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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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꽃 그림그림일기 2008. 1. 20. 01:28
내게 꽃은 일종의 마약이다. 꽃을 그리고 있으면 아무 생각도 없어지고, 걱정도 모두 사라지고, 점점 행복한 기분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별 의미 없는 꽃 그림을 자주 그리는데 슬픈 것은, 다 그리고 나면 의미가 없다는 것. 이름을 불러 주면 내게 다가와서 꽃이 될 텐데, 이름도 부르기 전에 꽃으로 있으니 더이상 의미가 없지 않은가. 뭐- 추상적인 말로 대외적인 발언을 하자면, 꽃은 아름다움과 살아있음, 화려함의 의미와 함께 일시적인 매력, 죽음, 곧 사라질 운명의 이중적인 의미와 함께 불안 속에 싹트는 원인 모를 행복감이 지금 내 상황과 일치되는 점이 있다는 등의 말들을 마구 지어낼 수는 있겠지만... 그건 나중에 나중에 전시회같은 거 할 때나 써 먹어야지. 풋- (아아, 힘든다, 이제 색연필 색칠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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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바다 어두운 동굴 속 마른 오징어사진일기 2007. 8. 5. 15:40
햇살 없는 어느 쓸쓸한 날이었지요. 알 수 없는 어지러운 마음에 추적추적 비가 내릴 때 나는 세상에 홀로 버려져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는 것 같았죠. 하늘은 가까이 있어도 늘 어딘가 얽매여 마음 편할 날 없고 세상 모두가 등을 돌리고 외면한 채 먼 곳만 바라보고 있었죠. 그렇게 또 하루 아름다운, 아니 아름다울 수도 있었던 하루가 저물어가고 아무리 힘들어도 털썩 주저앉기 망설여지는 젖은 의자처럼 그렇게 축축하게 젖어 있네요.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보면, 언젠가는 스치는 무의미 속에서 당신을 찾을 날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