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저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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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로드 간지에 도착하다 - PINK 16 0616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9. 3. 13:05
델리에서 버스로 약 12시간 걸려 도착한 맥그로드 간지. 아침에 도착했는데 추적추적 비가 오고 있었다. 우기가 시작되기 직전이어서, 머무는 동안 거의 대부분 비가 왔다. 내게 맥그로드 간지는 항상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조그만 마을로 기억된다. 인도의 수도인 델리, 그 대도시의 정신 없는 어지러움에 반해 맥그로드 간지는 유명한 여행지이긴 하지만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무엇보다 호객행위와 사기행각이 없다는 것이 크게 마음에 들었고, 릭샤가 없다는 것과 자동차가 많지 않아 공기가 맑다는 것도 좋았다. 마음 놓고 편히 쉴 수 있는 휴양지, 맥그로드 간지. 아침에 도착해 일행과 함께 숙소를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귤 합류. 귤 양은 혼자서 한국에서 중국을 통해 육로로 인도까지 온 소녀. 안타깝게도 다들 버스에 시달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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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닦는 것보다 물로 씻는게 더 깨끗해 - PINK 15 0616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8. 31. 02:11
인도 사람들은 종이(화장지)로 뒤를 닦는 것보다, 물로 씻는 게 더 깨끗하다고 주장한다. 사실, 말은 맞는 말이다. 몸에 뭐 묻었을 때, 화장지로 닦는 것보다 물로 씻는 것이 더 깨끗하니까. 최근에 비데를 많이 사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이지 않을까? (난 사용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근데 문제는 뒤가 아니라 손이다. 뒤는 물로 씻어서 깨끗하고 시원하다 쳐도, 손은 어쩐단 말이냐. 뒤 닦은 손을 물로만 씻는다고 깨끗이 씻어 지나? 인도 화장실엔 물은 있지만 비누는 없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이 뒤를 닦은 손을 물로만 씻는 것이 틀림 없다. 분명히 식당 주방장들도 볼 일 보고 그렇게 했을 텐데, 우리는 그 주방장이 주물럭거려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아아... 인도에서 이것저것 따지면 굶어 죽는다. 그냥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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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아직도 손으로 뒤를 닦아 - PINK 14 0616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8. 31. 01:51
인도 사람들은 대부분 아직도 오른손으로는 밥 먹고, 왼손으론 뒤를 닦는다. 그렇게 말 하면 주위 사람들은, IT 강국이라는 나라가 왜 그렇게 미개하냐라고 한다. 나는 손으로 밥 먹고, 뒤를 닦는다는 것이 미개한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건 그 나라 문화일 뿐이다. 그렇게 따지면 미개하지 않은 나라가 어디 있겠는가. 어쨌든 인도에서도 부유층은 포크와 나이트 등으로 식사하고, 화장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왠만한 사람들은 아직 그렇지 않다. 물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에는 포크와 나이프, 숟가락 정도는 있다. 몇 장 안 돼서 마음 놓고 쓰기 어렵지만, 냅킨도 조금 준비 돼 있다. 그래도 그런 식당이라 하더라도 화장실에 화장지는 없다. 그래서 여행 중에 화장지가 부족하지 않게 늘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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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달리기 위한 것, 안전과 쾌적은 필요 없지 - PINK 13 0616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8. 29. 14:40
시외버스에 자리가 꽉 찼다고 사람이 더 못 탄다는 고정관념이 인도에선 안 통한다. 사람이 꼭 의자에 앉으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시외버스라고 서서 가지 말라는 법도 없고, 열 시간 넘게 서서 가면 안 된다는 법도 없다. 우리의 고정관념일 뿐이다. 사람 많을 때는 버스 통로와 문 근처 등, 빈 틈 사이 빽빽이 사람으로 들어찰 때도 있다. 물론 서로 불편하지만, 버스 타고 간다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 인도에서 여행을 하면, 장거리 버스나 짚차 등을 타고 이동할 때가 많은데, 운전기사들이 돈 벌려고 무리하게 일을 해서 그런지 대부분 눈이 충혈돼 있다. 얼핏 봐도 눈에 잠이 쏟아지는 모양이니, 운전하면서 조는 것은 당연한 일. 옆으로 천길 낭떠러지가 펼쳐지는데, 운전기사는 졸면서 운전 한다. 특별한 일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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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때 되면 오고, 도착할 때 되면 도착한다 - PINK 12 0616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8. 29. 14:23
인도의 시외버스는 공영버스와 사설버스가 있다. 사설버스는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버스인데, 버스 시설이 좋지만 각종 횡포가 있다. 가격이 좀 더 비싸다거나, 엉뚱한 데서 내려 준다거나, 시간을 잘 맞추지 않는다는 것 등. 공영버스는 교통편이 잘 없거나 부실하기 때문에 사설버스를 자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실정. 그런데 여행사에서 버스 표를 살 때부터 재미있는 현상이 보이는데, 똑같은 곳으로 가는 똑같은 버스표인데도 여행사마다 가격이 다르다는 것. 게다가 여행사에서 알려주는 출발 시각이 다른 경우도 종종 있다. 인도에서는 출발,도착 시간이라는 개념을 아예 잊고 지내는 것이 편할 정도다. 심지어 열차마저도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상황이니까. 우리나라처럼 10분 정도 연착하는 수준이 아니다. 1시간 연착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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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해나 만남 - PINK 11 0615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8. 28. 12:53
오이양과 함께 버스 타러 가는 도중에, 길에서 해나를 만났다. 말 그대로, 길 가다 우연히 만난 것. 버스표 사 놓고, 버스 시간 기다리면서 처음으로 인도 현지 식당에 갔다. 뭔가 지저분한 느낌 때문에 과연 이 음식 먹어도 될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오이양도 똑같은 생각을 했는지 나보고 먼저 먹어 보라고 했다.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짜로 한 숟가락도 안 뜨고 내가 먼저 먹기를 기다리고 있길래 어쩔 수 없이 실험용 생쥐가 된 나. 인도 음식은 향과 맛이 강해서, 처음 접하면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여행자 중에는 몇 달을 여행해도 인도 현지 음식을 전혀 입에도 못 대는 사람도 있을 정도. 다행히 내 입맛에는 잘 맞는 편이었다. 이 때 처음으로 인도의 대중교통을 이용해 봤는데, 한 때 우리나라에도 '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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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자연치유 - PINK 10 0600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8. 28. 12:52
PINK 8 0600 - B형간염 자연치유 여행 일주일 전에야 각종 질병 생각이 나서 보건소에 들렀다. 간염 예방접종은 한 달에 걸쳐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 문제상 접종 포기. 말라리아는 예방접종은 없고 예방약이 있는데, 알약을 매일매일 먹어야 한다고. 하루 까먹고 알약 안 먹었을 때 운 나쁘면 말라리아에 걸릴 수도 있고, 제일 문제는 약이 독해서 장기 복용 할 경우 각종 부작용이 있다는 것. 머리카락이 빠지고, 두통이나 복통 등이 있을 수도 있고, 우울증까지 올 수도 있다고 한다. 말라리아 예방하려고 약 먹다가 죽겠다 싶어, 아예 말라리아 주의보가 내려진 지역은 여정에서 빼 버렸다. 그렇게 여행을 했는데, 중국 즘에서 몸이 심상치가 않았다. 계속 피곤하고, 입맛도 없고, 설사는 계속되고, 어지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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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를 떠나며 GRAY 3 0615 (인도여행)푸른바다저멀리 2007. 8. 27. 16:19
푸른 바다 저 멀리 GRAY 3 0615 델리를 떠나며 1. 빠하르간지에서 하룻밤을 묵었던 곳은 ‘Hotel Down Town’이라는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였다. 이 동네 숙소들이 다 그렇듯, 이름은 호텔이라고 돼 있어도 시설은 한국의 여관 정도 수준이다. 안팎이 다 더러운 건물에, 방도 대부분 때에 찌들어 있었다. 아무리 청소를 한다 해도, 페인트 칠을 다시 하지 않는 이상 깨끗해 보이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내가 고른 숙소는 그나마 쥐나 벌레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사람들 말로는 쥐나 바퀴벌레, 개미 등이 들끓는 곳도 많다고 한다. 정말 빨긴 했는지 의심스러운 더러운 침대 시트와 이불, 베개가 놓여 있는 경우도 있고, 빈대나 벼룩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