여기저기서 많이 봤는데 영종대교 휴게소가 제일 먼저 한 건가. 그리 써놨으니 그렇겠지. 근데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서 내 인생도 빨리 변하기 때문에 1년 후에 우편물이 배달된다면 난 이미 이사하고 없을지도 모른다는 게 문제다.
한쪽 구석에는 비즈니스 코너라며 PC 두 대가 있다. 대충 인터넷 정도는 가능하다.
2층 전시장 앞에 둥둥 떠 있는 비닐 괴물. 비닐 봉지 같은 것들로 만들어놨는데 정말 기괴한 괴물 모습을 하고 있다.
전시장 안에도 비닐 괴물이 있다. 어두운데 시커매서 잘 안 찍히더라.
부채나 족자 같은 데 그림 그려진 것 전시하는 곳이었는데
한쪽 옆에도 또 괴물이 있다. 잘 어울리지는 않는 조합인데 어쨌든 괴물은 신기하다. 구석 벽에 있는 이 괴물은 일부분이 움직이기도 한다. 쉭쉭 소리도 나고.
저 두 부류가 한 공간에 놓여 있다. 참 애매하다. 그래도 이 괴물들을 본 것만으로도 여기 온 보람이 있었다. 신기한 것 봤잖아.
굳게 닫힌 철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가면 3층 옥상이 나온다.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도 아마 밤에 오면 더 예쁘지 않을까 싶다. 아라타워 전망대와는 또 다른 모습들이 보인다. 두 군데 모두를 돌며 전망대 콤보를 찍어도 괜찮겠다.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야 하는데. 안타까워.
식당 쪽엔 손님들이 좀 있던데, 돌아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내부는 조용한 편이다. 건물 내에서 돌아다니기엔 좀 더운 편이기도 하다. 옥상 전망대가 제일 시원하더라.
다른 휴게소들은 대체로 식당만 쭉 있을 뿐이지만, 영종대교 휴게소는 나름 구경할 것들이 좀 있어서 기회 된다면 한 번 들러봐도 좋겠다.
대강 구경을 마치고 다시 전철역으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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