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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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벽화전 - 보름간의 기록 3국내여행/경상도 2010. 5. 25. 19:28
사진 때문에 3편까지 쓰기는 하지만, 이제 더이상 길게 설명할 것은 없다. 포스팅 하나에 사진이 너무 많이 들어가면 귀찮은 일들이 생기기도 하고, 또 사진을 너무 많이 나열한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분량을 자른 것 뿐이다. 벽화전의 스케치를 본다는 의미에서 즐겨 주시라. 아침 일찍 나오신 분이 팀원들이 하루종일 쓸 색을 만들고 있다. 작업량이 많고, 팀원이 많은 만큼 종이컵보다는 일회용 접시에 한가득 색을 담았다. 수성 페인트는 주로 흰색을 섞어 색깔을 만들기 때문에, 색깔이 대체로 연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도 색 조합을 잘 사용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파스텔 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처음 전문가들의 짐을 보았을 때는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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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블루스 -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기억 2국내여행/경상도 2010. 5. 23. 20:24
'동피랑'은 '동쪽에 있는 비랑'이라는 뜻으로, 비랑은 비탈의 사투리다. 즉, 동피랑은 그저 '동쪽에 있는 비탈'이라는 단순한 의미의 산동네일 뿐이다. 이 지역은 옛부터 강구항에 일하러 온 가난한 사람들이 거주하던 가난한 동네였다. 삼십 년 전만 해도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의 좁고 가파른 골목길들이 실핏줄처럼 어지럽게 펼쳐져 있었다 한다. 뜨내기들도 많았기에 동네 분위기도 험악했고, 돈 벌어 떠나기만을 바라는 동네였다 한다. 그런 동네인만큼 세월이 지나면서 재개발 계획이 수차례 나왔는데, 실제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마을 부지와 집들을 시에서 사들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통영의 시민단체인 '푸른통영21'과, 그와 뜻을 같이한 통영시와 통영교육청, 그리고 대학, 다른 시민단체 등이 모였다. 그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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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블루스 -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기억 1국내여행/경상도 2010. 5. 23. 20:19
2010년 4월 2일 금요일. 통영시청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예술가들이 모여 앉았다. 4월 3일부터 11일까지 2주간 펼쳐지는 동피랑 벽화전의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행사가 열리는 통영이라는 곳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이다보니, 아무래도 통영에 사는 사람들이 많이 참여했다. 그래도 멀리 타지에서 온 사람들도 전체 참가인원의 절반을 차지했다. 직업과 나이도 아주 다양했고, 팀 구성 또한 한명으로 구성된 팀부터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벽화를 처음 그리는 사람도 있었고, 전문적으로 벽화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술을 배운 사람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어쨌거나 그들은 이번 벽화전에 벽화 예술가로 참여했고, 각자 나름대로 주제와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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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도 8/8 200806국내여행/전라도 2009. 4. 25. 18:06
드디어 우이도에서 2박 3일 일정을 마치고 나가는 날. 우이도에서 목포로 가는 배는 아침 7시 20분 딱 한 편 뿐이다. 이 배를 놓치면 오후 4시 즘에 도초도로 가는 배를 이용해서, 다시 도초에서 목포로 가는 수 밖에 없다. 섬은 기상조건에 따라 배가 뜨지 않을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항상 일정에 여유를 두로 계획을 잡는 것이 좋다. 떠나는 날이라서 일찍 일어났더니, 새벽에는 정말 자욱하게 안개가 끼어서 한 치 앞도 안 보였다. 배가 들어올지도 의문스러운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시간 지나면서 차츰 안개가 걷혔다. 분 단위까지 딱딱 맞춰서 배가 들어오는 건 아니니까, 대강 7시 즘 일찌감치 나가서 기다렸다. 배표는 저 앞에 보이는 작은 집에서 사면 된다. 배 출항 시간에 맞춰서 사람이 와서 표를 판다.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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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도 7/8 200806국내여행/전라도 2009. 4. 25. 17:33
마무리 정리 겸 우이도의 이모저모. 사실은 분류하기 어려운 짜투리 사진들. ㅡㅅㅡ; 우이도에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염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근데 국적불문하고 염소들은 왜 저렇게 절벽을 기어 올라갈까. 저렇게 올라가서는 나중에 못 내려와서 쩔쩔 매는 경우도 많으면서. 가까이 다가가면 멀리 달아나려고 발버둥 치는 염소들. 묶여 있는 염소들은 목줄이 끊어져라 뛰어가다가 목줄때문에 다시 튕겨져서 되돌아가는데, 저러다가 목 부러지겠다 싶을 정도로 심하게 움직여서 가까이 다가가기 겁난다. 하지만 마을 입구에 묶여 있기 때문에 길을 가려면 꼭 지나쳐야 하는데, 그 때마다 도망치려고 발악하는 염소를 봐야만 한다. 좀 싫은 느낌. 선착장에 나갔더니 민박집 주인 아저씨께서 물고기를 잡아오셨다. 무슨 물고기인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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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도 6/8 200806국내여행/전라도 2009. 4. 25. 16:39
우이도의 명물이 모래언덕이긴하지만, 하루종일 모래언덕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 (하루종일 보고 있어도 되긴 되지만). 그렇다고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봐도 행동반경이 정해져 있어서 조금 갑갑한 느낌. 그래서 이왕 우이도 온 김에 산을 넘어서 건너편 다른 동네도 한 번 가 봤다. 돈목해수욕장 가운데 즘 나 있는 산길을 쭉 따라가면, 우이도 서쪽에서 동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 낮은 산을 두 개 넘어야 하지만, 낮은 산이고, 길도 험하지 않아서 그리 힘들진 않다. 하지만 풀숲에 가려서 길이 거의 안 보이고, 인적도 드문 길이기 때문에 안전사고에 주의 할 필요는 있다. 돈목해수욕장에서 산 쪽으로 들어가면 곧 이런 다리를 만날 수 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길을 따라가다가 낮은 산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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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도 5/8 200806국내여행/전라도 2009. 4. 25. 14:57
우이도가 유명해진 것은 우이도 서쪽 해안에 있는 모래언덕(사구) 때문이다. 물론 우이도가 낚시터로도 유명하긴 하지만, 낚시에 별 관심 없는 일반인들도 이 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바로 이 모래언덕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모래언덕은 자타공인 우이도의 명물이라 할 수 있을테다. 모래언덕 앞쪽에는 출입을 금하는 푯말과 함께, 접근을 금지하는 줄이 둘러쳐져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이 모래언덕을 밟고 올라가면서 모래가 많이 소실되었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해 접근을 금지하는 것이다. 민박집 아주머니 말씀에 따르면, 모래언덕 오르다가 잘 못 걸리면 벌금을 물 수도 있다고 한다 (감시하는 사람이 있다고). 꼭 감시나 벌금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이 신기한 자연의 조화를 오래오래 보존한다는 의미에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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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도 4/8 200806국내여행/전라도 2009. 4. 25. 03:57
우이도 도착한 첫 날, 숙소를 정하고 짐을 풀고 나서도 밖에 나가서 싸돌아다녔다. 뭐 그리 많이 돌아다닐 곳도 없지만, 그냥 해수욕장 이쪽 끝에서 저 쪽 끝까지 왔다 갔다 하면서 사진찍기 놀이를 했다. 해가 지면 불빛도 거의 없이 깜깜해 질 것이 뻔하니까, 조금이라도 해가 남아 있을 때 하나라도 더 보자는 생각. 어차피 밤은 기니까. 조금 멀리서 넓게 찍어 봤더니 해안이 호수같은 느낌. 이렇게 물 속의 물고기도 다 보일 정도로 여기 바다는 맑고 깨끗하다. 넘실대는 파도를 따라서 해안 가까이 들어온 물고기 한 마리를 찍었음. 맨발로 찰방찰방 얉은 바다를 파도와 함께 걷다보면 작은 물고기와 게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마치 손에 잡힐 듯 보여도, 실제로 맨손으로 잡기는 어려웠다. 이래서야 무인도에 가게 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