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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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비 오는 날의 라이딩 1 - 한강 자전거 길국내여행/서울 2015. 11. 24. 12:48
어느 비 오는 날 아침, 세상이 나를 부르길래 뛰쳐 나갔다. 인생 별 거 있어, 가볍게 자전거나 한 번 타고 오는거지 뭐. 이상하게도 서울 주변 자전거 여행은 별로 안 땡겨서 안 하고 있었는데, 마침 새로 산 9만 원짜리 자전거 개시도 할 겸 해서 가벼운 기분으로 나가봤다. 이것저것 테스트 해 볼 것도 있었고. 출발해서 시내를 달릴 때만 해도 크게 이상한 건 못 느꼈다. 시내 빠져나가기가 워낙 신경쓰이는 것도 많고, 속도도 안 나고 해서 그랬을 테다. 그런데 한 시간 정도 지나자 뭔가 많이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자전거 바퀴에 바람이 빠져 있었던 것. 손으로 잡으면 큰 힘 들이지 않았는데도 타이어가 쑥 들어갈 정도. 이건 좀 위험하다. 펑크 위험도 있지만 페달 밟기 힘들어서 속도가 나질 않는다. 다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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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빛초롱 축제 2015, 그냥 대충 구경국내여행/서울 2015. 11. 23. 17:11
서울 빛초롱 축제 2015. 올해도 청계천 광장 일대에서 등 축제가 열렸다. 매년 열리다보니 이제 피로가 쌓인 건지 힘이 좀 빠진 느낌. 작년에 봤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보고. 계속해서 우려먹는 느낌이라 이제 매년 안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그런 예감이 있어서였는지 딱히 가고싶지 않았던지라, 행사 마지막 날 비 올 때를 틈 타 가볍게 슬쩍 가봤다. '2015 서울빛초롱축제'는 11월 6일부터 22일까지 열렸다. 청계광장에서 수표교까지 일렬로 늘어선 등을 구경하는 것이 전부라서 축제 진행 방식도 이젠 좀 식상하다. 어쩌다 한 번 우연히 가서 둘러보는 것 아니면, 굳이 찾아가서 볼 생각은 별로 들지 않게 된 축제. 축제 자체는 아주 정적인데 사람들이 많다보니 좀 짜증나기도 하고. 뭐 한국이 워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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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에 구국의 스튜어디스 - 네곰보, 콜롬보 국제공항, 스리랑카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5. 11. 12. 07:26
갈레에서 아쉬운 아침을 맞이하고 조용히 열쇠를 두고 숙소를 나왔다. 느릿느릿 걸어서 성곽을 빠져나와 시내로 향했다. 터미널 옆, 5층 규모였던가, 그리 높진 않았지만 그 주변에선 꽤 높은 건물이었고 나름 세련된 축에 속했던 쇼핑센터를 다시 들렀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들었던 빵을 사러 들어갔더니 점원이 반갑게 아는 척도 해 준다. 떠나기 영 아쉬워서 미적미적. 그래도 버스는 떠난다. 갈레에서 네곰보로 바로 가는 버스편이 없어서 일단 콜롬보를 들렀다가 네곰보로 갔다. 갈레에서 콜롬보까지는 큰 버스로 107루피. 대략 100킬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인데 4시간 쯤 걸렸다. 길에서 손 드는 승객들을 다 태워주고 또 내려주고 하면서 갔기 때문. 콜롬보에서 네곰보까지는 47루피. 가까운 편이라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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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난 여행잡다구리 2015. 11. 11. 23:22
나를 찾아 떠난 여행. 모두 잠든 야심한 밤 골목길을 따라서 오래된 집을 떠나자.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여정이지. 잠시 안녕 작별 인사를 하고, 아무도 없는 길을 따라 서글프지만 씩씩하게 걸어간다. 찬 바람이 씽씽 불어도 괜찮아요. 나는 여행자니까. 철길을 보면 항상 떠나고 싶어지지. 저 멀리 무언가 나를 부르는 바람의 소리. 저 길은 알까 우우주 정거장에 쏟아지는 햇빛의 마음을. 나를 찾는 여행자의 눈동자는 불 타오르고 간츠도 반겨준다. 힘들어 죽을 것만 같은 계단을 오르면 정말 죽어버릴테니 조금 덜 힘든 옆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고. 드디어 대합실. 나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의 힘겨운 모습들이 여기저거 널브러져 있다. 언제나 무언가를 기다리며 조금만 있으면 오겠지, 조금만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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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 마지막 날 사진들 - 갈레, 스리랑카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5. 11. 11. 20:04
밤에 SD카드가 주머니에 들어있는 상태로 옷을 빨아버려서 축제 전에 동네 모습 찍었던 게 다 날아갔다. 그 보상심리 때문인지 후에 쓸 데 없는 사진을 많이 찍었고, 골라내기 귀찮아서 이것저것 아무거나 올리다보니 오히려 사진 양이 많아졌다. 이번 편은 더 쓸 글도 없고 그냥 대충 사진만 올린다. 갈레 포트에서 하염없이 볼 수 있는 풍경. 가끔 바다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 수가 많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이 동네 바닷가에선 물고기가 잘 낚이지 않는 듯. 꽤 긴 성곽을 따라 이런 풍경들을 계속 볼 수 있다. 성곽을 거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라앉고 기분이 상쾌해진다. 바닷바람이 불긴 하지만 햇볕이 따갑다는 게 흠이다. 어느새 익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도 동물들이 마음껏 여기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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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는 성곽 - 갈레 포트, 스리랑카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5. 11. 11. 18:39
갈레에서도 빵을 엄청나게 사 먹었다. 빵 가게가 항상 눈에 띌 정도로 많이 있기도 했지만, 맛있는 빵을 파는 집들도 꽤 있어서 빵 먹는 재미가 있다. 심지어 길거리에서 파는 베지터블 로띠도 잘 고르면 웬만한 식당 음식보다 맛있는 것을 맛 볼 수도 있다. 물론 어떤 빵집 식빵은 마트에서 파는 식빵보다 맛도 없고 비싸기만 한 것이 있기도 한데, 잘 골라서 들어가면 한 뭉텅이에서 그램 단위로 잘라 파는 빵으로 아주 맛있는 한 끼를 해결할 수도 있다. 다시 가면 어느 집이 좋은지 기억 날 것 같은데 이렇게 방구석에 앉아서는 뭔가 기억을 해 낼 수가 없네. 어쨌든 스리랑카에선 빵이 꽤 먹을만 한 음식이라는 거. 빵으로 거의 끼니를 해결한다 쳐도, 이렇게 길 가에 큰 프라이팬 내놓고 볶음밥 튀기고 있으면 그 냄새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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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에 갈래 - 갈레, 스리랑카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5. 11. 11. 17:34
히까두와에서 갈레로 아주 가까운 이동. 나중에 알고보니 히까두와 비치도 갈레의 일부분인 듯 하다. 마치 일광 해수욕장도 부산 영역 내에 있지만, 일광에서 부산으로 이동했다 하면 대충 뭔 느낌인지 알 수 있는 그런 거. 어쨌든 갈레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 일단 PC방을 찾아봤다. 인터넷은 아예 포기한 상태고, 오직 외장하드에 SD카드를 백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여기저기 물어서 결국 터미널 앞 쇼핑센터 4층에 위치한 PC방을 찾아갔다. 처음 건물 들어갈 땐 내부에 불이 다 꺼져있길래, 여긴 원래 이렇게 장사하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정전. PC방에서 한참 앉아 있으니까 다시 전기가 들어왔다. 1시간 250루피. PC 성능은 괜찮은 편이었고, 인터넷은 그냥 인도 수준. 버스 스탠드(터미널)에 내리면 그 인근이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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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카두와 해변은 아름답고 시끄러웠지 - 히카두와, 스리랑카해외여행/스리랑카 2009 2015. 11. 10. 23:44
아무래도 누와라엘리야에 더 있었어야 했다. 산동네에서 겨우 이틀 지냈을 뿐인데 그 서늘한 날씨에 적응되어서 스리랑카 아랫동네 기후가 어땠는지 잠시 잊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미 버스를 타고 산 아래로 다 내려가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기는 또 내키지 않는 일. 평생 언제 또 여길 오게 될 지 알 수 없으니 조금이라도 더 돌아다녀보기로 한다. 누와라엘리야에서 콜롬보(Colombo)는 에어컨 미니 버스로 330루피. 논스톱이라고 강조했지만 그건 중간에 다른 터미널에 들르지 않는다는 것 뿐, 길에서 손 들면 다 세워주더라. 그나마 희미한 에어컨이나마 나와서 다행. 그렇게 길에서 손님 태우고 또 길에서 내려주고 또 태우고, 가다서다 반복하다가 드디어 콜롬보 버스 스탠드 도착. 대략 5시간 걸..