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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사 타입이라고?
    잡다구리 2007. 6. 16. 13:58
    사람들이 흔히들 대표같은걸 뽑거나 할 때 하는 말이 있다.
    '나는 모사 타입이라서 대표를 하기 보다는... 중얼중얼'
    일단 그런 사람은 대표로 뽑지 않는 것이 좋을테다.
    스스로 리더의 자격이 없음을 인정했으니까.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뒤에서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차라리 '모사'라기보다는 '간신배'나 '졸개' 혹은 '노예'
    타입이라고 말 하는 것이 낫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의견을 내 놓으면 리더가 결정을 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리더가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진정한 모사라면 과연 그렇겠는가?

    삼국지를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거기서 재갈량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미 알 것이다.
    모사란, 앉아서 주저리 주저리 떠드는 말 많은 잔소리꾼이 아니다.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팀을 이끌 수도 있고, 행동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모사이다.
    작전을 짜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피 튀기는 전투에 나가 싸우기도 하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여러가지 일도 처리하는, 그야말로 다재다능하고 피곤한 위치인 것이다.

    또한, 자신의 말이 어떠했다 하더라도 리더의 결정에 힘 닿는 데까지 동조하고,
    자신이 내 놓은 안이 아니더라도, 리더의 결정이 실패했을 경우 그 책임을 같이 질 줄도 알아야 한다.
    리더와 다를 것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모사와 리더가 다른 점이 무엇이겠는가?
    모사는, 그 사람보다 더 뛰어난 자가 없을 때는 리더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다.
    즉, 자신이 섬길 수 있는 리더를 알아볼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결국, 모사는 리더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다.
    때로는 리더를 가르치는 스승이 될 수도 있어야 하고,
    때로는 리더 아래서 지저분한 일도 다 처리해야 한다.

    아직 함부로 스스로를 모사 타입이라 말 하는 사람 치고 진짜 모사의 자격 있는 자를 못 보았다.
    여태껏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특징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힘든 부분에선 발뺌을 하고
    이익만 챙겨먹고, 상황이 나빠지면 투덜거리고 욕 할 속셈으로
    간신배와 더욱 닮아 있었다는 것 뿐.

    여담으로, 그런 이유에서 나는 내가 대표로 추천되면 그냥 하고 만다.
    나는 모사의 자격이 없음을 알지만, 한낱 졸개로 투덜대기는 더 싫기 때문이다.
    물론, 시켜주지 않으면 더 좋다. 힘든 일 안 해도 되니까.

    어쨌든, 모사가 얼마나 힘들고 다재다능한 능력이 필요한 직책임을 진정으로 안다면,
    함부로 모사 타입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말자.
    그리고, 주위에서 진정한 모사 타입의 사람을 만났다면,
    그 때를 놓치지 말고 스스로 그 사람의 리더가 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진짜 모사라면, 그 사람 말만 잘 들어도 최소한 손해는 안 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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