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위 43도에서 만든 맥주가 맛있다"라는 말, 한 번 쯤 들어봤을 테다. 심심하면 한 번씩 여기저기서 나오는 말이다.

 

언론에서도 이런 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광고기사에도 이런 말이 나왔다.

 

"북위 43도에는 세계 유명맥주 생산지인 뮌헨, 삿포로 등이 있다."

(밀워키 베스트 프리미엄 캔맥주, 연합뉴스, 2014.03.03.)

 

여긴 그래도 뮌헨, 삿포로만 나왔지만, 보통은 칭따오도 넣더라. 근데 이게 과연 사실일까. 심심하니까 한 번 찾아봤다.

 

 

먼저 삿포로. 홋카이도에 있는 삿포로는 삿포로 맥주로 유명하다. 대략 위치를 찾아보니, 북위 43도가 맞다. 오오 역시! 하기엔 이르다.

 

맛있는 맥주 북위 43도 설은 뻥이오

 

독일 뮌헨. 북위 48도다.

 

아니, 맥주 제조는 뮌헨에서 하지만 보리는 독일 시골에서 갖고올 수도 있지 왜 독일 기를 죽이고 그러세요. 할 수도 있겠지만, 북위 43도엔 아예 독일이 없다. 어디 식민지에서 가져오는게 아닌 이상, 북위 43도엔 뮌헨 맥주를 넣을 수가 없다.

 

 

이런 사실을 안 사람들이 있는지, 어디선가는 북위 40도에서 50도 사이 맥주가 맛있다고 하는 말도 있는데, 그렇다면 칭다오는 어떨까.

 

 

칭따오 맥주로 유명한 칭다오는 북위 36도 쯤이다. 애초에 북위 43도 맥주 어쩌고에 칭따오를 넣는 것부터가 무리다. 인천 옆쪽에 있으니 당연히 38도선 아래라는 것을 떠올릴 수 있으니까.

 

따라서 맛있는 맥주가 북위 43도 어쩌고 설은 뻥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도 진실은 꿈도 희망도 없이 삭막하다.

 

그 말이 어떻게 나왔을지 짐작은 가지만, 더이상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다. 어쨌든 살면서 어디선가 누군가가 맥주 43도설을 주장하면, 바로 구글맵을 꺼내서 뮌헨과 칭따오 좌표를 찍어서 보여주자. 스마트폰에서는 해당 지역을 꾹 누지르고 있으면 GPS 좌표가 나온다.

 

맛있는 맥주 북위 43도 설은 뻥이오

 

 

p.s. 사족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라오스의 비어라오도 꽤 맛있다는 평을 받는다. 동남아이므로 당연히 북위 43도와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 그리고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비어라오는 냉장 배송 따위 하지 않았다. 그냥 트럭에 실어서 땡볕에 운반하더라. 더군다나 소매점에서도 그냥 그늘이나 창고에 놔뒀다가, 손님한테 팔기 전에 그때그때 냉장고에 맥주를 넣어둔다. 그래서 한꺼번에 많이 살 때는 그냥 그늘에 놔뒀던 따뜻한 맥주를 가져 올 때도 있었다. 그래도 맛있더라. 그런걸 보면 맥주는 그냥 맛있게 만들면 맛있는 거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Posted by 빈꿈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